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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학

충북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누구나 마음속에 영웅을 품고 있다.

예전에는 대개 역사적인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인물을 영웅으로 꼽았다. 그 영웅의 시대는 영웅이 겪는 시련과 위기가 곧 국가 전체의 시련과 위기였고, 국가의 안위나 번영을 위한 싸움도 영웅에 의해 좌우되었다.

영웅의 사전적 의미는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의 사람들이 해내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이다. 이 말 속에는 불굴의 의지로 한계에 도전하는 용기로 시대가 요구하는 소명을 완수하는 초인적인 위대함이 내재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은 시공을 뛰어넘어 신성하고 위대하게 기록되어 전해지고 우리는 그들을 영웅으로 떠받든다. 역사도 이들을 중심으로 기록되었고 문학을 비롯해 연극, 영화 등 예술작품에서도 늘 이들이 주인공이다. 물론 그만한 가치가 있고 그럴 이유도 충분하다.

지금은 다르다. 사회 구조가 예전 같은 영웅을 꼭 필요로 하지 않을뿐더러 영웅 한 사람이 사회를 이끌어 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시대다. 개개인의 다양한 가치와 이념을 고양시키면서도 공동체를 위해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통합하는 리더십이 요구되고, 그 과정 역시 국가라는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자유와 의지가 더 중요시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영웅도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다양하다. 문학가가 되려는 이에겐 셰익스피어가 영웅이고, 축구 선수가 되려는 이에겐 차범근이나 펠레가 영웅일 수 있다. 인류사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와 위대한 인물이라는 역사적인 평가는 받지만 영웅으로는 잘 불리지 않았던 갈릴레오나 뉴턴을 이제 영웅이라 한다고 누가 뭐라 하겠는가. 영웅이 꼭 어느 개인이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사회를 변혁시키고 그 변화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확장하거나 만인을 감동시킨다면 개인이든 집단이든 다를 바 없다.

애덤 스미스는 시장경제의 작동 원리를 '보이지 않는 손'으로 표현했다. 소비자의 수요와 생산자의 공급으로 움직이는 시장에서 자유롭게 이익을 추구하다보면 시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 합리적인 교환과 분배가 이루어진다는 주장이다. 만일 그런 신의 손이 실제로 있다면 우리 사회는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잘 굴러갈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분배가 아니라 집중된다. 시장의 원리가 아니라 힘의 논리가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 손으로 얼굴을 감추고 그 뒤에 숨어서 억압과 야합, 교묘한 술수를 통해 그들의 이익을 지키고 키우려는 음험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요즘 민낯을 드러내고 있는 권력층에서 벌어진 일 뒤에도 어김없이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돼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지탱할 수 있는 것 역시 보이지 않는 손 때문이다. 그 손은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나타난다. 누가 오라고 해서도 아니고, 보아주길 바라서 도 아니다. 단지 그 손을 필요로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보이지 않는 손들은 나눔과 봉사의 손들이다. 그렇다고 이 손들이 영영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서로 마주잡고 모이면 커다란 희망과 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 7일은 태안 기름 유출사고가 난지 10년이 되던 날이었다. 당시 복구를 위해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로 검은 바다는 하얀 천사들로 뒤덮였고, 그들의 정성과 따뜻한 손길로 겨울바다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그 바다는 마침내 굴이 돌아오는 청정해역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람들은 그것을 기적이라고들 부른다. 그 기적을 이룬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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