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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1.28 16:59:00
  • 최종수정2023.11.28 16:59:00

임종훈

충북도의회 사무처 행정문화위원실 주무관

북유럽의 작은 섬나라 아이슬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성평등한 나라'로 꼽힌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성평등지수'에서 지난 2009년부터 8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나라다. 남성 육아휴직 의무제와 다양한 보육 정책으로 여성 노동참여율이 88%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이러한 내용만 보면 아이슬란드는 평화롭고 갈등이 없어 보이지만 최근 흥미로운 뉴스를 접했다.

아이슬란드 여성의 90%가 참여해 성평등을 요구한 1975년의 '24시간 파업'이 48주년을 맞은 지난 10월 24일 남녀 임금 격차 해소와 성차별적 폭력 근절을 요구하며 또다시 일어났다. 완전한 성평등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아이슬란드의 여성 총리도 총파업에 동참했다는 내용이었다.

성평등지수 1위인 나라에서 완전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총파업을 실시했다는 뉴스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으며 우리나라의 상황을 돌아보게 했다.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는 전체 146개 국가 중 105위였다. 최근 몇 년간 줄곧 100위권 안팎에 머물고 있다. 순위만 보면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과정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우리나라 역시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은 점차 바뀌고 있다.

한가지 예로 우리나라의 결혼문화를 보면 아내의 역할은 남편의 사회생활을 뒷받침해 주는 것으로 한정됐으며, 딸을 낳은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의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미 오래 전부터 여성이 경제활동의 주체로 자리 잡았으며 사회 전 분야에서 역량을 펼치고 있다. 여성의 행복한 결혼생활은 남편에 대한 내조에 한정되지 않고 가정의 행복, 부부간의 배려와 존중 등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공직사회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선배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예전에 육아휴직을 쓰려면 주변의 눈치를 많이 봐야 했으며 출산 전후 3개월 정도밖에 휴직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제는 남녀 모두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와 함께 여성 관리자의 비율이 이전보다 증가하는 등 우리 공직사회의 성평등 문화가 아이슬란드만큼 빠르지는 않아도 조금씩 발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성고정 관념에 따른 인사, 업무 분담, 조직문화 등 공직사회 내부에는 잘못된 관행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관행들을 없애기 위해서는 많은 공직자들이 그동안 당연스럽게 여기던 행동들을 돌아보고 습관을 바꾸는 등 다 함께 변화의 움직임에 동참해야 한다. 하나씩 바꿔나가다 보면 공직사회에서의 바람직한 성평등 문화가 민간 부문까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아이슬란드처럼 성평등을 '국가 브랜드'로 삼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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