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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2.08 11:25:03
  • 최종수정2015.12.08 11:25:15

조혁연 객원대기자

병자호란(1636) 때 청나라에 인질로 잡혀간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은 국제정세를 보는 눈이 달랐다.

소현세자는 청나라에 유입된 서양문물을 보고 개방과 개혁만이 조선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동생 봉림대군에게 청나라는 오랑캐 국가로 단지 복수의 대상일 뿐이었다. 소현세자의 급서와 부왕 인조의 승하로 보위에 오른 봉림대군(후에 효종)은 포병 10만명 양성을 계획하는 등 북벌을 행동으로 옮겼다.

그는 기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색(色)도 멀리할 정도였다. 나아가 같은 북벌론자인 우암 송시열을 이조와 병조판서에 동시 임명, 북벌을 진두지휘토록 하였다.

그러나 송시열의 북벌은 이른바 관념론적인 북벌로 효종의 군사적인 북벌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이는 효종 서거 후 예송논쟁이 두 차례나 일어난 것에서 그대로 입증된다. 우암은 속으로 전전긍긍하였다.

당시 정치 지형은 효종과 송시열이 이끄는 산당(山黨)이 군사적인 북벌을 매개로 암묵적인 연합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북벌의 반대는 곧 두 권력 관계의 파탄을 의미했다. 당시 송시열·송준길 등은 산당, 한양을 거주지로 했던 김육(金堉) 등은 한당(漢黨)으로 불렸다. 전자는 대동법 시행을 반대했고, 후자는 찬성하였다.

신가귀를 교형에 처했다는 내용이 보인다. 《현종실록》 즉위년 6월 10일.

딜레마에 빠진 송시열을 구원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북벌군주 효종이 종기를 치료하던 중 갑작스럽게 사망하였다. 효종은 종기 치료를 위해 침을 잘 놓는다고 소문난 신가귀(申可貴, ?~1659)를 입궐토록 하였다. 그는 본래 무신 출신으로 지방에 머물고 있다가 급하게 입궐 명령을 받았다.

"신가귀는 침술을 잘 아는 까닭에 심양의 관(館)으로 이름을 적어 들여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가귀는 본래 무반 출신으로서 지금 초관(哨官)이 되어 있으니…."-<비변사등록 인조 19년 9월 8일>

효종이 여러 어의 가운데 신가귀에게 특히 침을 놓도록 한 것은 과거 그로부터 침을 맞은 후 효험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효종은 이번에도 시침(施鍼) 초기에는 "가귀가 아니었더라면 병이 위태로울 뻔하였다"라고 말하는 등 크게 만족하였다.

상황이 급변하였다.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솟아나면서 효종이 과다출혈로 인하여 쇼크사에 이르렀다. 송시열·송준길 등이 급하게 달려 왔으나 효종은 이미 승하한 뒤였다. 당시 과다출혈 원인은 분명치 않으나 《현종실록》은 신가귀가 효종의 혈맥을 잘못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적어놨다.

"신가귀는 자기 수전증이 중함은 생각지도 않고 결국 조심성 없이 침을 놓다가 혈락을 잘못 건드렸습니다."-<현종실록 즉위년 5월 9일>

수전증은 근육이 교대로 또는 동시에 수축하여 규칙적으로 일정한 빈도를 가지고 진동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조정에 신가귀를 빨리 처형시키라는 대신들의 주청이 빗발쳤다. 현종은 한 달을 버티다가 교형(絞刑)을 명령하였다.

"죄인인 의관 신가귀를 교형에 처하였다. 명령이 내린 지는 이미 오래 되었으나, 거리낀 바가 있어 이때까지 끌어오다가 비로소 집행하였다."-<현종실록 즉위년 6월 10일>

신가귀는 우리고장 음성이 고향이었다. 실록에 "그는 본래 무신 출신으로 지방에 머물고 있다가"라는 문장은 그래서 나온 표현이다. 어의로서 임금의 병을 잘못 치료하여 사형당한 인물로는 정조대 강명길(康命吉, 1737~1801)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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