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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 정종택 충청대학 초대 총장

"대학진학률 84% 비정상… 인성교육 힘써야"

  • 웹출고시간2009.05.14 19:55: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정종택 심층인터뷰 정종택 충청대학 초대총장. 화려한 경력의 행정관료에서 대학의 수장으로 자리를 바꿔 13년째 장수를 하는 동안 마냥 팔팔할 것 같은 그도 세월의 그늘을 피해가지는 못하는 가 보다. 70대 중반의 나이에 자신을 테스트했던 가벼운 뇌졸중의 존재는 종전 다변이었던 그의 말투를 스타카토 처럼 단문으로 바꿔놓았다. 청와대 새마을담당관 시절 하도 부지런하게 전국을 돌아다닌다고 해서 고 박정희대통령이 붙여줬던 쌀방개라는 별명이 그저 인생의 추억으로 남겨놓아야 할 만큼 몸과 마음 모두가 그를 인생의 황혼기에 서있게 한다. 충청대학은 그에 있어 생의 완결편 무대나 다름없다. 학장에서 총장으로 신분이 바뀐 그를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인터뷰를 하려햇으나 시간을 두고 하자는 요청에 따라 50일이 지난 7일 총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지난3월 이사회 만장일치로 12년 학장에 이어 초대총장으로 4년간 학교를 대표하고 있는데 뭐 달라진게 있나요.

달라질게 뭐 있겠어. 그냥 해오던 대로 학교발전 방안을 강구하는 거지. 12년전 학장 취임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식장에서 똑같은 말을 했지. 교직원 여러분이 바로 총장이다 라고. 그리고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물러나겠다고. 마음을 비우고 있으니 편하고 좋아.

- 충청대학 역사가 26년에 불과한데 그중 절반을 총학장으로 봉직하는데 대한 소회가 있을 것 같은데요.

대학은 수도권 보다 지방이, 국립보다는 사립, 그리고 4년제 보다 전문대가 더 어려운 구조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우리 충청대학은 이사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합심으로 모범적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지. 이제 마지막 봉사자리니까 유종의 미를 잘 거둘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고.

-장수하는 무슨 비결같은게 있는 것입니까.

비결은 무슨 비결. 다만 처음 학장에 취임하며 재단측에 인사권과 재정, 그리고 계약권 등에 관한 것은 손대지 않을테니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나는 학사운영과 학교발전에 진력할 수 있었던거야. 교무회의도 내가 주재 안하고 교무처장이 하고 있어.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 풍부한 인맥을 잘 활용해 학교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았는데 교수들과 교직원들이 잘 도와줘서 오늘까지 온 것 뿐이야. 고마운 사람들이지.

-그래도 인사권 같은 것은 포기하면 영(令)이 안서고 기강잡기가 힘들지 않나요. 왜 자청해서 그런 요구를 재단측에 한 것인가요.

지금까지 봐온바 사학의 분란 원인은 재단측과의 인사문제나 돈 문제 등으로 빚어진게 많지.학장의 영향력은 줄어들겠지만 나로서는 이렇게 하는 게 훨씬 편하고 학교발전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고 본거지.잘했다고 생각해.

- 충청대학과는 어떻게해서 인연을 맺게 된 것인가요.

지난 96년 환경부장관에서 물러날 때 기자들과 자리를 같이한 적이 있었는데 앞으로 무얼 할거냐고 물어보더군. 내 대답은 욕심이 있다면 고향에서 면장이라도 시켜주면 봉사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오범수이사장한테서 연락이 온 거야. 충청대학을 공과대학으로 만들려고 하니 초대 총장을 맡아달라고. 당시 학생수가 6천명에 달해 이사장이 꿈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학장으로서 취임을 하게 됐고 결국 공과대문제는 없던 걸로 하고 전문대로 지금까지 유지를 하고 있는 것이지.

- 그럼 학장직을 맡으면서 학교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구상은 있었습니까.

내 생각은 우선 과를 좀 줄이고 취업 위주의 학사운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어차피 전문대학은 학문 탐구보다 우수한 직업인을 배출하는 게 합목적이라고 느껴왔었으니까.

-그후 12년이 지나면서 학교를 어떻게 변화사켰다고 자평하나요.

4년연속 취업률 1위를 기록한 것이라든지 나름대로 내실있는 전문대학으로서의 기반을 닦았다고는 보는데 이것은 내혼자만의 노력이 아니고 이사장이나 교수들의 적극적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지. 나는 다만 다양한 중앙의 인맥을 활용해 음으로 양으로 조금씩 덕을 본 것 뿐이지.

-충청대학의 DNA는 취업이라고 하는 가운데 2005년부터 전문대 취업률 전국1위를 이어오고 있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딱히 뭐가 있겠어. 그저 교수들은 열심히 가르치고 학생들은 귀담아 듣고 먼저 나간 선배들은 후배들을 끌어주고 해서 그런거지. 그러나 한가지 학생들에게 주문하는 게 있는데 그건 바로 인성교육의 중요성이야.교수들도 이점을 중시하고 있어. 실제 사회에서도 인성이 제대로 된 학생들을 원하고 있으므로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는 거지.또한 선배들이 사회의 다양한 곳에서 후배들을 끌어주는 충청대학 나름대로의 학풍(學風)과 전통이 있으니까 가능한 것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해.학장 초기에는 직접 학생들에게 특강을 통해 이같은 점을 주지시켰는데 지금은 안하고 있어. 

-취업률에 허수는 없나요.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교육당국이 실사 후 발표하는 것인만큼 공인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우리나라 고교 졸업생의 84%가 대학을 진학하고 있는데 이것이 정상적이라고 보십니까.

분명 잘못된 것이지. 선진국들도 이렇게 높은 비율로 대학을 가지는 못하지. 반면 엘리트코스와 취업을 구분해서 사회진출을 도모하는 시스템이 정착이 돼있어 수준별 교육이 이뤄지는 반면 우리는 일단 대학간판을 걸어놔야 뭐가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렇다면 우리도 싱가포르나 기타 선진국처럼 인재양성 제도를 도입하면 되지 않나요.

글쎄, 그건 내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지만 교육정책이 잘못된 것 만은 틀림없어. 사교육 문제도 그렇고 말이야.

-우리같은 학벌 우선 사회에서 아무래도 전문대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런 관점에서 앞으로 전문대가 추구해 나가야할 방향은 뭐라고 보시는지.

우선 4년제대학은 직업보다 인재양성에 목적을 두는게 맞다고 보지만 현실적으로 취업을 중시하는 전문대의 영역을 거의 침범해 버렸어.이렇게 되면 사실 일반대나 전문대의 구분이 안가게 되는 거지. 제일 보수적인게 교육정책이라고 보는데 이런식의 취업위주 양성은 시정이 돼야 하겠지.

-전문대라고 해서 꼭 취업에 모든 것을 거는 것 역시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전문대가 직업교육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 안그러면 2-3년 가르쳐서 어떻게 할 거야. 말 그대로 짧은 기간에 전문지식 습득해 사회에 나가 모자란 부분은 현장 경험을 통해 보완하고 하면 제 기능을 다한다고 보는거지.

-지난 2001년 당시 김대중대통령이 충청대학 졸업식에 참석해 깜짝 놀란일이 있었습니다.어떤 인연으로 그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이었습니까.

DJ가 대통령 되기전 야당인 평민당 총재 시절 여소야대 국회때 내가 국회예산결산위원장을 맡고 있었는데 문중의 일로 나에게 신세를 진 일이 있었어. 그러고 나서 한참 지나 그 양반 대통령이 되고 내가 시골전문대 학장이 된 후 학교발전에 도움을 받아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한광옥 비서실장에게 옛날에 진 빚을 갚으라고 협박 반, 떼 반을 썼지. 충청대학 졸업식에 와서 격려를 해달라고 말이지. 아 그랬더니 DJ가 졸업식에 참석하겠다고 연락이 온게 아냐. 이 소식이 알려지자 우리 말고도 여러 지방대에서도 접촉을 하고 있던 바 난리가 난 것이지. 4년제대학도 아닌 지방의 전문대 졸업식에 간다고 말야. 대통령이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은 사관학교나 경찰대학 정도이지 그때까지 지방 대학의 졸업식에 참석한 전례가 없었지.더구나 4년제도 아닌 전문대에 말이야.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전무(前無)한 것은 맞아. 참 영광으로 생각해.

-대통령 졸업식 참석에 따른 반사이익 같은게 있었나요.

당장 저 대학이 어디있는 것이냐를 비롯해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벌어졌느냐 등 대학가의 센세이션을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덩달아 학교 브랜드가치가 수백억원 이상 향상된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런 것들이 원인이 돼 학생들의 취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게 틀림없을 것이고.

( 여기서 그의 화려한 이력을 보면 어떻게 대통령이 일개 지방 전문대 졸업식까지 발길을 옮겼나 하는 점을 알수 있을 것 같다. 정총장은 내무부 관료를 오래 지내면서 박정희시절 청와대 새마을 담당 등을 하며 신뢰를 얻었다. 그후 충북지사, 노동청장,농수산부와 환경부장관, 정무제1장관을 역임하고 11,12,13대 지역구(청원)국회의원을 지냈다.이밖에 서울법대동창회장과 충청향우회 부회장. 서울범대장학회장을 16년 맡은 것을 비롯, 전직 도백들의 모임인 목우회 회장 등 정·관계에 문어발 인맥을 뻗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충청대학의 장수 학장 바탕이 되는 것이라고 해도 틀린게 아니다. 화제를 달리해 지역의 대학 총장으로서 위치보다 지역의 원로로서 지금 우리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있는지요.

청주공항활성화 문제를 우선 들 수있지. 공항을 유치한 죄(?)로 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마를 했지만 사실은 부덕의 소치지. 그렇지만 지금도 공황활성화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청주공항만큼은 꼭 잘되게 하고 싶어. 그러려면 무엇보다 공군비행장이 빠져나가야 하는데 이게 언제 될런지…

-그럼 청주공항 민영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것은 일장일단이 있다고 봐. 정부가 수도권전철 청주공항 연결과 천안과 공항간 전용도로 개설, 활주로 확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주면 이익이 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보고있어. 되풀이하지만 17비행단 이전은 필수적이고. 이것은 정부방침상 이전키로 돼있는 것이야. 정부가 인천공항 육성 위주 정책에서 이제 지방공항 육성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해.

-원로로서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게 있나요.

원로는 무슨 원로. 관직이나 대외직함은 정리중인데 이제 조용히 뒤에서 도울 일을 찾는게 순리지. 제천 한방엑스포를 앞두고 청주지역 부위원장을 맡으라고 해서 좀 간여하고 있고 이수성 전 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직지관련 단체의 고문으로 있지. 얼마전에는 돌아가신 김용래 충청향우회장의 후임으로 잔여임기만 맡는 것으로 회장에 취임했는데 느닷없이 국민통합실천전국위원회라는 단체서 찾아와 총재직을 맡아달라고 해서 고사를 했는데 일방적으로 기구표에 이름을 넣어놨더구만.이 단체는 각 지역 향우회가 연합해 국론을 통일시키고 나라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호남향우회와 대구경북향우회가 주축이 돼 충청향우회장인 나를 얼굴로 내세우겠다는 것이야. 쉬운일이 아닌데 말이야.

-우리 지역이 성장발전의 동력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정당이나 중앙, 지방을 따지지말고 모두가 힘을 합쳐야 가능하지. 충북은 지금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고 봐야 해. 만약 첨단복합단지 같은게 유치안되면 타격이 커. 반대로 성사가 되면 많이 발전할 거야. 그러니 막바지 모든 것을 결집해 성과를 얻어내야지.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아직도 아침마다 제자리뛰기는 하고 계신가요.(그는 얼마전까지 하루 6천개씩의 제자리 뛰기 운동을 하는 등 체력을 과시했었다)

못하고 있어. 그 대신 많이 걸으려고 하지. 주말에 서울 집에 갈때 BMW를 타고가. 외제고급승용차 말고 버스(Bus) 지하철(Metro)걷기(Walk)로 말이지.이렇게 해서 관리를 하는 것이지.

-임기가 3년반이상 남았는데 은퇴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이제 총장임기 채우면 그게 최고고 끝이지 또 뭘 바라겠어. 별도로 다른 생각해본 것도 없고.

인터뷰 : 이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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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