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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로 내몰리는 청주 농수산물 도매시장 상인들

영세상인들 생존권 수호 위해 벼랑끝 대치
"실체없는 건설회사의 편익상가 낙찰은 무효
힘들고 외로운 투쟁 많은 관심 가져줬으면…"

  • 웹출고시간2012.11.25 20:04: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 편익상가 점포 운영권을 대전 K건설회사가 낙찰받으면서 도매시장 상인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도매시장 내에는 입찰결과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 김태훈기자
하루 아침에 겨울 찬바람이 부는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청주 도매시장 편익상가 상인들을 만난 것은 주말인 지난 24일 오후 8시.

늦게까지 장사를 하던 과일·야채상과 횟집, 다농엘마트 직원들의 표정에서 두려움과 서러움이 엿보였다.

S횟집에서 만난 한 상인은 취재 중인 기자의 손을 꼭 잡고 "언론에서 그동안 너무도 많이 도와줬다. 그런데 이제부터 싸움이다. 힘들겠지만 우리 서민들을 위해 더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언론보도가 이뤄질 때마다 신문을 돌려보며 입찰단계부터 낙찰 과정까지 모든 문제를 공유하고 있었다.

이날 횟집을 방문한 손님들도 이구동성으로 청주시의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을 성토했다.

시민 최모(48·청주시 봉명동)씨는 "집 근처에 있는 도매시장을 수시로 찾고 있다. 과일과 채소를 사고 때로는 친구들과 횟집에서 소주를 마시기도 하는 등 이 곳은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우리의 시장이다"며 "이런 도매시장 내 편익상가를 지역과는 무관한 타 지역 업자들에게 넘겨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옆자리에 동석한 시민 김모(49·청주시 운천동)씨 역시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고 하는 민주통합당 소속 한범덕 시장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제라도 모든 문제를 감안하고라도 시장이 직접 나서서 도매시장 사태를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편익상가 내에 입주한 김봉진 주성신협 이사장은 "낙찰업체의 업종을 보면 건설업과 부동산, 수산물 도·소매업 등이다. 그런데 이 업체는 금융업을 할 수 있는 허가사항이 없다"며 "그런데도 금융점포가 입점해야 할 주성신협 자리까지 이 업체가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입찰은 무효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편익상가 상인조합의 우현배 조합장은 "자체 조사 결과 이번 낙찰업체는 건설과 부동산 부문에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다만 대전 노은 도매시장에서 수산 도·소매업을 영위한 흔적이 있지만 지난 7월 계약해지로 현재 명도소송이 진행중인 업체로 알고 있다. 이 같은 업체의 문제점도 가려내지 못하는 현재의 입찰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성천 청주시 농수산물 도매시장 중도매인연합회장은 "편익상가는 그동안 도매시장 내 법인과 중·도매인과 함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상당수 업역이 중복되는 대전지역 유통업자를 끌어들이면 상당수 중도매인들이 '사업권 반납' 등 극단적인 선택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도매시장 구성원들은 이어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지지에 대한 감사의 뜻도 잊지 않았다.

편익상가 조합원 A씨는 "지금 청주에서 빚어지고 있는 도매시장 문제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는 물론 신문과 방송 등 모든 매채에서 청주시 행정을 비판하고 있다"며 "청주시는 지역사회 구성원 누구도 희망하지 않는 이번 입찰에 대해 당장 무효화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겨울 찬바람이 매서운 도매시장에서 시 행정을 규탄하는 대형 플래카드의 펄럭이는 소리와 함께 상인들의 아우성이 뒤섞여 함성으로 들려왔다. 옷깃을 세워 바람을 막으며 취재를 나섰던 기자의 마음도 더욱 심란해졌다. '민심(民心)은 시장에서 나온다'라는 한 상인의 하소연이 기자의 귓전을 맴돌기만 했다.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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