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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문화예술부장

3월 들어 사무실에 봄꽃이 활짝 피었다. 사람들은 봄의 전령 매화와 하얀 목련이 남도에서부터 잎잎의 열어젖힘을 시작했다며 호들갑인데, 이곳 청주는 꽃샘추위에 꽃봉우리가 터질듯 말듯 봄처녀 애간장을 태운다. 며칠을 더 기다려야 하얀 목련의 자태와 붉게 물든 매화의 지조와 노랗게 춤추는 개나리의 소풍길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무슨 봄꽃이 사무실에 활짝 피었느냐, 온실에서 자란 붉은 장미꽃이라도 한 다발 사다 놓은 것 아니냐며 괜한 오해를 할 것 같은데 실은 봄꽃보다 더 맑고 향기로운 '사람'이라는 이름의 꽃이 피었다.

문화의 숲, 예술의 바다에서 아름다운 꿈을 빚고 멋진 결실을 맺고자 하는 청춘남녀들이 입사했는데 나는 그들의 초롱초롱한 눈빛과 맑은 미소와 거침없는 대화와 멋진 경험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전에는 학부 성적이 좋고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입사의 첫 번째 요건이었지만 이제는 자기만의 결과 향과 멋을 간직하지 않으면 취업의 벽을 뚫을 수가 없음을 웅변하듯 3월의 신입사원은 캐릭터가 분명하고 명쾌했다.

A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했는데도 국제적인 감각을 갖추고 블로그 기자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 왔으며 디자인과 마케팅에 상당한 식견을 갖고 있다. B는 런던올림픽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한국의 문화가 유럽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분석하고 한브랜드의 세계화 전략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 그리고 C는 기계공학, 정보공학, 유전공학이라는 테크놀로지의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며 D는 문화경제, 경영정보의 해박한 식견을 갖고 있다.

캐서린 하킴은 '매력자본'이라는 책에서 외모, 섹슈얼리티, 활력, 스타일, 인간관계를 직장생활의 성공조건으로 꼽았다. 무한질주·무한경쟁에서 승리하려면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의 선점이 중요하지만 이것들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결국 매력자본이라는 것이다. 꿈·끼·끈·꼴·끝 등 다섯까지의 'ㄲ'을 성공조건으로 삼기도 한다. 자신만의 꿈을 갖고 그 꿈을 일구기 위해 재능을 발휘하며, 주변 사람들과의 끈끈한 인연과 자신만의 표정을 관리하며, 한 번 시작한 것은 반드시 끝장을 보는 질기고 강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3월에 핀 봄꽃들은 모두 최고의 가치와 덕목을 지녔다. 예쁘고 멋있으며, 개성미가 넘치고 소신이 분명하며, 자신만의 역량을 다듬어 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청주시문화재단이라는 아주 특별한 조직, 세계 일등 재단을 향해 비상하는 팀에 합류했으니 말이다.

이제는 참된 성공과 참된 행복을 찾아 더 큰 무대를 향해 달리는 것만 남았다. 나의 꿈과 조직의 미션과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열정의 무대 말이다. 참된 성공과 행복은 자기 스스로를 끊임없이 긍정하고 응원하는 사람 곁에 머문다. 격려보다 좌절이, 미소보다 한숨이 더 익숙한 사람에게 희망은 언제나 저만치 도망치는 법이다. 나 스스로를 인정한다는 것은 세상과 화해하고, 그 속에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기도 하며, 내 안의 숨은 재능과 에너지를 분출시키기까지 한다.

물론 조직은 개개인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고단함이 있을지언정 그 노정을 딛고 더 큰 미래를 향해 달리며 멋진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동반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앎의 시대를 지나 "상상하는 것이 힘"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수단이 언어나 문자매체에서 영상매체로 옮겨가고, 이미지적 사유와 다양한 장르가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융복합 시대를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오동나무는 천년이 되어도 항상 제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평생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했는데 3월의 신입사원들이 천년의 곡조와 불멸의 향기를 간직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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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