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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태실이 있는 청주에서 역모라니, 영조의 인간적 고민

1728년 무신란

  • 웹출고시간2015.03.31 15:20:59
  • 최종수정2015.03.31 15:20:59

조혁연 대기자

[충북일보] 청주시 수동에 충북도기념물 제 17호인 표충사(表忠祠)가 위치하고 있다. 한자 '表'가 동사로 쓰이면 '나타내다', '밝힌다' 등의 뜻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표충'은 '忠을 밝힌다'라는 뜻이고, 따라서 전국에는 사당 표충사가 많이 존재한다. 밀양에는 사명대사를 모신 표충사가 있고, 우리고장 옥천에도 같은 이름의 조헌 표충사가 있다.

1728년 무신란 때 충청병사 이봉상(李鳳祥), 영장 남연년(南延年), 군관 홍림(洪霖) 등이 청주읍성에서 희생됐다. 청주 수동의 표충사는 이들 3위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그리고 사당 옆에는 기생 해월(海月)의 열녀각이 위치하고 있다. 그녀는 홍림의 애첩이었다. 표충사는 1728년 무신란이 진압된 직후부터 당시 조정 차원의 건립이 검토됐다.

청주시 낭성면 무성리 태봉마을에 위치한 영조태실 모습.

'이봉상은 충무공 이순신(李舜臣)의 후손으로 임금이 그 충성을 가상히 여겨 좌찬성을 추증했다. 시호는 충민(忠愍)이며, 청주에 사당을 세우고 표충사라 사호했다. 남연년에게는 좌찬성을 추증했는데, 시호는 충장(忠壯)이다. 홍임(洪霖)에게는 호조 참판을 추증하였고 그 마을에 정표(旌表)하였다.'-<영조실록 4년 3월 15일자>

그러나 사당 표충사가 완공된 것은 그로부터 3년 뒤인 1731년(영조 7)이었다.

'표충사, 읍성북문 안에 있다. 신해년에 임금이 이름을 짓고 현판을 내려주었다. 충민공 이봉상, 충장공 남연년, 증참판 홍임을 제사지낸다.'-<여지도서 청주목 단묘조>

인용문에 등장한 신해년이 바로 1731년이다. 당시 표충사 건립을 주도한 인물은 본관이 풍양인 청주목사 조준명(趙駿命·1677-1732)이었다. 영조가 부임지 청주로 떠나려는 조준명을 인견했다.

인견은 임금이 신하를 궁궐로 불러들여 만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태실이 청주시 낭성면 무성리 태봉마을에 있는 등 영조에게 있어 청주목은 남다르게 애착이 가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영조, 반노론을 외친 무신란의 본거지가 청주였으니, 기실 국왕 영조의 체면은 말이 아니었다.

청주목은 무신란의 본거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읍호가 강등되지 않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731년에서야 서원현으로 강등됐고, 이때 충청도의 이름도 공홍도로 바뀌었다.

이는 영조가 자신의 태실이 묻힌 곳인 청주목에 대한 배려이자 고민이었다. 이같은 고민은 조준명과의 대화에서 잘 드러난다. 《영조실록》 5년 6월 25자의 기사 내용이다.

영조: 작년의 역변이 그곳에서 발생했으니, 우선을 사납게 다그치고 나서 나중에 너그럽게 해야 한다. 그러나 그곳이 겨우 변란을 겪은 뒤라서 의구심이 없지 않을 것이니, 마땅히 먼저 너그럽게 하고 나중에 다그치는 정사를 시행해야 한다.

조준명: 역도들 가운데 법망에서 누락된 자가 혹 일을 인하여 발각이 될 경우에는 병사·영장과 함께 안치하는 것이 사의에 합당할 것 같습니다.

영조: 청주는 마땅히 협박에 의해 따른 사람은 다스리지 않는 정사를 적용해야 한다. (…) 가벼운 사람은 마음을 고치고 생각을 바꾸는 방도로 효유시키고….

영조는 조준명에게 청주목의 굶주린 사람 9천여명을 규휼토록 하는 조치를 취했고, 그런 조준명은 훗날 충청도관찰사가 돼 우리고장을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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