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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꽁꽁'…공기부양정 타고 '씽씽'

'육지 속의 섬' 옥천 오대리, 유일한 교통수단 '뱃길' 막혀
2년 전 들어온 공기부양정 덕에 위험한 얼음판 걷기 사라져

  • 웹출고시간2017.01.25 13:57:49
  • 최종수정2017.01.25 17:13:12

꽁꽁 언 대청호 얼음위를 달리는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 공기부양정.

ⓒ 손근방기자
[충북일보=옥천] 대청호 연안마을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는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린다.

험한 산과 호수에 둘러싸여 배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마을 10가구 14명의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2.1t짜리 나룻배(철선)다.

생필품 구입부터 농산물 출하에 이르기까지 이 배를 타야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다.

그러나 호수가 얼어붙는 겨울철에는 바깥출입이 곤란해진다. 뱃길이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날이 많아서다.

발이 묶인 주민들은 폭 500m의 얼음판 위를 맨몸으로 걸어 다녔다. 말 그대로 목숨 건 바깥나들이다.

위험을 보다 못한 옥천군과 한국수자원공사는 2년 전 이 마을에 공기부양정(호버크래츠트·Hovercraft)을 선물했다.

선체 밑에서 압축공기를 내뿜어 물 위나 얼음판 위를 자유롭게 오가도록 특수제작한 선박이다.

이 선박이 들어온 뒤 주민들의 겨울나기는 한층 안전하고 편해졌다. 위험천만한 얼음판 걷기가 사라졌고, 뱃길을 뚫기 위해 얼음을 깨는 모습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25일 전직 이장이면서 공기부양정 관리를 맡는 조병복(64) 선장은 "읍내 나가는 주민들을 태우고 나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청호는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였다.

하지만 최강 한파가 몰아치면서 불과 며칠 새 호수가 꽝꽝 얼어붙었다.

조 선장은 "사흘 전까지 살얼음을 깨면서 나룻배를 운항했는데, 어제부터는 아예 항로가 막혔다"며 "얼음이 차츰 두터워지고 있어 당분간은나룻배 운항이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호수가 얼음으로 뒤덮였지만, 주민들은 예전처럼 발 묶일 걱정을 하지 않는다. 공기부양정을 타고 꽁꽁 언 호수 위를 마음놓고 질주할 수 있어서다.

권병학(70) 이장은 "예전에는 읍내 친척 집이나 자녀 집으로 거처를 옮겨 겨울을 나는 주민이 많았는데, 올해는 이런 풍경이 사라졌다"고 공기부양정이 몰고 온 변화를 설명했다.

이어 "겨울에는 꿈도 못 꾸던 성묘까지 가능해졌다"며 "이번 설에도 제법 많은 출향인이 조상 묘를 둘러보기 위해 마을로 들어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조 선장은 '설 연휴 특별근무'를 계획하고 있다.

이른 아침 차례를 올리고 나면 마을 밖 선착장으로 공기부양정을 끌고 나가 성묘객을 맞는다는 계획이다.

그는 "오랜만에 고향에 오는 출향인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24시간 출동체제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곳을 포함해 대청호 연안마을 2곳에 공기부양정을 배치했다.

그 덕분에 교통 오지 주민들의 겨울생활이 한결 수월해졌다.

옥천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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