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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학

충북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이 운동이 시작된 지 30년 가까이 되고 있다. 지금 이 운동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혹은 기억하고 있더라도 그 뜻을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게 얼마나 되던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바로 지금은 고인이 된 김수환 추기경이 벌였던 '내 탓이오' 운동이다. 당시 김 추기경은 군사독재 끝에 온 민주화 열기 속에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 서로 '네 탓'이라고 할 때 지금은 자기반성을 먼저하고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게 먼저라며 이 운동을 폈다.

내가 아는 바로는 '내 탓이오'의 원조는 고대 중국의 탕왕(湯王)이다. 즉위하면서부터 7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백성들이 고통을 겪자 스스로 제물이 되어 내가 부덕한 탓이라고 반성하면서 하늘에 빌었다. 그러자 하늘도 감동하여 비가 내리고 대풍이 들었다. 바로 상림지설(桑林之說)이란 고사가 생겨난 탕왕의 기우제다.

조선시대 성종도 재난이 닥치자 '나에게 잘못이 있는지, 뇌물이 횡행하는지, 충신과 간신이 혼동되었는지, 언로가 막혔는지, 약자를 짓밟은 자가 많은지' 등 15가지를 반성하며 자신의 부덕함을 탓했다고 한다. 모두 태평성대를 이룬 왕으로 기록되고 있다.

탕왕부터 따지면 3천 년을 훌쩍 넘겼고, 가까이는 30년도 안되었지만 지금은 이런 정신을 찾아 볼 수가 없다. 3천년 넘게 이어져 왔다면 우리가 배워야할 교훈이고, 30년도 안되었다면 아직은 잊히지 않아야 할 텐데도 말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 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 할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다.

그런데 나는 아직까지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내 탓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들은 기억이 없다. 일만 터지면 뼈를 깎는 심정 운운하며 머리를 조아리지만 조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똑같은 행태를 되풀이하고, 과거 잘못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마지못해 자신의 불찰이라며 빠져나가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여든 야든 역할만 바뀌었을 뿐 같아도 그렇게 같은 게 신기할 정도다. 그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자신들의 이해가 걸린 일에는 집단의 힘으로 관철시키려는 행태나, 내가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기주의도 마찬가지다.

요즘 적폐청산이 화두다. 부패와 비리, 갑질과 같은 폐단은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 때문에 생겨난다. 이들이 광복 이래 제대로 해왔다면 적폐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 적폐를 들먹이는 사람들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도 요즘 앞장서서 떠드는 사람들은 국민들이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생각하는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이이니 제대로 청산될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신뢰를 얻으려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진정한 사과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8월 15일은 72주년 광복절이다. 일제 강점의 암흑 속에서 빛을 다시 찾았다고 붙인 이름이다. 72년이란 시간이 유구한 역사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현대사에 비추어보면 짧은 시간도 아니다. 6.25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라섰지만 아직도 일제의 잔재는 여전히 남아있고, 광복의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그늘은 곳곳 에 있다.

광복이 다른 나라에 빼앗긴 주권을 되찾는 것만은 아니다. 적폐로 빼앗긴 국민의 행복을 되찾는 것도 광복이다. 지금이라도 지도자부터 솔선해 '내 탓이오'를 가슴에 새기고 행동한다면 온전한 광복을 이루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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