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순서를 망각한 꽃들이 앞 다퉈 난리다. 산수유 목련 개나리 벚꽃 순서가 없다. 동시다발로 마구 어우러져 함께 핀다. 두타산 진달래도 무리로 꽃 문을 연다. 생명력 지닌 분홍 얼굴을 활짝 내민다. 초평호에 꽃잎으로 제 자랑을 펼친다. 꽃말대로 사랑의 기쁨을 전하려 한다. 사월에 가장 사랑받는 봄꽃 값을 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지역언론이 존망의 위기에 서 있다. 산업적·구조적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언론환경의 격변에 휘청거린 지 오래다. 권력의 언론자유 억압 공세까지 심하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 충북도가 나서 추진해라 지난 7일은 '신문의 날'이었다. 올해가 66주년이다. 지역신문의 존재 이유를 생각한다. 지역신문의 위기를 떠올린다. 지역신문의 생존법을 고민한다. 신문의 위상은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지역신문의 추락은 더 비극적이다. 지역에서 신문의 날 기념행사가 사라진 지 오래다. 그 사이 신문의 날 의미도 퇴색했다. 이름만 남아 있는 기념일로 전락했다. 지역신문 지원을 위한 조례가 최근 강원도에서 제정됐다. 강원도의회는 지난달 25일 307회 본회의를 열고 '강원도지역신문발전지원 조례안'을 가결했다. 강원도내 지역신문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 조례에 따르면 강원도는 지역신문 경영여건 개선과 정보화 사업, 인력양성과 교육, 조사연구 사업, 지역민 교육과 소외계층 정보 확대 사업 등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 물론 지원대상 신문이 갖춰야 할 요건은 깐깐하고 많다. 우선 지원신청 당시 1년 이상 정상적인 발행을 하고 있
[충북일보] 솔잎 사이로 조각난 햇살이 넘실댄다. 이슬 젖은 들꽃들이 그 틈에 몸을 턴다. 봄바람 소리가 숲속 생명의 문을 연다. 따뜻함과 차가움을 거듭하며 깨운다. 작은 물소리와 새소리가 힘을 보탠다. 낙엽 아래에 숨은 새싹들이 맥동한다. 복수초 꽃봉오리들이 노랗게 열린다. 가산산성 봄 물결이 노랑으로 바뀐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하얀 매화가 시린 봄을 데리고 온다. 겨울의 끝자락과 첫 봄을 이어준다. 노란 산수유 꽃이 절정으로 달린다. 까만 밤에 핀 개나리가 더 선명하다. 진분홍 진달래가 나비처럼 춤춘다. 벚꽃이 등 떠밀어 봄 향을 짙게 한다. 4월 봄꽃 색과 향기가 기쁨을 준다. 청주의 봄맞이 꾼들을 설레게 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물러나는 모습이 아름답다.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새롭다. 운명을 바꾸려는 노력이 특별하다. 새로운 정치 지평이 기대된다.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 떠날 때 정확히 알고 가야 박세복 영동군수가 3선 독주 예상을 깼다. 6·1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두 번만 하겠다. 세 번은 안 된다"는 군민과 약속을 지켰다. 고독한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진정한 공복(公僕)의 자세를 환영한다. 선출직 공무원의 언행일치를 톺아본다. 식언(食言)과 가언(假言), 허언(虛言)과 공언(空言)을 헤아려 본다. 박 군수의 불출마 선언은 잔잔한 울림이다. 결연한 초심의 유지이자 실천이다. 박 군수는 처음 군수가 됐을 때 약속했다. "세 번은 안 된다"고 말했다. 재선에 성공했을 때는 "두 번만 군수를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3선 고지에선 스스로 한 말을 지켰다. 정치 상황으로만 보면 꽃길을 마다한 셈이다. 하지만 의심스러웠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무난한 당선이 예상됐던 터라 더 그랬다. 초선 당시 박 군수는 3선을 노리는 상대 후보를 공격했다. 3선의 부당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훗날 자신의 3선 불가 약속도
[충북일보] 진달래가 폭죽 터지듯 한꺼번에 터진다. 뜻밖의 장소에서 생명 탄생을 마주한다. 좀 이르지만 봄꽃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분홍으로 아로새긴 꽃 미소가 일렁인다. 화사하게 웃는 생강나무에도 꽃이 핀다. 노란 꽃향이 상춘의 산객 마음을 적신다. 인적없는 데서 하는 꽃 감상이 차분하다. 진천 태령산 바람에 생명의 문이 열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시간이 지나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정말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코 잊혀 지지 않는 슬픔이다. 12년 전 서해 백령도 해역은 통곡의 바다였다. *** 아픈 역사 반복하지 말자 2010년 3월 26일 밤 9시 22분. 천안함 피격 사건 발생 시간이다. 그날을 생각하며 천안함을 떠올린다. 순직한 군인 46명이 다가온다. 누군가에겐 목숨처럼 소중한 아들들이다.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얼굴들이다. 하지만 조국은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온 국민의 염원도 아랑곳없었다. 천안함이 피격된 지 벌써 12년이 지났다.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나 역시 추모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한 번은 군인이었던 기억으로 영웅들을 헤아린다. 귀환하지 못한 46용사를 위해 기도한다. 그들은 늘 '바다를 지켜야만 조국이 있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바다를 지키려다 순국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국민 안보 의식을 고양시켰다. 전후 세대에게 북한의 호전성을 증명했다. 국군에게 부족한 게 뭔지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했다. 궁극적으로 국방개혁의 단초가 됐다. 국제 사회의 냉엄한 현실까지 보게 했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 관계성을
[충북일보] 동쪽 해가 기적 같은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이 천천히 문 여는 신호를 보낸다. 이즈음 봄은 색으로 소리로 다가온다. 꽃속에 깃든 그윽한 맛이 위안을 준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환하게 채색한다. 먼저 피는 봄꽃 속에 삶의 색이 깃든다. 낯선 만남 설레고 오랜 만남이 반갑다. 바쁜 해가 하루의 임무를 무사히 마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눈 내린 봄날 나들이가 참으로 여유롭다. 구름이 노니는 듯 유유자적 하며 걷는다. 바람이 좀 불어도 혼자 걷기에 딱 좋다. 이즈음 봄은 색과 향으로만 오지 않는다. 겨울을 넘어온 땅이 조금씩 소리를 낸다. 꽃샘추위 견딘 전나무가 봄 마중을 한다.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가 묘하다. 춘설의 속리산에 생명의 봄이 다가온다.
[충북일보] 이혜훈 전 국회의원의 충북지사 출마설이 참 뜬금없다. 낯설고 생뚱맞다. 자기희생을 담보한 결단도 아닌 것 같다. 충북민심이 이상하다. 아주 염려스럽다. 당 지도부의 태도에 관심이 쏠린다. *** 뜬금없는 정치론 해결 안 돼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승리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확고히 했다. 기존 청와대 건물과 부지는 전면 개방키로 했다. 당선인은 찬반양론에도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겠다는 의지다. 소통하는 대통령 이미지 강조다. 대선이 끝난 지 오래다. 이제 6·1지방선거의 시간이다. 충북지사를 노리는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대선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섰던 인물들이 눈에 띈다. 어떤 이는 '충북의 딸'을 자처하기도 했다. 지역 연고가 희박한 인물도 은근슬쩍 기회를 엿보고 있다. 충북도세가 약하고 인물이 없다는 자조(自嘲)가 또 나온다. 어떤 정치인의 행동을 쉽게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땐 그 정치인의 입보다 발을 보라고 했다. 고수들이 정치적 해석이 중요할 때 하는 말이다. 정치인의 움직이는 행동과 방향에 정치적 노림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 적용해 봐도 금방 알 수
[충북일보] 자연의 놀라운 이변이 깜짝 감동을 준다. 겨울이 떠나며 눈물 대신 춘설을 남긴다. 시샘하는 눈이 최고의 설경을 연출한다. 떠나는 겨울을 위로하듯 흰 눈을 뿌린다. 꽃샘을 가득 담은 눈송이들이·떨어진다. 봄눈이·겨울나무 위로 사뿐 내려앉는다. 하얀 이불 덮은 왕버드나무가 움츠린다. 저수지 너머로 하얀 봄 속리산이 보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3월 11일 새벽 청주를 떠난다. 이른 오전 경북 봉화 분천역에 닿는다. 산타마을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시장기를 만족시키는 기막힌 국밥이다. 때 묻지 않은 인심이 오감을 만족시킨다. 낙동강 세평하늘길 들머리를 찾는다. 분천역 철길을 왼편에 두고 마을길을 따른다. 바람이 시원하다.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비동1교를 지난다. 잘 생긴 소나무 오솔길을 만난다. 비동2교를 건넌다. 강변 따라 봄기운이 느껴진다. 잿빛의 교목과 잡목에 물이 오른다. 왕버드나무가 이리저리 흔들린다. 강물소리와 바람소리가 하모니를 이룬다. 태고부터 약속해 둔 강을 따라 길이 난다. 험준한 협곡과 시원한 물길을 간직한다. 첩첩산중 굽이 흐르는 풍경이 수려하다. 산골 오지 고립의 공간이 꽤나 자유롭다. 맑고 시원한 고립감이 참으로 여유롭다. 낙동강 상류에서 산길 물길이 발원한다. 바람이 좀 불어도 걷기에 딱 좋다. 세평하늘길에 봄이 내려와 따뜻하다. 백두대간 협곡이 수많은 절경을 숨긴다. 깨끗한 숲길과 맑은 물길이 쭉 이어진다. 강을 따라 어우러진 철길이 매력적이다. 결코 인위적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는다. 기암 사이로 강물이 이리저리 굽이친다. 절경
[충북일보] 낙동강 상류에서 산길 물길이 발원한다. 태고부터 약속해 둔 강을 따라 길이 난다. 험준한 협곡과 시원한 물길이 교차한다. 산골 오지의 고립 공간이 꽤나 자유롭다. 강물에 반짝이는 은빛 물결이 평화롭다. 한낮 봄바람이 물가에 불어와 싱그럽다. 생강나무 꽃봉오리들이 잔뜩 힘을 준다. 세평하늘길에 찾아 든 봄볕이 따스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승리의 여신, 니케(Nike)가 어떤 후보를 향해 웃었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다. 선거를 통해 다가왔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승부현장이 무대였다. 극적인 순간 미소로 승리를 안겨줬다. *** 논공행상 하지 말아야 대한민국 차기 대통령이 결정됐다. 초유의 승부였다. 최후의 투표함이 열릴 때까지 예측불허였다. 오래도록 긴장감이 흘렀다. 마침내 승패가 갈렸다. 0.73%p의 득표율 차이가 났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승리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승부는 아슬아슬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승패였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위원장을 맡았다. 공동 정부의 첫 단추를 꿴 셈이다. 윤·안 단일화 당시부터 예상됐던 시나리오다.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어색하지 않다. 인수위는 새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 인수를 위해 가장 먼저 구성해야 하는 일이다.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동 기한은 새 대통령의 임기 개시일 이후 30일까지다. 당선인의 차기 정국 구상이 이때 드러나기도 한다. 당선인은 인수위를 통해 정부 조직과 기능, 예산 등을 파악한다. 차기 정부의 각료와 청와대 참모진을 정하도 한다
[충북일보] 백두대간 협곡이 수많은 절경을 숨긴다. 깨끗한 숲길과 맑은 강길이 쭉 이어진다. 물길 따라 어우러진 철길도 매력적이다. 결코 인위적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는다. 기암 사이로 강물이 이리저리 굽이친다. 절경과 여울을 담은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봄을 재촉하는 물소리가 잔 운율을 탄다. 분천역과 승부역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창녕 우포늪 왕버드나무가 기별을 한다. 푸른 바람에 철 바꾼 산과 들이 일렁인다. 들녘에도 제방에도 논밭에도 봄이 찬다. 파란 하늘 위 흰 구름과 흰 빛이 조화롭다. 둘레길 따라 봄을 맞는 풍경이 정갈하다. 똑같은 봄꽃이라도 좀 일찍 피니 귀하다. 새순이 돋고 움이 트는 계절의 첫 머리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다시 맞는 봄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확 끌리는 쌈박한 후보가 없다. 맘에 드는 후보는 찍어도 안 될 것 같다. 강력한 후보에겐 맘이 안 간다. 투표 날이 코앞인데 아직도 부유 중이다. OX문제 풀듯 투표할 순 없기 때문이다. *** 영웅적 인물 지양하고 20대 차기 대통령의 등장이 예고돼 있다. 9일 밤 아니면 10일 새벽 결정된다. 여야 양 강 후보 중 한 명일 가능성이 크다. 유권자의 절반 이상 지지를 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른바 '소수파' 당선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여덟 번째 대통령이다. 모두 전체 유권자 대비 30.5(MB)~40.3%(DJ)의 지지를 받고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31.6%였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퇴임 후 불행한 대통령도 여럿이다. 차기 대통령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후보 간 감정의 골이 아주 깊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네거티브는 입에 올리기 부끄러울 정도로 천박하다. 이번 대선은 최악의 비호감 선거로 불린다. 여러 원인이 겹쳐 만들어진 결과다. 후보들에겐 지우기 어려운 불명예다. 물론 세
[충북일보] 바람이 시원한 자리에서 걸음을 멈춘다. 동서남북 시야가 트이며 솔향이 번진다. 기암괴석 크고 작은 만물상이 펼쳐진다. 갖가지 모양의 바위들이 암릉에 깔린다. 고래바위가 바위능선 대미를 장식한다. 노송 늘어선 바위 틈새 지나니 산정이다. 산줄기 마루금이 동양화 한 폭을 그린다. 시간의 깊이를 쉽게 가늠하기가 어렵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청석골 깊은 골짜기에 각연사 둥지가 있다. 호젓한 산길 따라서 고요한 절집을 찾는다. 봄을 맞는 천년고찰이 고요하고 단정하다.·변함없는 모습으로 위안의 햇살을 건넨다.·앙상하고 헐벗은 숲에 볕이 들어 다정하다. 고요가 만든 적막풍경이 한동안 이어진다. 완만한 흙길 끝에 계단길이 짧게 이어진다. 기도가 주는 위로에 몸과 마음이 훈훈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칠보산 일곱 개 봉우리가 보석처럼 빛난다. 미세먼지 물리치고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천상의 경치가 쉬지 않고 연이어 펼쳐진다. 거대한 바윗덩이가 우뚝 솟아 길을 잇는다. 기운찬 기암의 자태 고봉에 뒤지지 않는다. 암릉과 노송들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다가온 봄기운에 소나무 솔잎이 더 푸르다. 봄을 맞는 사방의 풍경이 푸르고 눈부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일보클린마운틴 답사팀이 올해 첫 비대면 여행을 시작했다. 2월 첫 명품둘레길 여행지는 대부도 해솔길 1구간이다. 길은 방아머리 해송숲~북망산~구봉약수터~개미허리 아치교~낙조전망대~구봉선돌~종현어촌체험마을까지 이어진다. 답사 당일 방아머리는 해무에 갇힌 안개바다였다. 해무를 즐기다보니 길은 어느새 북망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어렵지 않은 야트막한 산에 오르니 조망이 터진다. 대부도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주황색과 은색의 리본만 따라 걷는다. 활처럼 굽은 해안의 길이가 만만치 않다. 자갈과 모래밭을 걸어 지나간다. 끝없이 이어진 갯벌이 해무에 갇힌다. 해송 숲길 걸으며 아침 안개를 즐긴다. 늦겨울 안개 숲속에서 새들이 지저귄다. 바닷바람 살랑대는 해안길이 맥동한다. 짭조름한 갯내음이 해송 사이로 스민다. 바다 향 품은 안개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안개 자욱한 바다가 곰탕 국처럼 뿌옇다. 안개가 만든 풍경이 크림처럼 부드럽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짙은 해무가 해변에 깔린다. 무해인지 운해인지를 도통 알 수가 없다. 평소와 달리 다른 여러 모습을 연출한다. 멀리 시야를 가려 보이는 곳 모두 선계다. 한 쪽 산은 신선
[충북일보] 대자연의 생생한 무대가 변화무쌍하다. 겨울 칼바람 기세가 어느새 누그러진다. 먼저 일어난 바람이 운무 걷어 길을 연다. 찬 공기가 바위와 만나 하얀 옷을 입는다. 햇살이 구름을 비집고 나와 볕을 만든다. 습기 내뱉은 마른 공기가 한결 포근하다. 노송의 푸른 기개가 숲을 건강하게 한다. 의상봉 품은 우두산이 시원하게 흐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핫플레이스엔 공통점이 있다. 굳이 알리지 않아도 사람이 몰린다.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진화한다. 공간이 좋으면 외진 곳이라도 상관없다. 자발적인 변화의 신호다. *** 매력을 발굴하고 잘 다듬어야 코로나19 시대다. 공간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다시 해야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되는 곳은 된다. 곳곳에 산재한 리테일 공간들이 그걸 입증하고 있다. 웬만한 쇼핑은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시대다. 요즘 소비자들은 색다른 게 없으면 찾지 않는다. 단순한 쇼핑 외에 부가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매장은 이제 단순히 파는 공간이 아니다. 현장의 온도와 냄새, 소음까지 방문객에게 영향을 미친다. 호흡의 공간으로 무의식의 세계까지 지배한다. 말로 다 표시할 수 없는 감의 세계다. 파는 곳이 아니라 홀리는 곳이다. 쇼핑에서 힐링으로 가는 공간이다. 오는 2026년이면 대한민국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이다. 다시 말해 초고령 사회가 된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속도다. 사회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그런데 아직 노인들을 감싸 안을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맛 집이나 이색 카페 등은 즐비하다. 노인을 위한 공간은 그다지 많지 않다. 바
[충북일보]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강원도 계방산(해발 1557m)을 찾았다. 본보 창간 19주년을 맞아 찾은 목적산행이다. 2월의 계방산은 영하 20도의 강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시베리아 북서풍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중이었다. 백두대간의 서편에서 우뚝한 기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산정의 계수나무 군락에 핀 하얀 상고대는 아름다웠다. 하얀 눈은 파란 하늘 아래서 더 눈부시게 빛났다. 한 폭의 화려한 겨울 유화를 그려냈다. 눈꽃 천국, 설화명산이었다. 새벽 5시 어둠을 가르며 북으로 내달린다. 청주에서 3시간쯤 더 달려 운두령에 닿는다. 세찬 북풍이 고갯마루를 울며 넘는다. 거대한 풍차가 만드는 바람소리가 웅장하다. 산행 시작 전부터 손발이 몹시 시리다. 아이젠을 신고 핫팩을 문지른다. 장갑과 비니로 중무장을 한다. 체감온도 영하 20도 이하를 실감한다. 운두령 주차장을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한다.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그늘진 등산로 곳곳이 미끄럽다. 잔설이 희끗희끗 남은 곳도 있다. 앙상한 나무 가지 비집고 볕이 든다. 겨울나무 사이로 푸른 산죽이 빛난다. 한 겨울 산길의 스산함을 덜어준다. 겨울 풍경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골을 타고 맑고 찬 북서풍이 흐른다.
[충북일보] 늦은 아침 햇살에 비밀의 길이 드러난다. 여정은 호젓하면서도 운치가 묻어난다. 아침안개와 서리가 더해져 몽환적이다. 은밀하고 고즈넉한 풍경으로 보답한다. 눈이 깨닫는 아름다운 실체를 선물한다. 고된 삶의 무게를 고요히 침잠토록 한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위안의 아침안개다. 비로소 대부도 앞바다에 물길이 트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