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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 게이트' 전락한 중부권 관문-④관광 연계 대안은

교통 인프라 활용한 랜드마크 건립 시급하다
지금의 관광자원 한계 노출… 중심·집적화 필요
경춘선 레고랜드·日신칸센 디즈니랜드 좋은 예
중국 FIT 증가 예상에 선제적 대응책 마련해야

  • 웹출고시간2016.12.29 17:26:22
  • 최종수정2016.12.29 17:26:22
[충북일보] 청주국제공항과 KTX오송역은 '중부권 관문'이다. 청주공항은 충청권 유일의 국제공항이고, 오송역은 전국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이다. 교통 인프라만 놓고 보면 단연 최적의 조건이다.

하드웨어적인 면은 이미 절정에 달했다. 청주국제공항은 올 한해 이용객 270만명을 돌파하며 1997년 개항 후 첫 흑자달성을 했다. 오송역은 이달 500만명을 돌파했다. 서울역, 부산역 등 대도시 역에 이은 전국 9위 규모다. 각각 개항과 개통 당시에 비해선 이용객 규모가 110%, 316%나 늘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이용객 증가 외엔 딱히 내세울 게 없다. 항공사와 여행사, 코레일 측만 티켓 비용을 잔뜩 벌었을 뿐 충북도가 관광연계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거둔 건 그리 많지 않다.

우선 청주공항과 오송역에서 물밀 듯 쏟아져 나오는 이용객 중 충북에서 먹고, 자고, 쓰는 '관광족'들 자체가 적다. 충북도가 충북에서 1박 이상을 할 경우 그들을 모객한 여행사에 1인당 1만2천원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80%가량이 쇼핑을 위해 수도권으로 곧장 빠져나가고 있는 점이 관광 부실시책의 한 단면이다.

그래도 한 가지 희망이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쇼핑 목적의 저가한국행 관광객 20% 줄이기를 골자로 하는 관광상품 규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조치에 따라 앞으로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유커들은 하루에 1번만 쇼핑을 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우리 돈으로 5천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표면적으로 보면 외국인 입국객 93%가량을 중국인에 의존하고 있는 청주국제공항과 충북의 관광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부적 사정을 보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중국인 단체 크루즈 쇼핑객들은 청주국제공항으로 입국만 한 뒤 곧바로 서울 소재 면세점과 백화점으로 이동하면서 어차피 충북의 관광 수익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던 게 사실. 오히려 이번 조치로 단체 관광객보다 개별 관광객(FIT, Free Independent Tour)을 주된 타깃으로 삼을 경우 실질적인 관광 수익에 보탬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 관광항공과 관계자는 "이제 패키지 쇼핑 유커가 줄어들고, 진짜 관광을 하러 오는 중국인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지방공항과 해당 지자체에서는 FIT 승객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공감대를 표했다.

하지만 기존 관광자원으로는 개별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아기자기한 풍의 충북 산수와 문화재로는 스케일이 큰 중국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광자원이 도내 곳곳에 산재돼 있는 점도 관광객들의 집적화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외국인 모두가 감탄할 만한 '랜드마크' 건설이 필수적이다. 지금의 특산품 판매장 정도로는 세계적 욕구를 채울 수 없다. 접근성 강화, 택시요금 조정, 승차거부 단속 같은 문제도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해결할 수 있는 부수적 사항이다. 지금 충북의 관문에 필요한 건 관문 이용객들을 흡수할 수 있는 관광 중심지, 즉 랜드마크다.

교통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랜드마크는 국내외 여러 곳에서 선례를 찾아볼 수 있다. 경춘선으로 이어지는 춘천 레고랜드(건설 중), 호남선으로 접근이 용이한 전주 한옥마을, 전국 고속철 주변의 각종 스포츠구장 등이 대표적이다.

가까운 국외에선 일본 도쿄의 디즈니랜드가 최고의 사례다. 매머드급 랜드마크 하나로 '일본 디즈니랜드 투어'가 성황을 이룰 정도다. 물론 국제공항과 고속철(신칸센)의 교통 인프라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충북이라고 못할 건 없다. 충청권 유일의 국제공항과 국내 유일의 고속철 분기역을 갖추고 있다.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교통 인프라다. 이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랜드마크'만 있으면 된다.

관건은 '예산'이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민선 체제에선 장기적 과제인 관광산업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지자체와 정치권 모두가 중심 관광지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정작 본인들이 나서는 것에 대해선 주저하는 경향이 짙다. 시쳇말로 자신들의 임기 내에선 '티'가 안 나기 때문이다.

다수의 도내 관광학계 및 업계 관련자들은 "더 이상의 투자를 망설이면 안 된다"며 "이대로 가다간 청주공항과 오송역은 티케팅만 하는 '매표 게이트', 그 이상 그 이하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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