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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공무원 인기 '그 허와 실' - 현장선 남몰래 눈물

욕설·협박에 여성공무원들 '벌벌'
"돈 달라"… 만취 수급자 행패 다반사
직원 1명 당 사회적 약자 1천명 관리

  • 웹출고시간2011.10.20 19:52: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잠에서 깼다. 손발이 벌벌 떨렸다. 벌써 한 달째. 청주시 한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사회복지공무원 B(여·20대 후반)씨는 밤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일명 '트라우마'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얼마 전 술에 취한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자에게 '협박'을 당한 뒤부터다. '××년' 같은 욕설은 기본이었다. '밤길 조심하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녀는 "너무 충격을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또 이런 일을 당할까봐 두렵다"고 했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이 울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그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도움을 받는 사회적 약자다.

국가적·사회적 도움을 당연시 여기는 일부 수급자는 도를 넘는 행패를 부리면서 복지 공무원들을 괴롭히고 있다.

행패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기초수급대상 등 지원 대상에 탈락됐다는 항의, 법적 지원 외 추가 후원 요구는 그나마 '애교' 수준이다.

대낮부터 술에 취해 찾아오는 '고질 민원인'은 답도 안 나온다. 몇 시간이건 들어주는 수밖에 없다. 대부분 뭔가를 '달라'는 요구다. 최후의 수단으로 청원경찰을 불러보지만, 큰 의미는 없다.

행패 수준은 상상을 초월한다. 욕설과 협박을 서슴지 않는다. 모 주민센터에선 흉기를 들고 와 기물을 파손한 사례도 있다.

여직원이 70~80%를 차지하는 사회복지직 특성 상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다. 한 여직원은 "성적 협박을 들은 적도 있다"며 "사례자와 둘이 들어가야 하는 상담실이 무서울 때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부담스럽다. 충북경찰이 상습 주취 폭력사범 이른바 '주폭(酒暴)'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주민센터 입장에선 신고 전화를 누르기가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 행정기관이 주민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와전된 여론이 무섭기 때문이다.

민원인들에게 시달리다보니 업무처리까지 말썽이다. 야근을 하지 않으면 본연의 일을 할 시간이 없다.

청주시 대부분 동주민센터엔 1~2명의 사회복지직이 배치돼 있다. 많은 곳은 5명까지 있지만, 그 지역엔 그만큼 수급자가 많다.

평균적으로 사회복지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기초수급자는 1천명이 넘는다.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 업무도 떠안는다. 신규 지원 대상자 발굴을 위해선 현장을 뛰어야 한다. 하루 종일 일만 해도 모자랄 판에 고질 민원인까지 처리해야 하는 노릇이다.

청주시 한 사회복지공무원은 "사회적 약자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사명감은 있지만, 어쩔 땐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여직원들의 피해사례가 많은 만큼 고질 민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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