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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0.27 14:58:44
  • 최종수정2019.10.27 14:58:44

정효준

충청북도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천주교 청주교구 새생명지원센터장)

어느 드라마 속 장면이 생각났다. 회식 후 늦게 귀가한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 딸 아이를 찾자 아내는 잠들었으니 어서 씻고 자라고 타박을 한다. 아내의 잔소리를 뒤로 하고 아버지는 딸 아이의 방으로 들어가 잠들어 있는 딸아이를 물끄러미 처다본다. 침대 옆 탁자에는 갓난 아기일 때와 초등학교 갓 입학한 아이의 사진이 놓여 있고 침대에는 중학생이 된 딸 아이가 곤하게 자고 있다. 아버지는 혼잣말을 한다. '언제 이렇게 커 버렸니. 이렇게 크는 동안 난 어디에 있었니?' 아마도 이 시대의 아버지를 공감하는 대사일 것이라 생각된다.

요즘 중년을 지내는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을 보낸 우리의 부모 세대들은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가정을 만드는 것이 부모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절대적 조건으로 생각하였다. 마치 자녀인 학생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처럼 부모는 돈만 열심히 벌어다 주면 되는 것이 통상적인 가정에 대한 이해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경제적인 안정은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와의 시간에 목말라 있던 유년 시절을 보내며,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심한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부모가 되어 버린 현실은 안타깝다. 나아가 이제야 부모님들을 이해한다는 말로 자신들의 처지를 위로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다.

이 모든 것을 인정하면서도 세상이 많이 바뀌었음을 우리는 분명 느끼고 있다. 남성들에게도 주어지는 육아 휴직, 많은 기관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아버지의 육아 교육, 대중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아버지들의 모습들은 문화가 바뀌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남자들의 육아는 왜 필요한가. 사실 많은 어머니들이 남편의 육아를 그리 반기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 남편의 육아는 아내 입장에서 손이 두 번 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일으키곤 하기 때문이다. 결국 아내가 함께 육아를 하기 위해 남편을 찾는 것은 단순히 일을 줄이기 위함은 아닌 셈이다. 그럼 질문을 바꿔보자.

함께 육아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물론 아이에게 엄마, 아빠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것은 건강한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아이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아버지가 아버지로 어머니가 어머니로 성장하고 자존감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배움터가 바로 육아인 것이다. 결국 함께 육아는 부모, 자녀간 서로 좋은 시너지를 내어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보내는 미소에 아이는 미소로 답을 하고, 그 미소는 다시 부모에게 함박 웃음을 준다. 이렇게 시작되는 웃음은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초석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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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