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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고수는 감추고 하수는 뽐낸다." 인생의 지혜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경구다. 절대 고수, 진정한 강자가 그리운 시절이다. "산이 거기 있기에(Because it is there.)"를 떠올린다.

*** 도내 산악인 11명 등정 성공

산을 좋아 하기 시작하면 한 가지 꿈을 꾼다. 가장 먼저 지리산(1,915m)을 한번쯤 종주하고 싶어 한다. 기회가 되면 히말라야 산군에 들려 한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8,848m)에도 오르려 한다. 산이 거기 있기에 꾸는 꿈이다.

충북의 바이오 벤처기업 임직원들이 세계 최고봉에 올랐다. 파이온텍 최진철·전재민 대원이 지난 5월16일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 충청북도기를 펼치고 충북 발전과 도민 안녕을 빌었다. 가족들의 소망을 담은 USB도 산정에 묻었다.

충북과 에베레스트 인연은 깊다. 벌써 40년이 넘었다. 1977년 고상돈(1979년 사망·청주대 출신)이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루트는 남동릉 루트를 선택했다. 58번째 등정자였다. 국가별로는 8번째였다.

물론 한국에선 처음이었다. 그 후 에베레스트는 충북과 인연을 맺는데 10년을 더 요구했다. 마침내 1987년 허영호(청주대)가 등정에 성공했다. 두 번의 시도 끝에 셰르파 앙 리타와 함께 올랐다. 다시 또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1993년 대한민국 여성원정대가 꾸려졌다. 충북여성산악인 대표주자였던 지현옥(서원대 산악부)이 대장을 맡았다. 지현옥은 대원과 세르파 등 4명과 함께 정상에 섰다. 세계적으로는 16번째 여성 등정자였다. 한국 여성으론 처음이었다.

2000년엔 충북산악연맹이 원정대를 꾸렸다. 윤홍근(청주대) 대장과 7명으로 조직됐다. 김웅식(청주대), 조철희(청주대), 홍순덕(청주대)이 정상에 올랐다. 2007년엔 김미곤(한국도로공사)이 등정에 성공했다.

허영호는 2007과 2017년 다시 도전에 나섰다. 1987년 이후 20주년과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등반이었다. 현재까지 통산 6번째 에베레스트 등정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해 기록은 국내 등반가 중 최고령 기록이다.

남서벽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산악인도 있다. 충북에선 고미영(청주대)이 2007년 김 플라잉원정대 소속으로 등정 기록을 세웠다. 고미영은 이를 계기로 스포츠 클라이머에서 고산등반가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충북산악인 9명이었다. 이제 파이온텍 2명까지 합쳐 모두 11명이다. 모두 충북산악사에 한 획을 그은 산악고수들이다. 에베레스트 등정은 그 자체로 새로운 역사적 기록이다.

안타깝게도 고상돈·지현옥·고미영은 이미 고인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추억하고 기린다. 꿈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날들을 기억한다. 선구적인 열정과 산에 대한 사랑을 기억한다. 변치 않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제 충북산악계가 갚아야 한다. 감사는 기본적으로 빚진 마음이다. 나중에 갚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 부담감이다. 충북의 진짜 산악인들이 나서 그들의 산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못다 이룬 등정의 꿈도 이어가야 한다.

*** 땀 흘리는 고수가 필요하다

오늘날 히말라야는 세상과 너무 가까이 있다. 그래도 '파이온 에베레스트 꿈 이룸원정대'의 에베레스트 등정은 참 값지다. '함께 하면 기적을 이룬다'는 신념을 갖게 해준 쾌거다. 충북산악의 변곡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산악인은 이 산도 가보고 저 산도 가 봐야 한다. 그렇게 땀 흘리는 산악인이 대접받고 인정받아야 한다. 진짜 산악인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줄 안다. 충북산악계에는 지금 실패의 지혜를 갖춘 '텐징 노르게이'가 필요하다.

절대 고수는 천 길 낭떠러지도 타고 오른다. 산이 거기 있으니 산에 들 고수도 있어야 한다. 충북산악계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선택해야 한다. 처한 현실부터 깨달아야 한다. 가장 먼저 파트너십의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

자신을 아는 사람은 현명하다. 그리고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가장 강하다. 나를 아는 지혜의 힘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산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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