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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5.01 15:20:56
  • 최종수정2014.05.01 15:20:56

이정길

충북보건과학대학교 문학박사

불가에선 인생을 고해(苦海)를 항해하는 배와 같다고 한다. 세상살이 가운데 즐거움도 있고 기쁨도 괴로움도 슬픔도 있을 터인데 왜 괴로울 고(苦)로서 표현하였을까. 아마 가장 견디기 힘들고 잊혀지지 않는 것이 괴로움이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왕에게 물었더니 그가 산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날은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은 어느 해보다 그 의미를 더욱 새기게 되었다. 아까운 어린 생명들을 포함하여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흔히 인명은 재천(在天)이라고 한다. 그리고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고도 한다. 모두 망자(亡者)를 위로하는 말 일게다. 먼저 간 자식을 가슴에 묻고 오열하는 부모님, 부모를 잃고 돌아올 줄로만 아는 어린 아이 등. 유가족들은 망자의 무덤 속에 대한민국도 함께 묻고 싶었을 게다.

안전 불감증, 리더십 부재의 나라. 청년들 70% 이상이 대학졸업의 지식인들인데 너무 많이 알아서 일까. 기본과 원칙은 있되 실행되지 않고 있다.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규정을 어겨가며 쌓여진 과적 화물들, 그리고 승객들은 이미 언젠가는 폭발될 폭탄처럼 위험선상에 노출되어 있었다.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장시간 운전하는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등, 노후 된 배, 차량, 장비들은 왜 아직도 사용 중인가. 모두가 한 푼이라도 더 벌려는 이윤추구의 욕심 때문이 아닐까.

네 잎 크로바가 상징하는 것은 행운이다. 그리고 세 잎 크로바가 상징하는 것은 행복이다. 흔히 세 잎 크로바를 찾기는 쉽지만 네 잎 크로바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사람들은 찾기 어려운 네 잎 크로바를 찾으려고 하다가 정작 갖고 있는 세 잎 크로바조차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행운만을 좇다가 행복마저 깨는 사람들. 이렇게 노랫가락에도 있듯이 한 치 앞을 모르고 사는 게 인생인 것 같다.

그리고 끝내 그 욕심이 채워지지 않으면 낙담하고 자살을 한다. 우리보다 가난한 티벳, 네팔, 캄보디아, 필리핀 등과 같은 나라는 행복지수가 높은데 반해 우리는 생명을 경시하여 쉽게 아까운 삶을 포기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우리 모두가 부처라고 하였다. 우리 개개인 모두에게는 불심(佛心)이 있다고 믿으면 내가 곧 부처이므로 자살을 생각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 내가 곧 부처이다.

우리는 그걸 자주 잊고 살고 있다. 부처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너그러움이 생기고, 욕심을 내지 않게 된다. 항상 이타적(利他的)인 생각이 들어 남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성지(聖地)를 찾는다. 그곳에 가면 속세에 살면서 속된 생각에 찌든 마음의 때를 잠시나마 내려놓게 되기 때문이다. 부처님 앞에 앉아서 그동안의 묵은 생각들을 잠시 정리하면서 선(善)한 생각으로 돌아가 세상 보는 눈을 갖게 되면 안보이던 사실도 보게 되니 이를 깨달음이라 할 것이다.

후회는 항상 늦게 오는 법, 깨달음을 통하여 인생을 배우며 자신을 담금질하면 그래도 내일은 나아지지 않을까. 고뇌(苦惱) 속에 무거웠던 마음을 내려놓으며 훌훌 털고 일어서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무(無)에서 시작된 인생인데 무엇이 아까우랴.

4월은 너무 잔인한 달이었다.

이제 땅속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솟아나오려고 몸부림치는 처절함들이 마치 바닷물 속에서 살고자 했던 어린 삶들처럼 상상조차 싫은 그 잔인한 순간들을 세월호 속에 묻어버려야 한다.

그리고 다시 5월의 시작이다.

잔인한 해는 여전히 동쪽에서 떠오르고 있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향해 외쳐 보자. 너를 향해 ! 추스르기조차 힘든 몸이지만 이 세상 끝까지 좇아 너를 끝내 이기리라.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자살률, 이혼률이 높은 대한민국이다. 우리 모두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자꾸 되새김 해보자.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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