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광안리 해수욕장에 늦은 발길이 머문다. 말갛게 애틋해 진 저녁노을이 춤을 춘다. 눈부신 불빛에 빛나는 물결이 굽이친다. 높아진 파도가 하얗게 부서져 맑아진다. 피서객들이 시원한 바다에 몸을 맡긴다. 비릿한 내음이 신선한 향기로 다가온다. 자연의 소리와 사람의 소리가 뒤섞인다. 하루를 마친 광안리의 밤이 뜨거워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한여름의 태양이 뜨겁다. 지리산을 다시 찾는다. 녹음이 가득 차 시원하고 청량하다. 천천히 오랫동안 걷는다. 노고단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좋다. 해발고도 1507m에 여름 야생화가 피기 시작한다. 보랏빛 모싯대에 물방물이 매달린다. 피아골엔 울창한 숲과 거대한 바위들이 빼곡하다. 맑은 옥수 흐르고 산새들의 소리가 즐겁다. 역대급 가뭄에도 결코 마르는 일이 없다. 비 온 날에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쉼 없이 흘러 엄천강, 경호강, 덕천강, 섬진강이 된다. 깊은 산 계곡마다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물소리만으로 한낮 더위가 가시는 공간이다. 맑은 소리에 귓속까지 시원해진다. 발을 담그면 몸속 깊은 데까지 서늘하다. 일분도 채 안 돼 뼛속까지 오들거린다. 산이 높은 만큼 골마다 물길이 깊다. 지리산은 명실상부 국내 1호 국립공원이다. 올해가 국립공원 지정 55주년이다. 세계적인 명산으로 거듭나도록 도와야 한다. 항노화 힐링 컨트리로 손색없게 관리해야 한다. 오늘의 들머리는 성삼재 휴게소다. 가는 길이 넓고 완만해 걷기 편하다. 길가에 야생화 공간도 조성돼 있다. 쉬면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노고단 정상엔 노고할매 탑이 있다.
[충북일보] 새롭게 태어나는 시간이 이어진다. 폭포수가 하얗게 부서져 맑아진다. 짙어진 나무 그림자로 물빛이 깊다. 깊은 폭포수가 산과 나무를 가꾼다. 빛이 강해지니 그림자가 진해진다. 눈부신 햇빛 밝아진 초록이 예쁘다. 자연의 소리와 내음이 선명해진다. 시묘살이계곡 은선폭포가 빛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행정안전부 경찰국이 공식 출범한다. 16명 규모의 비교적 작은 조직이다. 행안부 장관의 총경 이상 임용 제청을 돕는다. 경찰 관련 중요 정책 및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등도 지원한다. *** 신념과 생존 분리 안 되게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 행안부 내 경찰국은 예정대로 2일 출범하게 된다. 신설을 막을 방도가 더 이상 없다. 정부는 목적한 바를 달성했다. 국민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려가 깊어졌다. 더 큰 과제는 경찰국 출범 이후다. 경찰과 정부, 국민의 신뢰는 많이 벌어진 상태다. 하루라도 빨리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 경찰국이 본래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족쇄가 돼선 안 된다. 지난달 26일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경찰국은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과 등 세 개 과로 구성된다. 형식상 행안부 차관 아래 설치된다. 하지만 차관은 인사 업무에 관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사실상 장관 직속 조직으로 보면 된다. 인사지원과와 자치경찰과 과장 등은 모두 경찰 총경이 맡는다. 다만 총괄지원과장은 행안부에서 맡게 된다. 권력은 반드시 견제 받아야 한다. 그래야
[충북일보] 바위 풍경이 다른 세상을 연출한다. 기암들이 줄 지어 바위전시장이다. 특이한 괴석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빨바위와 투구봉이 눈길을 끈다. 분화구바위 원숭이바위도 반긴다. 엄마공룡과 아기공룡이 쳐다본다. 달팽이 모양의 바위가 통천문이다. 괴산 막장봉에 볼거리가 즐비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높은 습도와 열기가 훅 몰려온다. 강렬한 뙤약볕은 그야말로 가마솥이다. 앉아 있기만 해도 온몸이 늘어지고 땀범벅이다. 엉망이 된 신체리듬이 되레 자연스럽다. 불쾌지수마저 끝없이 치솟는다. 열기는 밤까지 이어진다. 잠들기가 쉽지 않다. 이즈음 여행의 첫 번째 목적은 피서일 수밖에 없다. 무더위를 피하는 일이다. 강원도 평창은 어떨까. 잠시 안반데기를 돌아본다. '구름 위의 땅, 별의 나라,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 불린다. 스위스의 알프스에 버금가는 신비경이다. 치명적인 아름다움 뒤에 민초들의 애환이 서려 더 감동적이다. 월정사 전나무숲길 역시 정서 순화에 최적의 장소다. 한적하고 청량한 여름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안반데기, 진초록으로 마음을 다스린다 여름의 시작은 7월에 본격적이다. 초록 스펙트럼이 가장 넓은 시기다. 녹음이 화사하게 일렁이며 숨 쉰다. 짙푸른 초록이 더위에도 싱그럽다. 하늘 아래 모두 사진 찍을 공간이다. 특별한 이벤트 장소로 손색이 없다. 포토 존이 따로 없어도 너무 예쁘다. 구름 하나가 특별한 의미를 만든다. 2차선의 도로 따라 안반데기로 간다. 도로는 어느새 좁은 차로로 바뀐다. 낙석지대 지나 급경사 길
[충북일보] 피아골의 물길이 무더위를 식힌다. 숲길 지나 내려서니 맑은 계곡이다. 폭포에서 떨어진 물줄기가 모인다. 한여름의 눅눅한 열기를 식혀준다. 구계폭포로 나서는 길이 호젓하다.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동행을 한다.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을 더한다. 삼색 삼홍소가 세속의 때를 씻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김영환 충북지사의 임기 초 민심이탈이 심상찮다. 여론 성적표가 별로다. 가시적인 도정운영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시끄럽다. 공약 이행과 관련해 불안한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 선심성 공약 논란 잠재워야 민선 8기 김영환 충북지사의 임기 초반이다. 정치·행정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소통 부재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개 김 지사의 후보 시절 공약과 관련돼 있다. 주로 민선 8기 100대 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불만이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주민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선심성 공약에 대한 공식 사과도 요구했다. 충북도의회가 성토에 나섰다. 여야 가리지 않았다. 지난 22일 임시회 자리에서다. 문제의 선심성 공약은 대략 다섯 가지다. 육아수당 월 100만 원 지급 등 현금성 복지 공약이 대부분이다. 도의원들은 후퇴나 철회 이유를 밝히라고 주문했다. 공약 파기에 대한 공개 사과도 촉구했다. 도정 과제에서 빠진 이유도 밝히라고 했다. 김 지사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관련 페이스북 글도 비난을 받았다. 프로젝트 중단 의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물론 민생을 먼저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김 지사의 핵심 공약이다. 충북
[충북일보] 천상정원 지리산 노고단에 오른다. 패랭이꽃과 원추리가 활짝 반긴다. 비비추도 산객을 반갑게도 맞는다. 짙푸른 풀밭이 형형색색 물결이다. 노고단 아래는 산수국이 한창이다. 동자꽃과 둥근이질풀이 함께 한다. 말나리와 모싯대도 청초하게 핀다. 바람에 흔들리며 산객을 유혹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더 넓은 세상을 향한 길 걷기를 시작한다. 세파에 찌들어 피곤한 마음을 치유한다. 두 발로 느끼는 태고의 아름다움이 깊다. 다름과 차이의 간극 알고 바로 인정한다. 견디기 어렵던 마음이 단단하게 바뀐다. 어리석은 잔꾀가 지혜로 탈바꿈을 한다. 넉넉함에 몸이 웃고 마음이 따라 웃는다. 7월의 월정사 전나무숲길이 아름답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정치는 바람과 같다. 바람은 눈으로 볼 수 없다. 바람을 보려면 바람이 만져주는 주변의 사물을 봐야 한다. 정치를 보려면 국민의 생활을 보면 알 수 있다. *** 청주 상당지역위원장 이변 더불어민주당 상당지역위원장 경선투표가 끝났다. 이강일(55) 전 서울시의원이 1순위 후보가 됐다. 예상에서 벗어난 의외의 결과다. 그의 당선을 예감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 이 전 시의원은 앞으로 지역위원장으로 확정된다. 중앙당 비상대책위원회 의결과 당무위원회 인준 등을 거치면 된다. 민주당 내에서도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 많다. 인지도가 낮고 지역에서 활동도 적었기 때문이다. 상당구 안팎에선 "기존 지역 정치인들보다 새로운 인물을 원하는 지역민들의 민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의원은 "변화를 바라는 지역의 당심과 민심이 작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당연히 그래야 했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건 변화와 혁신이다. 이 전 시의원의 경선투표 결과가 시사하는 바도 다르지 않다. 민주당의 발전을 위한 일종의 기후변화다. 건강한 정치 생태계를 위한 선택이다. 이재명계 후보라서 선출된 게 아니다. 청주 상당의 변화 바람에 앞장서라는 주문이
[충북일보] 하늘 아래 첫 동네 안반데기가 예쁘다. 오르막 끝에 넓은 고원을 펼쳐 보인다. 농민들이 산을 오가며 배추를 가꾼다. 줄 지어 심어 일군 배추밭이 아름답다. 초록 채소밭 너머로 풍차가 가득하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환상적이다. 뭉게구름이 그림을 그리니 최상이다. 초록 반짝이는 여름여행지로 최고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강원도 고성의 화진포(花津浦)로 들어선다. 찾아가는 길이 상쾌하다. 화진포를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꽃나루다. 얼마나 예쁘면 꽃나루라 불렀을까. 강원도는 언제나 여름휴가 1순위였다. 물론 해외여행이 흔해진 요즘은 좀 달라지긴 했다. 그래도 강원도는 늘 추억 속 여름 여행지다. 충북일보클린마운팀 답사팀이 오랜만에 동쪽 바다로 향했다. 그곳에서 기막힌 풍경을 마주한다. 바다와 해변, 솔숲과 호수가 파노라마를 그린다. 왜 이제야 왔을까 조바심이 난다. 푸른 파도와 하얀 백사장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여름 화진포에 꼭 맞는 풍광이다. 차를 세우고 화진포와 만남을 시작한다. 왠지 발끝에서 넘치는 호기심을 느낀다. 넓은 호수와 산봉우리들이 어우러진다. 한 폭의 그림 같다는 표현이 딱 맞는다. 강원도 고성 8경의 하나임을 증명한다. 민물과 바닷물이 경계 없이 서로 흐른다. 화진포 둘레길은 해양박물관이 들머리다. 한 바퀴 도는 코스는 산책길로 그만이다. 허나 뙤약볕에 포기하고 숲길로 바꾼다. 고성 화진포 해발 122m 산을 찾아 간다. 더 극적인 화진경관을 만나기 위해서다. 소나무 숲을 끼고 자연 풍광이 수려하다. 돌기한 해변 산등성에 집 한 채가
[충북일보] 금강소나무 숲길을 따라 되돌아 나온다. 한 걸음 한 걸음 이어 옮길 때마다 새롭다. 수만 가지 감정이 풍경 속으로 스며든다. 모든 풍경의 내용이 길 위에서 시작한다. 풍경은 시가 되고 삶은 소설로 채화된다. 붉은 석양빛이 가슴을 뜨겁게 물들인다. 자연은 언제나 더 큰 선물로 감동을 준다. 화진포 앞바다가 절정의 경치를 감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윤희근 경찰청 차장(54)이 새 정부 초대 치안총수에 내정됐다. 국회 인사 청문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개혁의 시대에 충북도민들의 기대가 크다. *** 청문회서 소신 있게 말해라 대한민국 경찰은 지금 중대 기로에 서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은 대폭 커졌다. 그 바람에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추진 논란까지 겪게 됐다. 경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김창룡 전 청장은 2년 임기 종료를 목전에 두고 사의를 표했다. 경찰관들은 삭발투쟁을 벌였다. 공권력의 아이러니다. 도대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셈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공권력에 대한 견제와 통제는 필수다. 누구나 동의하는 명제다. 경찰 권력이라고 다를 수 없다. 권한이 커진 만큼 더 큰 견제와 통제는 당연하다. 딜레마일 수 있지만 방법은 여러 가지 있다. 윤 내정자가 선택해야 한다. 윤 내정자가 경찰청장에 공식 임명되려면 인사 청문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최대 쟁점은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에 대한 윤 내정자의 입장이다. 윤 내정자는 어떤 방법이 바람직한지 결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청문회
[충북일보] 고성 화진포 해발 122m 산을 찾아 간다. 김일성 별장을 뒤로 하고 계단을 오른다. 소나무 숲을 끼고 자연 풍광이 수려하다. 울울창창 소나무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푸른 바다를 보며 응봉 정상에 다가선다. 화진포 해변과 호수가 한 눈에 들어온다. 파란 하늘과 쪽빛 바다가 서로 이어진다. 산과 구름의 조화가 비상하게 아름답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심원사 대문을 지나 심원폭포를 만난다. 낯선 풍경이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선의 놀이터 황홀한 선계가 펼쳐진다. 지나간 시간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한낮의 시원한 물빛 연주가 운율을 탄다. 푸른 바람 따라 골짜기 폭포가 일렁인다. 파란 하늘 흰 구름과 하얀 빛이 조화롭다. 잠시 시간이 멈춘 듯 풍경이 고요해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천장을 뚫었다. 묘한 기름값이다. 운전자들의 "가득이요"란 외침은 이미 옛말이다. 지금은 그저 셀프 주유의 소심한 풍경만 있을 뿐이다. 천정부지 치솟는 기름값 탓이다. *** 유류세 인하는 보편적 복지 2011년 신문이나 방송 기사를 보면 '묘한'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거의 다 기름값과 관련돼 있다. 1년 내내 계속된 양상을 띠었다. '묘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해에도 지금처럼 물가가 고공 행진을 했다. 당시 이명박(MB) 대통령은 1월 13일 "기름값이 묘하다"고 공개 발언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있는데 국내 휘발유값은 거의 제자리인 게 이상하다는 게 요지였다. 정유사와 주유소에 대한 현장조사가 이뤄졌다. 그리고 휘발유값은 리터당 100원씩 내렸다. 새 정부가 마지막 카드를 내놨다. 지난 1일부터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로 확장했다. 현행법상 한도인 37%까지다. 고공 행진하는 기름값에 시름하는 국민들을 위해서다. 모르는 바 아니다. 유류세는 이미 지난 5월부터 30% 할인율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격 인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계속적인 오름세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곧 현장 조사에
[충북일보] 사위가 맑아지고 파란 하늘이 드러난다. 칠월초순 짙은 녹음이 여름을 닮아간다. 숲에 들어서니 땅도 웃고 나무도 웃는다. 어느 틈엔가 사람 발길이 함께 쉼을 한다. 사람 이야기가 산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산마루에 새하얀 구름스카프가 걸린다. 산 너머 저 멀리 색다른 풍경을 그려낸다. 도장산의 깊은 심장이 푸른 숨을 내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김창룡 경찰청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만료 26일 전이다. 차기 경찰청장 지명과 청문회, 임명 절차가 빨라질 것 같다. 충북 청주 출신 윤희근 차장이 주목받고 있다. *** 갈수록 커지는 권력 정부가 경찰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 고위직 물갈이를 시작했다. 행정안전부의 지휘·감독권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전체 경찰 조직을 수술하려는 모양새다. 경찰은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자치경찰제 전면시행과 국가수사본부 설치가 시작이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화룡점정이었다. 경찰 통제 방안이 시급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적 통제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역대 정권은 검찰을 통제했다. 과도한 힘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이젠 경찰이다. 경찰의 힘이 그만큼 커졌다. 너무 강해지면 도를 넘을 수 있다. 하지만 통제의 본질 역시 포기해선 안 된다. 통제 이유도 뜨겁게 논의해야 한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권과 기소권을 거머쥐고 있었다. 그런데 국민에 복무하지 않고 정권에 복무하곤 했다. 그런 예가 종종 있었다. 수사권을 선택적으로 휘두르기도 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았다. 결국 검수완박이란 최악의 카드를 받게 됐다. 국민들 사이
[충북일보] 진녹의 숲길이 무더위 마다하지 않는다. 물도 나무도 하늘을 닮아 더없이 푸르다. 푸른 잎이 부르르 떨며 신내림으로 핀다. 한 잎 한 잎마다 숲정령의 영혼이 깃든다. 작은 풀이 바짓단을 스치며 소리를 낸다. 흐드러지게 핀 밤꽃 숲길이 고즈넉하다. 여름이 피운 시원한 나무정원이 예쁘다. 계절불문 산으로 들 때마다 소년이 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부지런한 농사꾼이 홀로 논밭을 가꾼다. 지독한 가뭄에도 고추가 예쁘게 자란다. 고마운 주인의 정성에 묵묵히 부응한다. 뜨거워진 햇볕이 다시 고추밭을 달군다. 예쁜 꽃이 어느새 튼실한 열매로 바뀐다. 고향집 텃밭에도 하얀 꽃들이 만발한다. 파란 하늘 위에 걸린 꽃송이가 청아하다. 여름날 어떤 꽃보다 순수하고 깨끗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치열했던 6·1지방선거가 끝났다. 승자에게는 축하를, 패자에게는 위로를 보낸다. 열흘 뒤면 새 인물들이 새 지방자치 시대를 연다. 주어진 시간은 4년이다. ***국회의원 꼭두각시여서야 안타까운 선거였다. 여전히 지방은 없었다. 총선인지, 대선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지방선거는 지역에서 일할 인물을 뽑는 선거다. 시·도지사와 시장·군수, 도의원과 시·군의원을 선출한다. 선거 앞에 지방이 들어가는 이유다. 하지만 지방은 늘 없었다. 유권자들은 그저 지방에 사는 유권자였다. 거대 정당 두 곳이 모든 걸 다했다. 어떤 후보든 공천 즉시 유력후보가 됐다. 선거 시작 전 이미 결정된 셈이다. 대다수 지방선거 후보들은 정당에서 결정한다. 상황은 늘 변하지 않았다. 여야 거대 정당의 공천 후보는 곧 당선이었다. 유권자 선택 폭이 크게 제한된 구조다. 원 하든 않든 공천 후보들에게 투표를 할 수밖에 없다. 거대 정당의 관점에서 뽑아놓은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일부 소수정당과 무소속 출마자도 있긴 하다. 하지만 아주 극소수다. 결국 지역일꾼을 뽑는데도 중앙정치권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정당 공천은 지역 정치인들에게 생사여탈권과 같다. 지역에 따라
[충북일보] 천반산이 달리다가 금강에 막혀 멈춘다. 깎아지른 직강 절벽이 사방을 에워싼다. 멋진 운해가 초록 장관과 어울려 노닌다. 저 멀리 마이산이 까마득하게 들어온다. 가막골 유원지 전경이 발아래로 흐른다. 정여립 수하가 대동단결 뭉쳐 몰려든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무리로 몰아친다. 푸른 단풍나무가 역성의 고난을 알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의 교육수장이 8년 만에 바뀐다. 김병우 현 충북교육감에서 윤건영 당선인으로 교체된다. 충북교육의 진보에서 보수로 전환이다. 보수적 교육정책의 부활이 예상된다. 학교 등 교육현장에서 많은 변화가 감지된다. *** 형평성과 수월성은 공존해야 윤 당선인은 차기 충북교육감이다. 지난 충북교육감 선거에서 승리했다. 37만5천295표(55.95%)를 얻고 당선됐다. 내달 1일부터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김병우 교육감과 정치성향은 물론 업무 스타일까지 다르다. 물론 당분간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윤 당선인이 연말까지 현 교육체계 유지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는 필연적이다. 수월성 교육에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사고·특목고 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탁월성 교육을 강조했다. "학교가 특화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있다면 특화하는 게 교육 품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했다. 수월성 교육에 찬성 입장을 밝힌 셈이다. 큰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권 교체는 언제든 생긴다. 정치적 생리현상이다. 보수에서 진보로, 진보에서 보수로 색깔을 달리한다. 1997년 12월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다. 보수정권에서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