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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체육회장 선거인단 100명 적정”

지역 체육계 원로가 바라보는 민간인 체육회장 선출

  • 웹출고시간2019.09.08 19:38:00
  • 최종수정2019.09.08 19:38:00
[충북일보 김태훈기자] 지난 1월 공포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은 해당 지역의 당연직 체육회장을 맡을 수 없게 됐다. 70년 넘게 이어져 온 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이 금지됨에 따라 각 지방체육회는 민간인 체육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하지만 민간 체육회장 선출 방식을 놓고 지방체육회와 대한체육회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방체육회는 내홍에 휩싸일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체육인들의 독립성·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개선책이 자칫 체육회 내부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변화의 변곡점이 될 '민간인 체육회장 선거'.

지역 체육계 원로인 김선필 충북역도연맹상임고문(전 충북체육회 사무처장)을 만나 이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김선필 충북역도연맹 상임고문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 대한 생각은

"해방 후 70여 년 동안 지방자치단체장이 체육단체장을 맡아 왔다. 즉, 관례법이 됐다. 관련법을 개정할 시기가 온 건 맞다. 지방체육회가 예산은 지자체로부터 받으면서 대한체육회 규정을 따르는 이원화된 구조를 바꿔야 한다. 하지만 변화에 맞는 여건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은 지방체육회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고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지만, 너무 급하게 밀어 붙였다. 정치권의 갑질이자 졸속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대의원 확대기구' 방식으로 민간인 회장을 선출하도록 했다

"선거 방식은 가장 큰 관심사다. 충북의 경우 도 300명, 시 100명, 군 50명 정도의 선거인단이 구성될 전망이다. 정치적 논리에 따른 결과라고 본다. 지방체육회에서는 선거인단 규모가 커지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선거 방식을 놓고 대한체육회와 지방체육회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체육회는 이사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선거 방식을 의결했다. 원로의 입장에서 보면, 선거인단 규모가 커질수록 선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정치적 논리가 개입해 체육인 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도 선거인단은 도와 각 시·군의 대의원 및 교육청 관계자가 포함된 100명 정도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선거일정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 체육회장 선출 과정에서 혼란이 야기될까 걱정이다"

◇어떠한 대안들이 있나

"다시 말하지만 선거인단 규모가 축소돼야 한다. 또한 선거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정우택·김수민 의원을 비롯한 몇몇 국회의원들이 민간 체육회장 선거를 2년 간 유예하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개정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임원의 선임 및 해임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총회에서 덕망 있는 사람을 회장으로 추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도 생활체육회와 전문체육회가 통합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완전한 통합을 이루지 못한 협회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심각한 갈등과 분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은 추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체육회의 법정법인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에 속한 법정법인화가 되고 그에 맞는 예산제도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대한체육회는 공법상 법인이지만, 지역체육회는 대한체육회의 정관에 따른 지회로서 임의단체에 해당한다. 즉, 법인이 아닌 상태에서 민간회장이 선출되면 예산 지원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민체육진흥법상 법인화가 돼야 한다. 지자체에 대한 지방체육회의 높은 재정의존도가 문제다. 예를 들어 도지사가 체육회장을 맡지 않으면 도가 도 체육회에 예산을 지원할 근거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관련 조례가 제정돼야 한다. 한편, 지방체육회가 법인화될 경우 장애인체육회에서도 법정법인화를 주장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역시 유예기간이 필요한 이유다"

◇체육회장 겸직 금지법을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에는 장·단점이 있다. 궁극적으로 체육인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민간회장이 필요하다. 이를 개선할 시기가 왔다. 하지만 70년 넘게 유지돼 온 제도의 장점도 살려야 한다. 보완책이 없는 상황에서 회장만 바뀐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체육인이 자율성을 갖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예산지원과 법정법인화 문제 등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체육계 발전을 위한 당부의 말씀은

"올림픽과 전국체전을 바탕으로 국내 생활체육이 성장할 수 있었다. 엘리트체육이 발전할수록 생활체육도 성장한다. 엘리트체육 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체육시설들을 시민들에게 개방해야 한다. 현재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많은 체육시설들이 대회 위주로만 개방되고 있다. 또한 지방체육회에서 실업팀 육성에 힘써야 한다. 민간 회장이 선출될 경우 예산 문제로 인해 실업팀 육성에 소홀할 수 있다. 경기도 좋지 않지만 실업팀에 대한 지원은 최소한 현재 수준만큼은 유지해야 한다. 체육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체육인들 스스로 화합하고 헌신해야 한다. 체육인들이 규합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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