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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8.03 13:27:31
  • 최종수정2017.08.03 13:27:32

권순길

충북대학교병원 내과교수

콩팥병을 진료하다보면 여러 안타까운 분들을 만나는데, 작년에 만났던 한 아들과 어머니가 생각난다. 40세 아들은 혼자 계신 어머니를 모시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다 보니 제대로 건강검진도 못 받다가 우연히 몸이 너무 피곤해서 검사를 해 본 결과 만성신부전이 진행해서 투석을 할 상태가 되었다. 사정이 어땠는지 아직 결혼도 안 하고 혼자라고 하였다. 가슴이 답답했지만 차분하게 투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던 중 어머니가 울면서 이식수술에 대해물으셨고 당장 공여자 (기증자)가 없으니 몇 년간은 대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70대 중반의 어머니는"나는 늙어서 곧 죽을 테니 내 신장을 떼서 수술해줘요"라고 하셨으나 요즘은 뭐든 솔직히 설명해 드리는 입장이어서 "어머님 마음은 알겠는데 죄송하지만 신장도 어머니처럼 연세가 들어서 수술해도 오래 갈 것 같지가 않네요. 더구나 수술하고 기증하신 분 몸이 나빠질 것이 예상돼서 진행할 수가 없어요"라고 설명하니 실망이 큰 눈치셨다. 가족에게 신장을 기증 하려면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없어야 하고 몸의 다른 상태가 완전해야 진행할 수가 있으며 요즘은 기준이 많이 넓어지기는 했으나 되도록 55세 이상은 되도록 기증을 권하지 않는다 (몸이 아주 건강하면 65세 이상까지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다).

투석을 받는 분은 최소한 5만명이 넘고 이분들 중 3만명 가까운 수의 환자가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 숫자는 해마다 더 늘어나고 있다. 수준높은 대한민국 의료환경에서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고령이 되고 당뇨병, 고혈압의 합병증은 어쩔 수 없이 신부전 환자 수를 증가하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투석을 받는 환자들은 더 늘어날 것이고 장기기증을 원하는 환자들도 더 늘어나겠지만,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은 해외 선진국에 비해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 장기이식을 받고 싶어하는 환자 수는 2만 7천여명 이었으나 장기를 기증한 환자 수는 2,565명으로 1/10이 채 되지 않고 있다.

정말 장기증은 어려운 일일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필자의 운전면허증 왼쪽 증명사진 아래에는 빨간색으로 콩팥 그림이 있고 "장기기증"이라는 네 글자가 아주 조그맣게 인쇄되어 있다. 이런 마크가 있는 사람은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뇌기능이 회복 불가능일때 평소 장기기증 의사가 있음을 확인하고 가족에게 한번 더 확인을 한 후 장기기증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필자가 이런 신청을 하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장기이식관리센터 (www.konos.go.kr)에 접속해서 본인확인 후 기증희망만 클릭하면 간단히 등록이 되는데 처음에는 기증희망증이 발급 되고 몇 년 후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니 자동으로 표시되어 나왔다. 아직도 조선시대처럼 신체발부수지부모 불감훼상효지시야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라고 생각하지만 않는다면, 더구나 돌아가시면 많은 분들이 화장을 하는 시대에서 새생명을 위해 나한테는 더이상 필요없게 된 장기를 기증하는 일은 정말 보람있는 일이 아닌가 한다. 지금 당장 한쪽 신장을 떼 드리라는 것이 아니고 사고를 당하고 회복이 안 되면 기증하겠다는 분들이 더 많았으면 해서 말씀드린다. 내가 기증한 신장 덕분에 두 사람의 투석환자 (좌, 우 신장을 두 사람에게 각각 이식한다)는 앞으로 투석을 하지 않고 약만 먹으면서도 훨씬 건강해지고 환자 가족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으로도 생산성이 증가할 것이다. 독자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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