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울퉁불퉁 심술궂은 바위가 길게 반긴다. 깎아지른 암릉 산길을 넘으니 아찔하다. 푸른 노송이 풍파에 아랑곳 않고 버틴다. 봄 스케치 끝내고 여름 붓질에 한창이다. 금새 여름이 낳은 식생들이 한 가득이다. 길 옆 생풀 내음이 진하게 꼬끝을 찌른다. 산행 추억 곱게 하는 향기로운 꽃도 있다. 진안 천반산이 비경과 절경을 드러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유월엔 비소식이 잦다. 자연의 섭리이니 막을 수가 없다. 하지만 여행길엔 운치를 더해주기도 한다. 때론 신들의 보물창고를 여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숲 문을 열고 들면 신의 공간이 펼쳐진다. 도로에서 몇 걸음만 옮겼는데 원시림이다. 서산 아라메길이 각광을 받는다. 바다와 내륙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도 좋다. 천천히 걸으며 살피는 것도 방법이다. 비 그친 뒤 이는 뜨거운 바람도 매력적이다. 숲의 초록과 바람이 심상찮다. 풋풋한 풀 향기에 고라니가 뛴다. 마애여래삼존불… 백제의 미소 보며 걷는 행복 마애불 찾아가는 숲길이 고즈넉하다. 나뭇잎이 물 기운을 머금어 더 푸르다. 아주 선명하게 녹색의 세상을 만든다. 어두움에서 벗어나 밝은 길로 오른다. 하늘 아래 그리움을 산에 내려놓는다. 산새 되어 이 산 저 산으로 날아다닌다. 스님의 목탁과 염불 소리가 청아하다. 주변 풍경이 삼존불 품격을 더 높인다. 세상 어디에든 보물들은 숨겨져 있다. 서산마애삼존불도 은밀한 보물이다. 크게 뜬 눈과 활짝 웃는 미소가 예쁘다. 백제사람들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다. 고운 심성처럼 누구나 편하게 해 준다. 빛에 따라서 각도에
[충북일보] 해미읍성 동헌 긴 계단을 따라 오른다. 정자 옆으로 붉은 소나무가 가득하다. 햇살 곱게 내리 쬐니 더욱 붉게 보인다. 아름다운 장소에 색깔 고운 풍경이다. 성벽의 돌 하나하나가 고색창연하다. 유럽의 여느 공원 못지않은 모습이다.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일상 벗어난 모든 공간이 추억이 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예정된 패배였다." "현재로선 답이 없다." "1년을 넘어 2024년 총선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의 상태를 표현하는 문장들이다. 불행하게도 정치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 제 눈에 안경 벗어야 한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일 총사퇴했다. 6·1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건 당연하다. 물론 지도부 사퇴로 모든 게 정리되는 건 아니다. 전면적인 개혁과 혁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민주당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지도부 사퇴는 곧 시작이어야 한다. 6·1 지방선거는 민주당에 매서운 경고를 날렸다. 처참한 성적표로 민심의 준엄함을 알렸다. 민주당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겨우 5자리를 건졌다. 기초단체장도 63 대 145로 완패했다. 충북에서도 '여대야소'가 됐다. 광역·기초의회도 다르지 않다. 특정지역 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 지방정치에서 민주당은 이제 소수당이다. 아직도 패배가 실감나지 않을 수 있다. 국회에서는 여전히 1당의 정치파워가 있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서 각오와 포부가 절박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충북일보] 6·1지방선거가 하루 남았다. 확 끌리는 쌈박한 후보가 없다. 표심은 아직도 부유 중이다. 맘에 드는 후보는 당선권과 멀어 보인다. 선택과 책임의 문제가 교차한다. *** 내 지역 일꾼 제대로 뽑아야 사전투표는 이미 지난 27일과 28일 끝났다. 사전투표는 말 그대로 본 선거 전에 하는 투표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됐다. 갈수록 참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9 대통령 선거 때는 역대 최고인 36.93%에 달했다. 이제 6·1지방선거 본 선거를 앞두고 있다.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방자치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 6·1지방선거 충북지역 사전투표율은 21.29%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20.62%보다 0.67%p 높다.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중 역대 최고치다. 충북 전체 유권자 136만8천779명 중 29만1천441명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2014년 6월 6회 지방선거(13.31%)와 비교하면 무려 7.98%p 높다. 지역별로는 괴산군의 사전투표율이 37.11%로 도내 최고를 기록했다. 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995년 실시됐다. 벌써 8회째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8기 지방자
[충북일보] 지리산 천왕봉 아래 꽃물결이 굽이친다. 능선을 따라 봄이 꽃봉오리를 터트린다. 철쭉의 고운 빛이 점점 더 신비로워진다. 구상나무가 바람에 맞춰 느린 춤을 춘다. 녹음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다. 이른 아침 안개가 깊은 골에서 피어난다. 제석봉 고사목이 선계 풍경을 연출한다. 지리산군이 겹겹이 크고 높고 넓고 깊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지리산은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꽃 천지다. 무수한 산꽃과 들꽃들이 피고 진다. 5월의 지리산은 다양한 야생화 개화 시기다. 화려한 철쭉 군락 감상도 큰 즐거움이다. 연분홍의 철쭉이 지리능선을 물들인다. 이름을 부르고 눈을 맞추면 더 예쁘다. 자연의 빛깔과 향기가 그대로 묻어난다. 볼 때마다 보석 같은 이름값을 한다. 지리산은 3개도에 펼쳐 있다. 1개시, 3개 군, 15개 읍·면을 품고 있다. 봉우리만 수십 개가 넘는다. 때론 높게 때론 굽이굽이 이어진다.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따뜻하다. 계곡과 폭포, 담과 소는 계절별로 독특하다. 남해로 이어지는 섬진강 풍경은 멋스럽다.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신록 우거진 숲이 한결 더 짙어진다. 백두대간에서 소백산릉이 갈라진다. 솟구쳐 일어나 죽령과 이화령 지난다. 속리산을 일으키고 덕유산릉에서 잠시 쉰다. 다시 남동쪽으로 뻗어 함양 벌에 선다. 하늘금 아래 세 봉우리가 우뚝 솟는다. 수려한 산세를 보기 좋게 일궈놓는다. 천왕 반야 노고에 깃든 기세가 강하다. 해발 1915m 지리산 풍경이 울울창창 골골 깊다. 지리산 찔레꽃들이 무더기로 노닌다. 아카시꽃과 동무 삼아 다정하게 핀다. 신록
[충북일보] 무성하던 봄꽃들이 진다. 꽃피던 날이 덧없이 지나간다. 산과 들녘에 왕성한 풀들이 자란다. 봄 하늘 가득 채우던 향기도 사라진다. 사람도 하나 둘씩 진다. 기자들도 하나 둘 떠난다. ***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기자 오늘은 기자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내 평생 직업이기도 해 나부터 살피려 한다. 온 몸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노력을 더 하려 한다. 5월 21일은 '기자의 날'이었다. 한국기자협회(회장 김동훈)는 지난 20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1980년 5월 기자협회의 제작 거부를 주도한 노향기 전 기자협회장에게 '기자의 혼'상을 수여했다. 충북기자협회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물론 해마다 그랬다. 지역의 신문·방송사 모두 그랬다. 아무런 날도 아닌 듯 보냈다. 기자협회는 2006년 기자의 날을 제정했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검열에 반대하며 저항했던 선배 기자들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서였다. 언론계 귀감이 될 만한 인물에게 상도 수여하고 있다. 언론의 핵심적 주체의 하나인 기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날이다. 근대 신문과 기자가 이 땅에 등장한 이후 100여 년 만에 만든 기념일이다. 기자
[충북일보] 두타산에 핀 하얀 찔레꽃이 상큼하다. 예쁘게 보이지 않으려 애써도 예쁘다. 보면 볼수록 가까이 다가가 보고 싶다. 소박 단순해서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사람 눈길 잘 닿지 않기에 더 순수하다. 의연하게 자유로운 영혼을 유지한다. 온전히 나만의 삶을 순수하게 가꾼다. 아스라이 고향의 향수 불러일으킨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제비꽃 피는 산길 위에서 다시 설렌다. 발아래 작게 핀 각시붓꽃이 단아하다. 흔들리는 작은 몸짓 하나에 흐뭇하다. 숲에 가려졌던 생명활동이 눈에 띈다. 시간의 흐름과 생명의 중함을 느낀다. 순도 깊고 짙은 행복을 안고 걸어간다. 앞 친구 가는 걸음에 내 걸음을 보탠다. 갑장산에 찾아온 신록을 맘껏 누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역사는 반복된다. 무서운 말이다. 오류가 반복될 땐 이유가 있다. 시대 불문하고 똑같다. 자신은 다르다는 과신(過信) 탓이다. 하지만 역사를 제대로 보지 않은 게 더 큰 이유다. *** 정책대결로 대안제시 해야 충북교육감 선거가 보수와 진보의 맞대결로 재편됐다. 진보·보수 성향 후보의 양자대결로 짜여졌다. 우여곡절 끝에 보수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성공 덕이다. 충북교육감선거는 출발 당시 4자 구도였다. 지난 13일까지는 3자 대결 구도였다. 김병우 후보에게 윤건영·김진균 후보가 도전하는 모양새였다. 며칠 사이에 판이 급변했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양자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또 다른 보수성향의 심의보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꺾었다. 결국 4년 만에 다시 진보·보수의 맞대결 상황이 됐다. 2018년 선거 때도 선거 초반 4자 대결로 출발했다. 하지만 막판 상황이 변했다. 맞대결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접전 끝에 결국 김 후보가 승리했다. 그동안 충북에서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열망은 뜨거웠다. 지난 선거에서 두 번이나 진보성향의 김 후보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지난 선거 때도 후보 단일화 요구는 아주 컸다. 후보 당사자들은
[충북일보] 아침 달이 지고 동녘에서 해가 뜬다. 붉은 빛이 물러가고 하얀 낮이 된다. 노란 첫 빛줄기가 길 위에 쏟아진다. 나무가 건네는 건강한 힘을 받는다. 꽃비 내리는가 싶더니 녹음이 짙다. 어느새 초록빛 연정이 하늘거린다. 신록의 색감이 황홀하고 찬란하다. 상주 갑장산 하늘이 갈수록 파랗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계절의 여왕 5월이다. 신록의 계절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한층 더 빛난다. 산야는 온통 초록으로 짙어 진다. 꽃 진 자리엔 여린 열매가 알알이 맺힌다. 산새들 지저귀는 소리가 즐겁다. 4월이 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이다. 2년여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참았던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 일반인들의 걷기나 등산 관심이·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가 가져온 변화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 답사팀이 경북 청송을 찾았다. 신록이 짙어지는 날 신성계곡 녹색길은 아름다웠다. 신성계곡은 청송8경 가운데 1경이다. 방호정이 바위 절벽 위에 자리 잡는다. 길안천이 방호정을 감고 돌아 흐른다. 휘도는 물의 형세가 감입곡류천이다. 봄날 연녹색 나무들과 함께 찬란하다. 싱그러운 속살들을 천천히 드러낸다. 징검다리 징검돌이 풍경으로 펼쳐진다. 녹색길에 든 걸음이 드물고 한적하다. 방호정 절벽에 녹색 기운이 가득하다. 잃어버렸던 삶의 원기를 되찾아 준다. 1억 년 전의 퇴적암 절벽이 압권이다. 중생대 백악기 암석이 켜켜이 쌓인다. 잘게 부서져 생성된 퇴적물의 단애다. 오랜 세월 쌓여서 만들어진 지층이다. 변동과 융기, 침하로 지금 모습이다. 느티
[충북일보] 5월 이팝나무에 하얀 꽃이 흐드러진다. 세상을 하얗게 만들 것처럼 켜켜이 핀다. 연녹색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얗다. 따뜻한 봄날 수북이 쌓인 겨울 눈 같다. 하나하나 꽃잎들이 뜸이 잘든 밥알 같다. 가지마다 눈처럼 밥처럼 소복이 쌓인다. 배고픈 마음 달래주는 이팝나무 꽃이다. 청주 율봉공원이 흰색으로 싱싱해 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지겹다. 정말 지겹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메뉴가 또 나왔다. KTX 세종역 신설 공약이 또 등장했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표심 끌기에 도움이 될까 의아할 정도다. *** KTX세종역 논란이 지겹다 KTX세종역 신설 논란이 재점화 했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이춘희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후보가 불을 댕겼다.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KTX 세종역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힘 최민호 세종시장 예비후보가 즉각 반응을 보였다. 선심성 공약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충북지역 반발은 아주 거세다.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과 9일 "KTX세종역 신설 추진 공약 발표는 그동안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줄기차게 함께 투쟁해온 충북도민을 비롯한 충청인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배신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KTX세종역 신설 논란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지난 2013년부터 이어졌다. 2014년 민선 2기 세종시장 선거 때도 나왔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다르지 않았다. 이해찬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워 표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
[충북일보] 봄이 지천으로 찾아든 숲길을 걷는다. 5월 신록의 긴 봄 산줄기가 이어진다. 초록 나뭇잎이 싱그러움을 뿜어낸다. 자연이 내뱉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푸른 동산에서 싱그런 냄새를 맡는다. 아스팔트 벗어난 자유를 길게 누린다. 녹색에서 숲의 모습이 더 또렷해진다. 성무봉이 가만가만 조용히 기다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하얀 돌이 반짝이며 계류 위를 덮는다. 개울 바닥의 바위가 포트 홀 모양이다. 오랜 세월 거쳐 생긴 독특한 모양이다. 성난 듯 뻗은 하얀 바위가 인상적이다. 물속에 발 담그면 뼛속까지 시려온다. 옥수가 하얀 바위 사이를 돌아 흐른다. 신선세계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백석탄이 물과 돌로 큰 조화를 이룬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예상은 빗나갔다. 변화무쌍한 변수의 힘이 입증됐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선거 경선 결과가 증명했다. 선거 표심의 전체 흐름이 기대된다. 승리의 미소는 어디로 향할까. *** 송재봉·이범석 두 후보의 이변 민주당 청주시장선거 경선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재선의 한범덕(70) 현 시장이 정치 신인에게 패했다. 시민사회단체 출신 송재봉(52) 전 청와대 행정관이 파란을 일으켰다. 물론 이변이 처음은 아니다. 국민의힘 청주시장 선거 경선에서도 나타났다. 이범석(55) 후보가 최현호(63) 후보를 꺾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지역 정치인들은 선거철 이전부터 많은 공을 들인다. 해당 지역의 시민들을 만나고 봉사활동도 한다. 자신이 가진 정책이나 선거방향도 홍보한다. 그런데 막상 선거철이 되면 당황하곤 한다. 갑자기 나타난 정치 신인들 때문이다. 신인의 도전은 종종 '정치=생물' 등식을 입증한다. 최근 청주시장 선거를 놓고 벌어졌던 여야의 공천경쟁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이범석 후보와 민주당 송재봉 후보가 주인공이다. 바로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을
[충북일보] 신성계곡은 청송8경 가운데 1경이다. 방호정이 바위 절벽 위에 자리 잡는다. 길안천이 방호정을 감고 돌아 흐른다. 휘도는 물의 형세가 감입곡류천이다. 봄날 연녹색 나무들과 함께 찬란하다. 싱그러운 속살들을 천천히 드러낸다. 징검다리 놋돌이 풍경으로 펼쳐진다.·녹색길에 든 걸음이 드물고 한적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주 보련산이 연두색 풍경에 물든다. 여린 나무가 신비한 절경을 빚어낸다. 연한 초록빛이 또 다른 세상을 만든다. 하루가 다르게 산하의 색이 달라진다. 꽃비 내리니 연분홍 철쭉이 피어난다. 아침이슬이 꽃으로 뛰어들어 숨는다. 먼 산에서 연두 물이 포말로 밀려온다. 싱그러움에 물드는 신록의 시간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청주FC가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 9부 능선을 향해 가고 있다. 산정의 10분의 9 지점이다. 3전4기의 도전이 결실을 맺을 찰나다. *** 자발적 창단 의지 있어야 일단 충북청주FC의 재정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청주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가 25일 '충북청주FC 창단·운영 지원협약 체결 동의안'을 원안 의결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연간 운영비 67억 원 중 20억 원씩을 5년간 지원한다. 이후에는 축구단의 운영 성과와 재정 상태 등에 달렸다. 물론 26일 2차 본회의 최종 통과가 전제 조건이다. 충북청주FC는 창단 첫해 20억 원을 자체 부담한다. 이후에는 연 25억 원을 내야 한다. 운영비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보조금은 감액된다. 청주시의회는 지난 19일 동의안을 부결했다. 이번 추가 심사에선 축구단 모기업(SMC엔지니어링)의 자체예산 조달 방안을 명문화했다. 청주는 그동안 프로축구단 창단 문제로 시끄러웠다. 이제 성공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잖아 축구단의 깃발이 휘날릴 것 같다. 축구단은 이달 말까지 프로축구연맹에 창단 신청서를 내기로 했다. 37명의 선수단도 꾸릴 예정이다. 내년 1월 창단과 2월 K리그2 참가가 목
[충북일보] 월류봉 사월 하늘빛이 맑고 청명하다. 인적 닿기 어려운 곳에 눈길이 머문다. 천혜의 산양벽이 병풍처럼 아름답다. 오로지 산양만이 오를 만한 절벽이다. 손차양을 하고 멀리 강물을 바라본다. 산 아래로 금강 줄기 초강천이 흐른다. 벼랑 위에선 월류정이 달을 기다린다. 강변 솔밭에선 노송들이 일렁거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코로나19 팬데믹 3년째다. 마스크를 벗는 게 되레 불안하다. 가정과 직장, 일상에 드리운 어두운 그늘이다.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도 그동안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 걷기여행은 선물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 0시에 해제됐다. 사적모임 인원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없어졌다. 행사와 집회, 종교 활동의 인원 제한도 사라졌다. 사실상 모든 거리두기가 풀린 셈이다. 물론 실내외 마스크 착용은 유지된다. 지난 2020년 3월 도입된 지 2년 1개월 만이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셀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다. 그동안 수많은 감염병들이 창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만큼은 아니었다. 아주 강력했다. 이제 긴 한파가 지나고 있다. 주말을 기다리게 하는 계절이다. 4월의 봄이 따뜻해지고 있다. 자연의 가치를 알게 하는 여행을 꿈꾸게 한다. 마운틴테라피로 몸과 마음의 치유를 계획한다. 해외여행에 대한 희망을 가져본다. 주말이면 나는 늘 산 여행이나 길 여행을 떠난다. 20년 넘게 주말마다 하는 습관이다. 걷기여행은 언제나 주말을 기다려지게 한다. 어느새 하이
[충북일보] 산 하나가 천 하나와 만나 불끈 솟는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이 산을 둘러친다. 한 굽이에 머무르며 빙빙 돌기도 한다. 다섯 봉우리들이 어깨를 맞대고 선다. 잿빛 절벽이 직사면으로 둘러싸인다. 산과 강과 정자가 한 풍경으로 모인다. 강줄기가 품은 비경이 길게 도열한다. 달까지 반해버린 월류봉의 풍경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4월 봄날 바람이 보내는 길이 유독 많다. 바람이 전해준 꽃향기와 풀 향기가 다양하다. 바람이 머무는 길 너머를 찾아 나선다. 발걸음이 느려질수록 풍경이 좋다. 바람이 보낸 길에 바람이 머문다. 기억을 품은 길이 낯선 이들에게 반갑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 답사팀이 경북 칠곡의 가산산성을 찾았다. 흘리는 땀 양 만큼 행복이 켜켜이 쌓인다. 길 사이사이로 바람이 봄소식을 알린다. 여유롭게 가산산성의 봄 풍경을 만난다. 작은 나무와 큰 나무가 섞여 잘 어울린다. 조각 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든다. 구름에 숨은 해가 동남하늘에 높게 뜬다. 넓은 주차장이 성문까지 커 보이게 한다. 먼 산까지 환하게 맑은 전경이 드러난다. 성벽 한 가운데 홍예문이 환하게 열린다. 정문격의 진남문 위에 누각이 자리한다. '영남제일관방'이라고 새긴 목조 현판이 번듯하다. 영남 제일의 방호 시설이라는 뜻일 게다. 평일이라 그런지 주차차량이 많지 않다. 성내 절집 혜원정사에 다다른다. 무서운 얼굴의 금강역사 2명과 마주한다. 밀적금강과 나라연금강 사이를 지난다. 석탑과 석등, 나무와 분재, 수석이 많다. 벚나무가 경내를 분리하고 잇기도 한다. 절집 오른쪽으로 비켜 가니 아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