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좋은 집 - 31. 제천 고암동 '우돈명가' [충북일보] '우돈명가'는 언제나 분주하다. 손님들이 가게를 가득 채우는 식사 시간은 물론 손님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적막이 흐를 시간이 없다. 김은미 대표가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게 앞 항아리에 있는 장들을 살피고, 가게 곳곳에 방향효과를 위해 달아두는 약재들을 포장하거나 후식으로 늘 준비해두는 식혜와 수정과에 정신을 빼앗겨 있기 일쑤다. 다양한 메뉴에 걸맞은 식자재들을 손질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어떤 손님들의 식탁에는 메뉴판에 없는 메뉴들도 종종 올라와있다. 재료만 있다면 단골손님들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천성이 부지런한 사람이다. 젊은 시절 미용 일을 하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잠시 일손을 내려놨을 때도 조리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취득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곤 했다. 아이들이 제법 컸을 때 그의 손맛을 아는 지인들이 식당을 권유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겁 없이 식당을 열었을 때도 음식을 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그저 가족에게 먹이듯 정성을 다해 손님을 대접하면 그뿐이었다. 김 대표의 요리가 조금 바뀐 건 2007년 즈음이다. 제천시에서 한방엑스포를 준비하면서 지역 약선음식연구회가 만들어졌다.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약선 요리에 관심 있었던 많은 이들이 뜻을 모았다. 농기센터와 세명대 등 조금만 찾아보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부지런한 김 대표가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마다할 리 없었다. 공부할수록 어려운 것이 약선 이었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했다. 수십 년 음식을 다뤄온 연구회원들도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발전할 수 있었다. 이미 단골들에게 인정받던 솜씨에 약선을 더하니 맛과 건강이 동시에 충족됐다. 약선 곱창전골, 약선 수육 등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새로운 메뉴가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헛개와 황기, 오가피 등 13가지 약재를 우린 육수는 우돈명가의 핵심 비법이다. 비법 육수가 자작하게 담긴 삼겹살 수육은 돼지고기와 궁합을 맞춘 약재들로 독특한 향과 맛을 만들어냈다. 버섯전골, 불낙전골, 곱창전골, 생선구이 등에 들어가는 약재는 각각의 재료와 어울리는 또 다른 조합으로 구성된다.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9~10가지 반찬 역시 김 대표의 정성이 그대로 담겼다. 5월이면 각종 약초나 새순을 이용해 만드는 장아찌들이 계절을 불문하고 손님들의 입안을 향기롭게 채운다. 제철 나물들을 무쳐내는 반찬들도 화려하진 않지만 부족함이 없다. 김 대표의 생각대로 약초와 채소들을 조합해 만들어내는 특별한 반찬들도 인기다. 주문한 메뉴를 먹으면서 다른 메뉴도 먹고 싶다고 말하는 손님들이 부지기수다. 먹으면서 다음을 예약하는 재미있는 구조다.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은 자신이 사는 동네에 분점을 내달라고 볼멘소리를 건네기 일쑤다. 15년이 넘는 세월 꾸준히 발전해온 우돈명가다. 우돈명가를 찾는 사람들 가운데 90% 이상이 단골손님이란다. 앞으로도 단골손님들의 비율은 계속 유지될 것 같다. 우연히 가게를 찾은 10%의 새로운 사람들도 우돈명가의 맛을 보고 나면 단골을 자처하게 될 테니 말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청주시의회의 후반기 원구성에 후보등록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결국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6일 국민의힘 김태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청주시의회 회의규칙 일부 개정안'을 심사한 뒤 부결시켰다. 당초 운영위 10명의 위원 중 5명이 이 개정안에 공동서명해 상임위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높았지만 최종적으로 진행한 표결에서 반대표가 과반을 넘어섰다. 결국 이 개정안은 상임위의 문 턱을 넘지 못했지만 본회의에서 재차 다뤄질 여지도 있다.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했더라도 지방자치법 81조에 따라 재적 의원 3분의 1인 13명의 서명을 받아 본회의에 직접 안건을 상정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개정안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린 의원만해도 18명에 달해 가능성도 높다. 당초엔 19명이 공동 발의를 했지만 국민의힘 이상조 의원이 찬성표를 거둬들이면서 18명이 공동 발의하게 됐다. 다음달 2일 열리는 3차 본회의에서 이 개정안이 다시 도마위로 올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의원이 제안한 후보등록제 방식은 후보등록과 정견발표, 본회의 무기명 비밀투표로 의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국민의힘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정부가 30일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확정 발표하는 가운데 충북은 첨단재생의료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분야의 최종 후보 지역으로 선정된 청주 오송은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바이오 개발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된다. 오송이 유치에 성공하면 바이오와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글로벌 혁신특구를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충북(첨단재생바이오), 부산(차세대 해양모빌리티), 강원(AI 헬스케어), 전남(에너지 신산업) 4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규제·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가 적용되는 특구 지정을 결정해 5월 고시할 방침이다.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한 충북은 최종 지정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지인 청주 오송은 연구개발 등의 기획 단계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원스톱 추진이 가능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
[충북일보] 저탄소 식생활을 가장 손쉽게 실천하는 방법은 바로 지역 먹거리인 '로컬푸드(Local Food)'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다. 로컬푸드는 침체된 지역농가도 살리고 운송·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이동과 다단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식품을 의미하며 국가나 단체·협회마다 다르게 규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농산물직거래법)'에 따라 '특별자치시·특별자치도·시·군·구(자치구)에서 생산·가공된 농산물로서 해당 지역에서 유통·판매되는 것을 지역농산물'로 정의하고 있다. 로컬푸드는 농가 소득증대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측면에서 활성화됐으나 탄소 배출량, 즉 푸드마일리지를 줄이는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로컬푸드를 구매하고 싶어도 거주하는 지역에서 농식품이 생산되지 않는다면, 판매처가 없다면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로컬푸드가 가장 활성화된 지역은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을 꼽을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완주군 면적은 821.3 ㎢로 전북 전체 면적(8천78㎢)의 10.2%를 차지한다. 전북 1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