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가을 볕 속 달려 단양 카페산에 닿는다. 첩첩한 산봉우리 위로 고운 물이 든다. 하늘과 산이 맞닿을 듯 마루금이 높다. 패러글라이딩 창공군무가 화려하다. 갑작스러운 추위로 비행 속도가 빠르다. 색색의 물결이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 산 카페서 맛보는 감동이 이색적이다. 가을 산정에서 맞는 가을이 찬란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치악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계절마다 매력적이다. 산 이름에 '악(岳)' 자가 들어간다. 정상을 오르다 보면 치가 떨리기도 한다. '악' 소리를 절로 지르기도 한다. 둘레길은 다르다. 좀 투박하고 오르내림이 있어도 비교적 순하다. 총 길이가 140㎞에 이른다. 11개 코스가 저마다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다. 국립공원 경계를 넘나드는 풍광이 아름답다. 숨어 있는 비경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담소를 나누며 느긋하게 걸으면 된다. 1~3코스는 2019년 길을 열었다. 4~11코스는 올해 처음 공개했다. 시간은 점점 가을의 절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시원한 바람 안고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뜨겁지 않은 따사로운 햇살과 동행하기 좋다. 여행하기 적당한 시간이다. 하지만 문턱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 버티고 선 코로나19 때문이다. 시월 초하룻날 청주를 떠나 원주로 향한다. 가을 냄새 맡으러 길을 나선다. 이른 아침 자욱한 안개 헤치며 간다. 치 떨리고 악소리 난다는 치악산에 든다. 맛 뵈기로 치악산 둘레길 1코스를 걸어볼 요량이다. 이름 하여 꽃밭머리길이다. 치악산둘레길 종합안내도부터 살핀다. 산길을 알리는 아치형 대문 앞으로 간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답사를
[충북일보] 긴 밤 지새운 거미가 하얀 그물을 친다. 아침이슬이 뽀얗게 거미줄에 맺힌다. 가로줄 세로줄 따라 잔 방울이 맺힌다. 방사형 선을 따라 조롱조롱 매달린다. 동산너머 트는 동에 반짝반짝 빛난다. 보석처럼 영롱하게 구슬 자랑을 한다. 아름다운 아침 세상을 다시 그려낸다. 밤을 보낸 별들의 아쉬움이 드러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청주대는 매년 10월 설립자 추도식을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지난 8일 보건의료과학대학 청암홀에서 엄수됐다. 청암 56주기, 석정 45주기다. 청주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 서로 욕심을 버려라 청암과 석정 형제는 청주대 설립자다. 1886년과 1888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전국을 돌며 장사를 해 재산을 모았다. 이후 조치원에서 도매업과 무역 등으로 큰 부를 이뤘다. 1924년 대성보통학교를 설립했다. 그 후 청주대를 포함해 7개의 학교를 세웠다. 부친의 유훈에 따른 교육구국(敎育救國) 실천이었다. 청암과 석정은 김원근·김영근 선생을 이른다. 당대 최고 우애를 자랑했다. 유성종 전 충북도교육감의 말을 빌면 형우제공(兄友弟恭)의 본보기였다. 형제간의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가 너무 많다. 반면 지금 후손들의 형제애는 아름답지 않다. 비사도 많다. 최근엔 이복형제 간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청구 소송의 결론도 있었다. 청주대는 개교 이후 언제나 최고의 사학임을 자부한다. 청암과 석정 두 설립자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청주대는 설립 당시의 청주대와 너무 다르다. 설
[충북일보] 치악산 서쪽 자락이 완만히 흐른다. 작은 사찰과 조용한 마을이 이어진다. 울창한 침엽수가 하늘을 찌를듯하다. 굵은 소나무들이 씩씩하게 도열한다. 군데군데 단풍나무가 조화를 이룬다. 파릇파릇한 잎에 조금씩 색이 물든다. 맑은 숲 그늘로 시원한 갈바람이 분다. 하얀 구절초가 무덕무덕 예쁘게 핀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알피니스트의 삶은 늘 고되다. 시간과 고도를 초월해 하늘과 맞닿은 곳으로 간다. 그리고 정점을 향한 인간의 염원이 그 곳에 닿는다. 어려운 과정을 완수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다. *** 현명하고 강한 산악인 조철희 충북 히말라야원정대 등반대장이 다시 정상에 섰다. 다울라기리(해발 8천167m), 하얀 봉우리와 포옹했다. 다울라기리는 세계에서 일곱 번 째 높은 산이다. 그는 히말라야 8천m급 14개 봉우리 중 5곳을 차례로 올랐다. 나머지 9곳도 계획대로 오를 예정이다. 조 대장은 충북산악인으로서 30년 이상을 살고 있다. 묵묵히 알피니즘을 실천하고 있다. 히말라야 14좌를 다 오른 충북산악인은 아직 없다. 그가 충북의 깃발을 하나하나 꽂고 있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있다. 한계 극복과 몰입으로 결과를 만들고 있다. 그의 히말라야 14좌 도전은 치기(稚氣)가 아니다. 50대가 선택한 절박한 용기(勇氣)다. 이 산도 가보고 저 산도 가는 진짜 산악인이다. 옛날 영광에 묻혀 자신을 가두지 않는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줄 아는 사람이다. 그는 '히말라야로 간 돈키호테'란 제목의 글을 SNS에 올리고 있다. 네팔로 떠나던 날 올린
[충북일보] 가을 어느 날 청주가 무던히 붉어진다. 저녁 무렵 서쪽 하늘이 유난히 불탄다. 주차장 느티나무 뒤로 붉은 꽃이 핀다. 아파트 너머로 화려한 놀이 찬란하다. 도심 속에 불타는 저녁놀이 장관이다. 붉은 석양과 함께 가을이 더 짙어진다. 성급한 고추잠자리가 날갯짓을 한다. 백화산 바람 한 자락이 달려 나온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여야 경선 과정을 지켜보면 왠지 불안하다. 자신의 가치 알리기보단 상대 흠집 내기에 힘을 쏟기 때문이다. 과오와 흠결을 놓고 벌이는 공방이 치열하다. 성급하고 과격한 표현도 자주 나온다. *** 중단은 실패가 아니다 갈수록 험해지고 있다.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대선 분위기가 아니다. 논리는 뒷전이고 감정이 앞선다. 말이 상스럽고 행동이 거칠다. 싸가지 없는 언어의 천박한 시대는 갔다.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말은 고와야 한다. 단정해야 한다. 처신엔 품격이 있어야 한다. 세상이 어지러우면 먼저 말이 거칠어진다. 사회에 유통되는 언어 표현이 잔인해진다. 전달하려는 내용이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다. 유권자들은 아무런 정보도 건질 수가 없다. 그저 답답하고 불안하기만 할 뿐이다. 일종의 무득(無得) 현상이다. 중도층 유권자들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 경선 후보들 중에 지지를 보낼 인물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정당의 후보 경선 과정을 보면 이해할만 하다. 기대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내년 3월 대선은 코로나 유행 중에 치르게 된다. 비상시국에 비상한 국가 지도자 뽑기다. 중요한 선택이 아닐
[충북일보] 산 벗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 고즈넉하다. 비와 바람, 안개 산행 삼우를 모두 만난다. 걸으며 먹는 사탕 맛이 피로를 잊게 한다. 쉬어가라 내준 바위에서 다리쉼도 한다. 이따금 나타나는 조망에 마음이 즐겁다. 편히 앉아 산 아래 고요한 풍경을 즐긴다. 어느덧 산정이 코앞에서 참 마중을 한다. 충만해진 가을 기운이 토곡산에 깃든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심장이 터질듯 한 가쁜 호흡을 견딘다. 비로소 가을 숲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느릿느릿 구석구석을 살피며 걷는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 아래 푸른 숲이다. 가을 호수가 하늘과 땅에 둘러싸인다. 젊음을 잃지 않으려는 듯 온통 파랗다. 찬란한 행복이 저 멀리서 내게로 온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대청호를 즐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빗속에서 땀을 즐기면서 걷는 숲이 좋다. 기어코 올라 하늘과 가까운 길을 걷는다. 바람까지 불어 젖은 머리카락이 날린다. 붉게 익은 마가목 열매가 가을을 알린다. 잡귀 쫓는 방울처럼 바람에 흔들거린다. 산오이풀 꽃이 여우꼬리마냥 일렁댄다. 저 멀리 동엽령이 북쪽으로 내달려간다. 가파르고 굴곡진 서봉 길이 행복을 준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자영업자들이 칠흑의 어둠 속을 걷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갇혀 있다. 도저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K-방역은 여전히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 숨 쉬기조차 힘든 나날이다. *** 정부가 무한책임 져야 코로나19 재난지원금 관련 항의가 쏟아졌다. 지급 기준을 신라시대 골품제에 빗대기도 했다. 현대판 골품제로 부상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나흘 만에 지급 대상을 늘렸다. 소득 하위 기준을 88%에서 90%로 확대했다. 100만 명에게 더 주기로 했다. 참 이해하기 어려운 간단한 해결책이다. 추가로 필요한 세금만 3천억 원이다. 자영업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K-방역의 핵심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다. 제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시간제한도 이어졌다. 그 사이 650만 자영업자들이 최대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부적절한 지원 기준 탓에 대상에서 빠지기 일쑤였다. 정말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인데도 말이다. 청주 성안길에 가면 사정을 금방 알 수 있다. 뒷골목엔 텅 빈 식당과 카페가 즐비하다. 치킨집과 노래방에선 한숨과 눈물 소리가 섞여 나온다. 폐업 결정도 하지 못하고 있다. 퇴로마저 막혀 암담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권리금이 사
[충북일보] 덕유산 서봉에 올라 북진하는 길을 본다. 암릉지대 너른 공간이 꽃밭으로 변한다. 갖가지 빛깔의 가을꽃들을 피워 올린다. 바위틈마다 하얀 보랏빛 치마를 두른다. 산마루에 흰 구름이 훠이훠이 흘러간다. 가팔라진 산비탈이 숨 가쁘게 지나간다. 백두대간 따라 향적봉이 구름에 싸인다.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은 비를 몰고 온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길고 어두운 터널이 계속되고 있다. 일상은 무너지고 생계는 헝클어진다. 고립감과 우울감이 가득하다. 마스크를 벗고 팬데믹(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폭염의 시기는 이미 지났다. 계곡 물에 몸을 담그기도 적당치 않다. 그저 청량한 숲을 걷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걷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맑은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 답사팀이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떤다. 참외고을 경북 성주를 찾아 나선다. 독용산 아래 성주호둘레길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름값 하는 가야산 선비산수길 2코스다. 아라월드 주차장에 도착한다. '성주호 둘레길 가는 길' 이정표가 보인다. 들머리에서 지도를 살핀 뒤 곧바로 들어선다. 잠시 콘크리트 임도가 이어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모재(永慕齋)에 닿는다. 콘크리트길은 여기서 끝이 난다. 울퉁불퉁 흙길에 황토색 물웅덩이가 나타난다. 이어 완전한 숲길이 비에 젖는다. 늦여름 비에 떨어진 낙엽이 나뒹군다. 푸르게 매달린 나뭇잎과 대비를 이룬다. 회색빛 하늘에서 굵은 비가 떨어진다.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진다. 받쳐 든 우산이 무색
[충북일보] 매미들의 마지막 울음소리가 잦아든다. 자연이 내게 거하고 내가 자연에 머문다. 쉬어 가라 자리 내준 신갈나무 숲에 든다. 이어진 계단 쉬지 않고 오르니 산정이다. 잠시 가는 길 멈추고 세상일을 잊어본다. 멈춘 시공간이 산객의 피로를 풀어준다. 갑자기 북서쪽 하늘이 운무에 휩싸인다. 민주지산 능선이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이 일단 언론중재법 개정 폭주를 멈췄다. 포기나 양보 의사는 없어 보인다. 밀어붙이면 불가항력이다. 그저 최종 선택이 현명하길 바랄뿐이다. 야당은 이미 여당 제지 능력을 잃었다. *** 언중법 개정 논의 더 신중해야 그동안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는 엄청났다. 국내를 넘어 세계의 대표적 언론단체까지 나섰다. 법률 전문가 그룹과 친정권 성향의 단체들까지 반대했다. 청와대는 쭉 방관자적 입장을 보였다. 마침내 지난달 31일 문재인 대통령이 침묵을 깼다. 처음으로 언론중재법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여야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오는 27일로 미루기로 했다.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앞으로 20일 남았다. 문 대통령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언론의 자유와 피해자 보호가 모두 중요하다"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회적 소통과 열린 협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언론의 자유' 강조는 비판의 수용이다. 언론중재법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셈이다. 물론 피해자 보호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법 개정 취지에는 찬성한다는 의미다. 민주당의 법
[충북일보] 여름이 끝날까 싶었는데 벌써 가을이다. 연중 가장 좋은 날씨가 9월초 펼쳐진다. 하늘은 높고 푸르러 산객 마음을 흔든다. 볕 좋고 바람 순한 곳에 작은 텐트를 친다. 그냥 눌러앉고 싶은 욕망이 요동을 친다. 가슴을 헤집고 나와 이성을 무너트린다. 기침소리가 적막 속의 고요를 깨트린다. 삼도봉 텐트 위로 구름이 하얗게 흐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한줄기 비가 여름의 절정을 뒤로 물린다. 시원함을 넘어 한기마저 살짝 느껴진다. 숲과 호수가 만나는 눅눅한 오솔길이다. 잠깐 멈춰서 그림 감상하듯 풍경을 본다. 나무와 물이 어우러져 그림을 그려낸다. 사람 손 덜 타서 주변의 경관이 빼어나다. 원시림 끝나고 문명의 성주댐이 보인다. 축축한 스펀지 같은 흙길에 몸을 맡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인간관계는 상대적이다. 진정한 마음으로 다가가야 접할 수 있다. 진심으로 대해야 고마워한다. 그렇게 행한 공덕은 차곡차곡 쌓여 복이 된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평화롭다. *** 진천군민의 선택은 감동이다 진천군민들의 마음이 참 아름답다. 아프간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낯선 이들을 들여 온정을 베풀고 있다. 일반국민들은 국격을 높인 군민들에게 보답하고 있다. 농특산물 구매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진천에 들어온 아프간인들은 현지에서 한국을 도운 조력자들이다. 2001년 이후 아프간 한국 대사관·병원·직업훈련원 등에서 일했다. 대부분 통역사·의사·간호사·기술자들이다. 나머지는 신생아를 포함한 어린이들이다. 한민국 정부는 아프간에 두 차례 군대를 파견했다. 동의부대(2002년)와 다산부대(2003년)를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급파했다. 2010~2014년엔 지방재건팀(PRT)을 보냈다. 병원과 직업훈련원 등을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숱한 위험이 있었다. 심지어 국군 한 명이 테러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아프간인들이 도와줬다. 이들이 없었다면 더 큰 희생을 감수해야 했을 게다. 이제 결초보은의 시간이다.
[충북일보] 숲 사이를 따라 점점 여름이 짙어져 간다. 잠깐 동안 성 밖 세상이 정지된 듯 고요하다. 아름드리 왕버들이 녹색군락을 이룬다. 300년에서 500년까지 수령이 높다. 59그루 왕버드나무로만 이뤄진 숲이다.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치유의 길이다. 인생샷 찍기에 충분히 훌륭한 공간이다. 방문객들에게 쉼을 주는 너른 휴식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여권이 건너지 말아야할 강을 넘고 있다. 법으로 언론을 옥죄려 하고 있다. 사회 전반의 반응은 싸늘하다. 무리수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 여권의 아전인수 멈춰야 270여 년 전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를 떠올린다.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의 말할 권리를 위해서라면 죽을힘으로 싸우겠다." 볼테르의 평소 생활에서 느껴지는 톨레랑스(tolerance·관용) 화법이다. 갑자기 볼테르를 떠올린 까닭은 있다. 여권의 견강부회(牽强附會)가 위험해서다. 아전인수(我田引水)가 심하기 때문이다. 무얼 얻으려 함일까. 볼테르는 말할 권리를 위해 죽을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했다. 그것도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을 위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여당은 어떤가. 적어도 야당 시절까지는 언론 자유를 외쳤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변했다. 요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야 갈등이 심각하다. 국내외 언론단체들의 입법 반대가 극심하다. 그래도 가짜 뉴스는 생산되고 있다. 기레기(기자+쓰레기) 등의 단어들도 넘쳐나고 있다. 모두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배경이 된 단어들이다. 가짜 뉴스로 확인되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당연하다. 무조건 동의한다.
[충북일보] 화려한 능소화가 담 너머로 고개를 뺀다. 진한 주황 꽃이 나팔 모양을 하고 웃는다. 치렁치렁 꽃줄기가 한꺼번에 넘어온다. 담 너머로 목을 빼고 바깥을 기웃거린다. 나무에 달라붙어 하늘 향해 높이 오른다. 하늘 능가하는 꽃이 되려 무던히 애쓴다. 소낙비 내리고 천둥번개 쳐도 끄떡없다. 뙤약볕 담장 위에서 붉은 빛이 더 진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처서가 코앞에 있으니 더위가 한풀 꺾인다. 가끔은 소낙비가 무더위를 식혀주기도 한다. 그래도 푹푹 찌는 한낮 폭염은 여전히 강렬하다. 깊은 밤이나 이른 새벽이 돼야 서늘하다. 더웠던 몸을 찬물 샤워로 식히고 길을 나선다. 오전 6시 뿌연 안개 젖히고 청주를 떠난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으로 향한다. 수묵화 같던 새벽 풍경이 흐릿해진다. 두어 시간 넘게 달리니 해가 중천에 걸린다. 경북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 검마산 자락에 닿는다. 죽파리 마을을 다 지나면 차를 세워야 한다. 자작나무 숲까지 3.2km를 걸어야 한다. 다행히 영양군청 공무원의 도움으로 시간을 줄인다. 이어지는 계곡 감상은 차안에서 즐긴다. 가뭄이 계속돼 계곡물은 그리 많지 않다. 사륜구동으로 긴 계곡을 따라 오른다. 마침내 순백의 자작나무 숲이 나타난다. 눈앞에 펼쳐진 하얀 장관을 만난다. 늘씬한 자작나무들이 하늘로 향한다. 여름 숲이 내는 청량함이 더 없이 좋다. 검마산 자락에 숨은 하얀 보석함이다. 자작나무숲이 워낙 깊어 들머리까지 한참이다. 숲은 기대 이상으로 청정하고 아름답다.·잠시의 피곤함이 일순간 사라진다. 순백의 숲길이 환상적이다. 바람 소리가 나
[충북일보] 자작나무 숲은 흔치 않은 풍경이다. 계절마다 숲의 아름다움이 바뀐다. 훤칠한 키의 나무군락이 멋스럽다. 귀한 나무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하얀 몸과 녹색 잎 조화가 신비롭다. 숲 사이로 점점 여름이 깊어져간다. 초록은 벌써 노란 가을을 기다린다. 누구나 친구 되고 연인 되는 숲이다. 검파리 숲이 국민 숲으로 거듭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쏟아져 나오는 말이 험하다. 대응책과 다짐은 거칠다. 프레임은 엉성하다. 하지만 기세는 사납다. 움직임은 동시다발적이다. 최근 여당의 태도를 말함이다. *** 아전인수와 오만 버려야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이번 주 처리할 것 같다. 밀어붙이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민주당은 지난달 13일 국회 문체위에 이 법안을 상정했다. 야당과 사전 협의 없는 기습 상정이었다. 지난주엔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심의를 강행했다. 야당의 반대에 막혀 의결까진 가지 못했다.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 관련 조항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8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게 목표다. 여건은 녹록지 않다. 개정안에 대해 야당과 언론, 시민단체까지 반발하고 있다. 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정치입법으로 여긴다. 여권에선 '언론개혁법'이라 부른다. 야권에선 '언론재갈법'이라고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이 사뭇 다르다. 언론계에선 '언론사징벌법'이라 칭한다. 언론계의 반발은 아주 크다. 기자협회 등 거의 모든 언론단체가 반대성명을 냈다. 관훈클럽까지 나섰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우려 논평을 냈다. 언론인들의 집단이기주의로만 몰아붙일 일은 아니다. 이미 가짜 뉴스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