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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군인체육대회 '재주는 충북이 돈은 서울이'

선수단 2천700명 괴산 입촌… 비용은 서울 여행사 뱃속으로

  • 웹출고시간2015.09.15 20:04:47
  • 최종수정2015.09.15 20:11:58
[충북일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말이 있다. 고생은 다 해놓고, 엉뚱한 사람에게 이득을 넘겨준다는 뜻이다. 대개 약삭빠른 '왕서방'을 꼬집을 때 즐겨 쓰이나 때론 제몫도 찾아먹지 못하는 미련한 '곰'을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충북의 관광 정책이 딱 이와 같다. 재주는 실컷 부리고 돈은 왕서방에게 뺏기는 '곰'과 다르지 않다. 관광객을 모집하고, 각종 상품을 개발해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여행사가 없어 서울에 돈다발을 안겨주는 식이다.

최근의 2015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도 그랬다.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 입촌하는 선수단 2천700명의 관광 상품개발을 충북이 아닌 서울의 한 여행사와 계약한 것이다. 단기간 내 수십여개국, 수천명의 외국인을 관광시킬 능력을 가진 여행사가 충북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도 관계자는 "지난달 중국 전담여행사 2곳이 충북에 처음으로 생겼으나 아직 영어권 나라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여행사는 없다"며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서울의 큰 여행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충북관광협회 측도 "1~2천명의 외국인을 단체로 관광시킬 수 있는 단독 여행사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외국인 관광객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충북의 인프라 부족으로 앉아서 떡을 먹게 된 서울의 여행사는 곧바로 관광코스 4가지를 개발했다. 괴산유기농엑스포, 청주 수암골, 영동 국악체험촌, 제천 청풍문화재단지 등의 관광 일정과 증평 인삼, 현대백화점 충청점, 육거리시장 등의 쇼핑 코스를 짰다.

1인당 관광비용은 코스별 32~41달러. 개인적으로 관광지에서 쓰는 돈 외에 패키지 경비는 모두 서울 여행사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가 지원하는 관광버스비 5천만원도 해당 여행사 몫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전형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런데도 충북도는 여전히 '여행사 인프라' 탓만 하고 있다. 평소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없어 외국인 전담 여행사가 없다는 건데, 최근 몇 년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세계 엑스포를 개최한 충북도의 해명치고는 어째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익명의 한 공무원은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다'는 경제 논리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며 "이젠 '공급', 즉 투자를 먼저 해놓고 수요를 개발해야 하는 세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충북의 외국인 관광 전담 여행사를 중국 뿐만 아니라 영어권 등 세계 모든 국가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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