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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메타커뮤니케이션 대표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면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얘기라면 일자리 창출이 단연 으뜸이다. 그게 공공 일자리이든 기업 일자리이든 나락에 빠져 허덕이는 대한민국 경제를 구원하는 단기 처방으로 이보다 나은 게 없다는 결론일 게다. 일자리 만들기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만, 국민들 또한 새 정부에 바라는 건 어떻게 해서든 이 국면을 전환시켜 달라는 바람이 크다. 단기적 일자리 창출이야 추경이나 정치권의 밀어붙이기로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세계 경제와 산업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변해가는 환경에서 과연 어떤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은 깊다.

광고 홍보업을 생계로 이어가고 있는 필자야말로 최근의 환경 변화가 산업과 일자리의 생태계를 어떻게 무너뜨리고 있는지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 디지털과 네트워크의 급격한 발전이 매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있으며,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던 기존 미디어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상에서 구현되는 모바일 기반 콘텐츠들이 점점 우위를 차지하면서 디지털 시대가 몰아붙이는 놀라운 변화는 두렵기까지 하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4차 산업혁명이 있다. 2015년 9월,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KAIST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으며 '인류사회에 미치는 파괴적 혁신의 영향력'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내용은 넉 달 뒤 그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4차 산업혁명' 개념의 토대가 됐으며, 그 후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쓴 나라가 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 다양한 기술이 융합돼 사회에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이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산업은 결국 살아남기 어렵다고 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 및 창의 교육을 통해 미래 시대에 걸 맞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도 한다.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인간의 창의성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일자리 문제다. 육체적 노동을 넘어 인간의 거의 모든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2020년까지 약 71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한다.

이렇듯 창의성이 정말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정작 창의적 발상으로 만들어내는 아이디어와 경험을 파는 직업에 대한 대접은 영 시원찮다. 중공업 중심 경제 발전 시기의 하드웨어 중심 사고가 아직도 지배적이다.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생각의 소산을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비즈니스는 여전히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때로는 재능기부라는 형태로 무보수의 자발적 사회 참여를 요구받기도 한다.

언젠가 모 대학 광고홍보학과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다, 광고홍보 업계의 전문가 활용 비용에 대해 토론을 한 적이 있다. 그 교수님 왈, 전문가를 쓴답시고 너무 비싼 인건비를 책정한다는 거다. 차라리 대학생 동아리 회원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당시 격분하여 그 말씀에 치명적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었다. 전문가의 비용을 인정하지 않는 풍토는 결국 전문가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고, 아이디어 전문가가 대접받지 못하는 업계에 교수님의 제자들이 취업할 회사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결국 재능기부, 무료 제공이라는 미명 아래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산업계는 존재할 수 없고, 생산적 가치가 없는 업계에 일자리는 더 이상 생길 수 없음을 단호하게 주장했었다. 그 결과는 결국 학과가 없어지는 악순환의 되풀이되는 참담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머리 쓰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많은 직업들이 제대로 인정받아야, 우수한 인재들이 그 분야로 유입된다. 돈이 흐르는 곳에 사람들이 들끓게 마련이다. 기획력, 창의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런 분야에 지불하는 사회적 비용을 아깝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우리의 경제가 살아난다는 사회 곳곳의 주장이 공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경제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와 경험의 가치가 인정받고 대접받는 풍토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는 머리 쓰는 일에서 나올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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