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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메타커뮤니케이션 사업총괄 대표

한편의 광고를 보고 가슴 뭉클한 적이 있었는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15초의 TV 광고를 보고 내 자신의 일인 양 마음 아려했던 적이 있었는가? 제품의 차별화 내지는 경쟁제품 대비 우수한 점을 내세워 구매를 유발시키는 이성적 광고에 비해 최근에는 감성 광고가 소비자의 마음을 더 움직이고 있다. 기술력의 발달과 인터넷의 보급은 정보를 탐색하는 소비자를 더 똑똑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정작 소비자는 물건을 사면서 제품의 질과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적 직관에 의지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브랜드 전문가들은 그것을 브랜드의 힘이라고 역설하기도 하고, 홍보 전문가들은 소비자와의 연결고리 즉, 퍼블릭 인게이지먼트 분야라고도 한다.

이런 부류의 마케팅이나 광고활동을 일컬어 감성 마케팅이라고 한다. 감성마케팅이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자극이나 정보를 통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호의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성이나 취향을 눈에 보이는 색채, 형태, 소재를 통해 형상화시키며 오감을 통해 느끼게 해준다. 이는 이성에 호소하기보다는 직관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감성을 자극해 주며, 좀 더 쉽고 직접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 사람들의 감성적 마음을 끌어내 브랜드와 고객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방영된 많은 광고 중에서 감성광고의 대표적 사례로 박카스 광고를 꼽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로 자리매김하기 까지 광고의 역할이 그만큼 컸다. 땀내 나는 미화원의 휴식, 백수인 청년이 첫 출근에 들떠 경쾌하게 걷는 모습에 청년의 출근을 응원하는 동네 슈퍼 사장님, 감성노동자인 콜센터 여직원의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 주는 가족의 따뜻한 목소리 등 광고를 이끌어가는 주된 이야기는 한결같이 일상 생활 속 우리들 그대로의 모습이다. 서민들의 고단한 삶 속에서 우리 이웃이나 내 가족이 흔히 겪고 있는 에피소드를 광고의 소재로 삼아 동병상련의 심정을 제대로 훑어 내고 있다. 지금까지도 박카스 광고를 온 국민이 기억하고 있는 것은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공감대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최근에 모 홍삼 브랜드에서 직장인의 생생한 모습을 통해 감성적 공감대를 자극하는 광고가 눈길을 끈다. 박카스 광고의 직장인 버전이라고 할 만 하다. "불금만 되면 망부석이 되어 회사를 못 떠나는 그 사람" 퇴근하라고 하면서 정작 본인은 야근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한 부장님 앞에서 다시 책상으로 돌아오는 부하 직원들을 보며 우리시대의 과제를 들여다 보는 듯 하다. 야근이 없는 직장, 정시퇴근,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아젠다는 젊은 직장인들에겐 꿈의 직장의 조건에 들 정도로 보편화 되어 있다. 반면, 성실함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직장생활의 미덕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중간관리자들이나 중소기업 기업주들에게는 먼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직장 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대간 의식의 차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인구절벽에 저출산,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률 저하 등의 해법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직장 내에서는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얘기로 치부하기 딱 좋은 예일 것이다. 마음 편히 휴가 한번 내고 싶어도 직장동료나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대한민국의 직장인들. 이 광고는 직장 내 일하는 방식에 대한 근원적 변화를 기대하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마음을 담백한 연출과 유머러스한 코드로 제대로 읽어내고 있다. 일상생활 속 한 켠을 찐하게 파고드는 광고야말로 소비자의 공감을 제대로 이끌어 낼 수 있다. 시대의 고민과 아픔을 제대로 반영해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광고가 될 것이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광고야 말로 진정한 감성광고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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