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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국어 제대로 알고 쓰자 - 높임법 오·남용

무턱대고 높이다보니 사물에도 과잉존댓말
'사이즈 있으세요' 등 잘못사용 많아

  • 웹출고시간2010.12.14 20:08: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온 나라가 외국어 열풍이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는 이제 기본이다. 아프리카어, 동남아시아어 등 웬만해선 한 번 들어보기 힘든 말도 배움의 대상이 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다. 국어는 어째 대충 대충이다. 이를 제대로 가르쳐야할 학교에서도 엉망진창 국어가 남발되고 있다. 교육 부재와 인터넷 폐해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이에 본보는 5차례에 걸쳐 실생활을 중심으로 대표적인 국어 오·남용 사례를 지적하고, 올바른 교육 대안을 제시해본다.
1. 높임법 오·남용

"손님, 100사이즈도 있으시고요~ 블랙컬러도 있으세요."

의류 상점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정답은 '높임법'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간접 높임법이 남발된 것이다. '있으시고요'를 '있어요'로 바꿔야 한다. 왜 그런지 알아보자.

높임법은 크게 주체 높임법과 객체 높임법, 상대 높임법으로 나뉜다. 주체 높임법은 말 그대로 주체(주어)를 높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말 속에서 행위나 동작을 하는 사람을 높이는 방식이다. 예컨대 '아버지가 옵니다'는 '아버지께서 오십니다'로 표현하면 된다.

객체 높임법은 객체(부사 또는 목적어)를 높이기 위해 서술어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할머니께서 과자를 드신다'가 그 예다.

상대 높임법은 자기를 낮춤으로써 상대방을 높이는 방식이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합쇼체)', '잘 지내셨어요·(해요체)' 등이 있다.

우리가 자주 틀리는 것은 바로 주체 높임법이다. 그 중 하나가 '압존법(壓尊法)'이다. 이는 듣는 사람과의 나이에 따라 결정되는 표현이다. 주로 가정 및 스승과 제자 간 사용된다.

즉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진지 잡수시라고 하셨습니다'는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했습니다'로, '(선생님에게)홍길동 선배께서 알려 주셨습니다'는 '홍길동 선배가 알려 주었습니다'로 바꿔 말해야 한다. 압존법의 직장 내 사용 여부에 대해선 학계 의견이 분분하지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통설이다.

주체 높임법은 또 직접 높임법과 간접 높임법으로 나뉜다.

주체를 직접 높이는, 즉 '아버지께서 집에 계십니다' 같은 직접 높임법은 별 탈 없이 사용되나, 문제는 간접 높임법이다. 주체의 일부분(신체, 소유물)이나 주체와 관련된 사물에 '-(으)시'를 붙여 주체를 간접적으로 높이는 간접 높임법은 자주 틀리기 일쑤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부장님, 짐이 무거우시죠·'. 여기서 '무거우시죠'는 부장을 높이기 위해 부장이 지니고 있는 짐을 높인 간접 높임법이다.

'계시다'와 '있으시다'도 혼동하는 표현이다. 전자는 직접 높임법, 후자는 간접 높임법이다.

여컨대 '주례 선생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잘못됐다. 주례 선생님이 하는 말씀을 높이겠다는 거지, 말씀 자체를 높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주례 선생님 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나 '주례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겠습니다'로 고쳐야 한다.

간접 높임법을 자주 틀리는 사람 중 하나가 서비스업 종사원들이다. 맨 위 사례가 대표적이다. 매장에 진열된 옷은 높임 주체가 지니고 있는 옷이 아니다. 따라서 '○사이즈가 있습니다'라고 하면 된다.

물론 높임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자의 높임 의도다. 그러나 과도한 높임은 자칫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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