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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6.23 16:48: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박영수

수필가·딩아돌하문예원 이사장

'그가 남긴 시는 많지 않으나 한 편 한 편이 차돌처럼 단단하고 별처럼 반짝인다. 그의 시는 그 이전의 아무와도 같지 않으며, 또 그 이후 그와 같은 시는 아무에게도 없었다.'(신경림) 충북이 낳은 현대문학사의 거목 신동문(辛東門) 시인 서거 20주기의 해를 맞아, 선생을 기리는 문학상이 제정되었다. 충북 유일의 시 전문 계간지 <딩아돌하>에서는 올해부터 청주시의 후원을 받아 신동문문학제를 열기로 하고, 그 중심행사로 '청소년 문학상'을 공모키로 한 것이다.

지난 14일 선생의 문하생인 이상훈, 임찬순, 필자를 비롯, 권희돈, 임승빈, 김승환, 박순원 교수 등 7명을 위원으로 하는 문학상운영위원회가 발족되면서,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공모요강이 확정되었다. 발표와 시상은 선생의 서거일인 오는 9월 27일을 전후한 문학제 개막식에서 있게 된다.

현재 전국에는 기성 문인을 위한 문학상은 기백을 헤아리고 있으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삶을 북돋는 시상제도는 손을 꼽을 정도로 미미하다. 특히 이번에 고교생만이 아닌 근로청소년들까지도 응모 대상에 포함시켰다. 의미 있는 일이다.

왜 일반 문학상이 아닌 청소년문학상인가. 여기에는 시인의 생애와 깊은 연관이 있다. 청주(문의)에서 출생(1927년)한 선생은 고향에서 30대 중반까지 시작활동을 하며 머무는 동안, 당시 시심(詩心)을 키우던 지역 문학 소년들에게 가르침의 손길을 뻗쳐, 다수의 출중한 문인을 배출했고, 그들은 한국문단의 중견으로 성장하여 고향을 빛냈다.

1956년 선생의 지도를 받으며 탄생한 고교생 연합동아리 '푸른문 문학동호회' 창립 멤버 중 61년 김문수(소설), 조장희(동시)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나란히 당선됨을 시작으로, 윤혁민(방송작가), 임찬순(희곡), 조상기(시), 홍기삼(평론), 김홍은(수필) 등이 속속 등단했다. 열악했던 향토문단은 고무되었다. 이러한 공로로 선생은 제1회 충북문학상과 제1회 충청북도문화상(현 도민대상) 예술부문상을 받은 바 있다.

선생은 조선일보 당선작 <풍선기>와 <내 노동으로>를 비롯한 문제작 가운데 <아! 신화같이 다비데군(群)들>은 4,19혁명의 시대정신을 '횃불처럼 선명하고 폭포처럼 강렬하게 노래한 명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시들은 단양 수변공원, 청주 발산공원 그리고 문의 문화재단지에 시비로 세워져 있다.

그러나 <경향신문> 특집부장, <창작과 비평> 대표 등 언론, 출판계에서 민족의 문제, 사상의 문제에 전향적인 탁견을 제시하다가 때를 만나지 못해 절필에 이른 것은 우리 문단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었다.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긴 여운을 남긴' 신 시인은 1993년 사후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이채로운 음역을 선보인 시인', '기성시의 감옥을 파괴한 부정의 시학', '절필로 부조리에 맞선 반골시인'으로 재평가되면서, 석, 박사 학위 연구논문도 줄지어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청주시의 작고예술인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올 가을부터 신동문 문학제가 열리게 된 것은 시의적절한 뜻 깊은 일이다. 앞으로 이 사업이 체계적, 지속적으로 발전해 간다면 청주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문학인구 저변확대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신동문청소년문학상, 이제 출발선상에 섰다. 무엇보다도 관련 기관과 신 시인 선양에 뜻을 함께하는 지역 문학인들의 참여와 의지가 관건이다. 모쪼록 이 상이 전국의 청소년 문사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든든한 멘토로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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