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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세종 신도시의 '좌청룡'

3년 전 화재 발생한 세종시 전월산 가보니…
산불 흔적 그대로 방치 …둘레길 시설물·등산로 보수 시급
시민들 "도시 흉물 왜 그대로 두나" 비난

  • 웹출고시간2015.03.30 18:59:55
  • 최종수정2015.03.31 13:16:59
봄철을 맞아 세종시의 대표적 시민 휴식공간인 세종호수공원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공원 수상무대섬에서 북동쪽을 바라보면 한 눈에 들어오는 산이 바로 전월산(해발 260m)다. 하지만 이 산은 국내에서 가장 크고 조경이 아름다운 호수공원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흉물스럽다. 3년전 정상 부근에서 난 산불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호수공원 수상무대섬과 안 어울리는 흉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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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명산인 전월산이 3년전 정상 부근에서 난 산불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매우 흉물스럽다. 산 인근 밭에서 올려다 본 전월산 모습.

ⓒ 최준호 기자

세종시의 명산인 전월산이 3년전 정상 부근에서 난 산불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매우 흉물스럽다. 인근 세종호수공원에서 바라본 전월산 모습.

ⓒ 최준호 기자
'3월 문화가 있는 날'이었던 지난 25일(수) 오후 7시부터 세종호수공원 가운데에 있는 수상무대섬에서는 서울윈드앙상블의 '친숙한 뮤지컬 음악여행'이 공연됐다. 김응두 씨(숭실대 음악원 주임교수) 가 지휘하는 서울윈드앙상블 오케스트라가 출연해 웨스트사이드스토리,오페라의 유령,맘미미아 등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줬다.

무대섬에서 열린 올해 첫 공연이어서 이날 오후 일찍부터 공연장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들었다. 하지만 전월산 화재 현장이 눈에 거슬린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윤성주(32·여·회사원·대전시 유성구 도룡동)씨는 "세종호수공원도 구경할 겸 공연을 보러 왔는데,무대 바로 앞에 나무가 불에 탄 산이 있어 보기가 안 좋았다"며 "당국이 왜 방치하는 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공무원 출신 남성식(66·세종시 아름동)씨는 "세계적 명품도시라는 세종시에 이런 흉물스러운 산이 있다니 시민으로서 창피하다"며 "당국이 화재 현장을 복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숯검댕이 상태로 서 있는 나무들도 눈에 들어왔다"

기자는 지난 27일 오후 혼자 전월산에 올랐다.

이 산에 오른 것은 지난 2013년 8월 30일 이후 1년 7개월만이었다. 그런데 최근 산 주변에 새 도로가 나면서 입구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산 입구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주차장도 사라졌다. 행복도시건설청이 2013년 7월초 말끔히 정비한 둘레길의 이정표 등 시설물은 대부분 눈비에 훼손돼 식별이 어려웠고,등산로도 보수가 필요해 보였다.

세종시의 명산인 전월산이 3년전 정상 부근에서 난 산불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매우 흉물스럽다. 지난 27일 산 정상 화재 현장 모습.

ⓒ 최준호 기자
등산로 입구에서 1.2km쯤 올라가자 산 정상이 나타났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산불로 정상 부근의 큰 나무들이 사라진 결과 세종호수공원,아파트숲 등 신도시의 주요 경관은 눈에 잘 들어왔다. 하지만 숲이 무성한 여름이었던 2013년 8월과 달리 아직 새싹도 거의 돋지 않은 봄이어서,현장 분위기는 더욱 썰렁했다. 흉칙스러운 산불 흔적 사이로 조그마한 진달래와 개나리가 꽃을 피운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세종시의 명산인 전월산이 3년전 정상 부근에서 난 산불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매우 흉물스럽다. 산불이 난 자리에 지난 27일 진달래와 개나리꽃이 활짝 피어 있다.

ⓒ 최준호 기자
불에 타 죽어 벤 뒤 쌓아 놓은 나뭇더미 중간중간에 숯검댕이 상태로 서 있는 나무들도 눈에 들어왔다. 산을 내려오다가 입구에서 60~70대로 보이는 남녀 2쌍을 만났다.

최근 신도시 도담동으로 이사 왔다는 그들은 인근 원수산에서 둘레길을 따라 왔다고 했다. 일행 중 한 남성은 "전월산에서 몇년 전 산불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현장을 직접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왔다"고 말했다.

◇신도시 가장 잘 내려다 보이는 전월산

세종시의 명산인 전월산이 3년전 정상 부근에서 난 산불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매우 흉물스럽다. 지난 27일 산 정상 며느리바위에서 내려다 본 세종 신도시 전경.

ⓒ 최준호기자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신도시) 건설 지역은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로 풍수지리가 좋은 곳이다. 그래서 예부터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이라고 불렸다.

3산은 주산인 원수산, 좌청룡 격인 전월산,금강 남쪽의 괴화산을 일컫는다. 2수는 금강과 미호천이다. 앞으로 세종시민들의 근린공원 역할을 하게 될 전월산(轉月山)은 신도시 조망이 가장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이 2010년 2월 펴낸 '한국지명유래집 충청편'을 보면 이 산의 동쪽에서 금강과 미호천이 합류,강물이 삼태극(三太極 )의 형상으로 돈다고 한다. 따라서 달밤에 이 산에서 동쪽 강을 내려다보면 "강에 비친 달(月)이 돈다(轉)"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산 정산에는 용천(龍泉)이란 우물과 함께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꼭대기에선 구경하기 힘든 버드나무가 자라고 있다. 산 아래 금강 건너 금남면 반곡리(盤谷里) 마을이 바라보일 정도로 버드나무가 크게 자라면 반곡리 아낙들이 미치거나 바람이 난다고 해서,마을 청년들이 밤에 몰래 산에 올라버드나무 가지를 잘랐다는 전설이 남아 있는 곳이다. 사진 찍기 좋은 장소인 상여바위와 며느리바위도 스토리텔링의 좋은 소재다.

지난 2012년 5월 29일 새벽 발생한 세종시 전월산 화재 현장 모습.

ⓒ 사진 제공=연기소방서(현 세종시소방본부)
하지만 이 산 정상 부근에서는 시가 출범(2012년 7월)하기 적전인 2012년 5월 29일 새벽 3시 29분께 화재가 발생,임야 1㏊(3천평)가 탄 뒤 5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화재 원인은 한 무속인이 기도를 위해 피워놓은 '촛불'이었다.

세종 / 최준호기자 choijh5959@hanmail.net

전월산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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