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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6.26 17:17:55
  • 최종수정2014.06.26 17:17:55
"신짜오, 베트남 하이퐁에서 온 드엉티화입니다. 남편이 지어준 한국이름은 주요린입니다. 저는 주요린이라는 이름이 더 좋습니다. 그러니까 주요린으로 불러주세요."

수줍게 말하는 주요린(24·비하동) 씨는 외모만으로 보아서는 24살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어리고 앳된 모습이다.

하지만 한국에 시집온 지 4년차 되는 어엿한 주부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맹렬 여성이기도 하다.

고향을 떠나와 한 남자의 아내로, 며느리로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고 있는 주씨를 통해 다문화가족이라 불리는 우리 이웃의 애완과 꿈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주요린씨.

- 국제결혼이라는 남다른 선택을 한 동기와 현재 생활은?

"한국으로 시집간 친구나 언니들이 있었는데 한국에 시집가서 살고 있던 동네 언니가 남편을 소개해 줬어요. 남편과는 16살이나 차이가 나요. 첫눈에 반한 건 아니었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서로 같은 취미활동(배드민턴)을 갖고 있어 마음이 잘 맞았고 호감을 갖게 되었어요. 1달 만에 결혼을 했고, 벌써 결혼 4년차 주부가 되었어요.(웃음) 나이 차이가 많다보니 남편이 저를 아이 취급할 때도 있지만, 항상 보살펴주고 귀여워 해줘서 결혼생활에 만족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남편과 둘이 살았는데 제가 너무 바빠지고 하고 싶은 일도 생겨서 지금은 시부모님이 같이 살고 있어요. 남편도 좋지만 엄마 아빠(시부모님)가 너무 좋아요. 특히 엄마는 제가 모르면 화내지 않고 알려주시고 딸 같이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시부모님 때문에 어려워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그런 친구들에 비해 저는 너무 행복하죠. 아직 아기가 없는데, 빨리 아기도 낳아 저도 엄마가 되어 아기 잘 키우고 싶어요."

- 매일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일들인가.

"자원봉사활동, 네일아트학원 다니기,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 등 제가 하는 일이 아주 많아서 요즘 바빠졌어요.(웃음) 자원봉사활동은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 민원실 도우미(통역 및 안내)로 1주일에 2번 하고 있어요. 국제결혼 초기 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해피스타트 멘토링프로그램에 멘토 역할을 하고 있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청주출입국에서 한국어도 배우고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그걸 갚는다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고, 가장 보람을 느끼는 일중의 하나에요."

"제 꿈을 이루기 위해 네일아트 교육을 받고 있어요. 여자들은 원래 멋 부리는 거 좋아하잖아요.(웃음) 저도 그런 걸 좋아하는데 네일아트에 관심이 있어서 요즘 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10월에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베트남어로도 필기시험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아주 다행이에요. 네일아트는 너무 재미있지만 학원비랑 재료비가 너무 비싸서 남편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요. 취미활동으로 남편과 함께 하는 배드민턴 동호회활동도 하고 있어요. 남편이 배드민턴을 아주 잘해서 많이 가르쳐줘요. 충청북도대회, 청주시대회에서 나가서 상도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동호회에서는 조금 유명해요.(웃음)"

- 앞으로 소망

"무엇보다 지금 배우고 있는 네일아트 자격증을 따서 취업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어느 정도 경력을 쌓으면 제 네일숍을 갖는 게 꿈이에요. 지난번엔 네일아트 아르바이트를 번 돈으로 남편한테 향수도 선물해 줬어요. 좋아하는 일이고 적성에도 잘 맞아서 자격증 꼭 따서 평생 직업으로 돈도 많이 벌어서 당당하게 살고 싶어요."

- 하고 싶은 말

"한국 분들에게도 말하고 싶어요. 베트남에서 왔다고 무조건 불상한 건 아니에요. 한국 사람도 불쌍한 사람 있잖아요. 베트남에서 시집왔다고 하면 무조건 안 됐다고 하고 불상해 하는 건 무시하는 거예요. 좋은 마음으로 그런다는 걸 알지만 가끔은 기분이 좋지 않아요. 그냥 똑같이 대해주시면 돼요.(웃음)"

요즘 우리사회가 지향하는 문화인식중 대표적인 것의 하나로 '다문화'를 들 수 있다.

하지만 '다문화'는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당초 의도와 다르게 우리와 그들을 '다름'으로 가르는 편견의 잣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상갑 청주출입국 이민통합지원센터장은 "2014년 5월말 기준으로 충북지역 체류 외국인수는 2만7천869명에 이르는데 이중 결혼이민자는 13%에 불과하다"며 "앞으로의 다문화는 결혼이민자 중심에서 벗어나 보다 포괄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법률 및 정책적 개선과 더불어 시민들의 '다문화' 인식 역시 큰 틀로 확장 변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새댁 주요린씨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삶이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냥 똑같이 대해 주시면 돼요"하는 주씨의 마지막 말이 함축하고 있는 큰 의미를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이경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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