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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6.03 17:53:21
  • 최종수정2019.06.03 17:53:21
[충북일보] 막말의 전성시대다. 자유한국당 주요 당직자들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돌아가면서 악다구니와 쌍소리를 지르고 있다. 막말 바이러스에라도 감염 된 것 같다.

*** 정치는 막말로 하는 게 아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31일 사고를 쳤다. '김정은 우위설'을 폈다.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급기야 '김정은 치켜세우기'라는 무리수까지 둔 셈이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한국당의 상습적인 막말은 월례 행사 수준이 됐다. 지난 2월엔 5·18 망언으로 광주시민들을 자극했다. 4월엔 세월호 망언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5월엔 '달창' 발언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들끓게 했다.

한국당은 스스로 지지율을 깎아먹고 있다. 지지율 확장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 한국당 지지율은 한때 민주당을 턱밑까지 쫒았다. 하지만 최근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끊이지 않고 터진 막말 때문이다.

막말은 정치권에서 사려져야 할 구태였다. 하지만 유령처럼 살아남아 정치권에 출몰하고 있다. 예든 지금이든 상대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 소통을 가로막는 건 기본이다. 하지만 부메랑이 돼 자신도 상처를 입곤 한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야성을 회복하면서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 정국의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었다. 중도확장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막말'이 터져 나왔다. 스스로 호기를 걷어찼다.

한국당의 막말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나 지지율 상승 국면을 목전에 두고 터져 나왔다. 언어의 정제 능력을 잃은 말들이 난무했다. 대개 자만심에 가득 찬 저주의 말들이었다. 하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다.

한국당의 막말은 벽이 됐다.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게 했다. 장외 투쟁을 통해 얻은 많은 걸 잃게 했다. 한국당은 현장에서 시민들의 많은 응원과 박수를 받았다. 여기에 고무됐다. 하지만 지나침이 부족함만 못했다. 막말이 이어졌다.

말은 하는 사람에 따라 품격을 달리 한다. 최근 한국당에서 터져 나온 말들은 부적절했다. 다르게 말하면 막말이었다. 한국당 의원들의 언어 수준을 보여준 사건이 됐다.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정치인에 대한 자질 평가가 됐다.

말은 시간과 장소 등 상황에 따라 의미와 뉘앙스가 달라진다. '어' 다르고 '아' 다르다. 한국당 의원들의 최근 발언이 공분을 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정치인은 어떤 경우 강한 어조로 주장을 한다. 하지만 주장하려면 반드시 논증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이 논리적으로 왜 그런지 증명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되레 역공을 당하기 쉽다. 정치인의 말에는 반드시 공정과 객관이 있어야 한다. 설득의 힘은 이 두 가지에서 발휘된다. 다시 말해 언중유골(言中有骨)의 힘이다.

막말은 아주 다르다. 공정성과 객관성이 없기 때문에 설득력도 부족하다. 훌륭한 정치는 '정치인=솔선수범' 등식이 성립될 때 가능하다. 행동하는 양심은 여전히 최고의 덕목이다. 정치인이 자기희생을 최고의 가치로 받아들이면 가능해진다.

*** 정치는 한마디 말의 예술이다

프랑스 고사성어 중에 '개와 늑대의 시간(L'heure entre chien et loup)'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에 두 번 빛과 어둠이 서로 바뀌는 시간이다. 여명과 황혼의 순간을 말한다. 이 시간 사물의 윤곽은 흐려진다. 저 언덕 너머에서 다가오는 실루엣조차 모호하다. 내가 기르던 충성스런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알 수 없다.

야당의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집권세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다. 비판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비판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사실관계에 따라 품격 있는 언어로 해야 한다. 한국당은 지금 선택의 순간 앞에 서 있다. 다시 한 번 도약하느냐, 마느냐 결정해야 한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적막과 어둠이 걷히면 세상은 명료해진다. 말의 감동은 머리에만 남는 게 아니다. 가슴에도 새겨진다.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치료제가 되기도 한다. 정치는 결코 새로운 게 아니다. 말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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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김진현 ㈜금진 대표이사

[충북일보] 독일의 생리학자 프리드리히 골츠의 실험에서 유래한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라는 법칙이 있다. 끓는 물에 집어넣은 개구리는 바로 뛰쳐나오지만, 물을 서서히 데우는 찬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온도 변화를 인지하지 못해 결국 죽는다는 뜻이다.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은 벽지·장판지 제조업체 ㈜금진의 김진현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 중소기업을 이에 비유했다. 서서히 악화되는 경기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결국 도산에 직면한다는 경고다.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지난해 중기부의 '존경받는 기업인 10인'에 선정된 김 대표를 만나 현재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을 들었다. ◇청주에 자리 잡은 계기는 "부천에서 8남매 중 7째 아들로 태어났다. 공부를 하고 있으면 선친께서는 농사일을 시키지 않으셨다.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고 싶었다. 슈바이처를 존경했고 봉사활동을 좋아했다. 인천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인하대학교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몰랐다. 의대에 원서를 넣었지만 떨어졌고, 평소 수학과 화학 과목에 소질이 있는 것을 알고 계셨던 담임선생님께서 인하대에 원서를 써 넣어 주셨다. 인하대 화공과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뒤에도 의대 진학에 대한 미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