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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4.02 16:53:11
  • 최종수정2014.04.02 16:53:11

김동진

청주 삼겹살 상인연합회 총무

무심천 벚꽃이 때 이르게 청주에 봄을 전개하고 있다. 4월 10일 이쪽저쪽에 만개할 것이라는 화신 예보와는 달리 열흘 이상 이르게 꽃을 피웠다. 사실 이보다 앞서 개나리꽃이 봄의 전령이 되어 봄소식을 알리기는 했지만, 그 화사함이나 규모에 있어 벚꽃을 따르지 못한 탓에 사람들은 으레 벚꽃 피는 때를 봄으로 확신하는 듯하다.

'제비 한 마리가 봄을 실어오지는 않는다' 는 채근담의 말처럼 벚꽃이 완전한 봄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벚꽃이 봄의 환희와 물결을 압도적으로 퍼뜨리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뒤 이어 온갖 나무와 꽃들이 경쟁하듯 백화난만하는 봄 세상이 열리기 때문이다. 벚꽃은 그 선도적인 역할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인정받을 만하다.

무심천 벚꽃이 필 때면 인근 삼겹살 거리엔 얘기꽃이 핀다. 때가 때인 지라 고소하게 익어가는 삼겹살과 소주 한 잔을 앞에 두고 요즘엔 단연 선거 이야기가 압도적이다. 현직 단체장의 공과(功過)는 물론 야당과 여당의 판세 예측도 도마 위에 오른다. 새로 급조된 정당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정당 공천제에 대한 찬반 논박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지방자치제 출범 20년도 넘은 시점에 통합 청주시장 후보나 충북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관료 출신이라는 점은 정말 아이러니다. 민선 지방자치제라는 것이 과연 쓸 만한 관료를 뽑아보자는 취지였나 하는 본질적인 회의를 하게 된다. 벚꽃은 잠시 화사하게 피어 봄을 퍼뜨린 뒤 분분하게 지는데...

나비 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의 이석형 전 군수는 방송국 PD 출신이었다. 11년 동안 방송국에서 근무하다가 답답한 고향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며 낙향한 뒤 시골 군수가 되어 나비축제를 전국 굴지의 축제로 승화시켰다. 지금 함평을 찾는 연간 관광객 수는 함평군 전체 인구의 수 백 배가 넘는다. 사실 나비축제는 원래 이 전 군수의 순수한 창작품이 아니었다. 아직은 개발의 손때가 덜 묻은 함평의 도시 이미지를 살려 나비 축제를 해보자는 어느 기획가의 제안을 웅숭깊게 받아들인 결과였다.

정현태 남해군수는 지역 신문사 편집국장으로 근무하며 지역 현안들을 심도 있고 예리하게 다뤘다. 출향인사들에게 고향신문 구독사업을 전개해 지역 신문으로서는 드물게 수 만 부의 유가부수를 확보하는 수단도 발휘했다. 군수 당선 뒤 독일마을이라는 독창적인 아이템으로 외지인을 불러 모았는가 하면 해양스포츠 산업을 남해군의 성장 동력으로 키워왔다.

가깝게는 엄태영 전 제천시장의 경우, 자동차 판매업을 하며 인맥과 경륜을 쌓아 시장에 연거푸 당선된 후 한방도시라는 브랜드로 제천을 성공적으로 변모시켰다. 이밖에 비록 관료 출신이 아니더라도 평소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한 자치단체장들은 많지는 않지만 괄목할 만한 예는 적지 않다.

잠시 눈을 밖으로 돌려 지방자치제를 훨씬 먼저 시작한 유럽이나 선진국들을 보면 행정관료 출신들 못지않게 지역 활동가 출신 단체장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행정적인 경험보다는 지역문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참여했느냐가 자치단체장의 자질과 능력을 결정하는 관건이다. 오랜 세월 자치제를 겪어 오면서 자연스럽게 정착되는 변모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물론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참신한 안목까지 겸비한 관료 출신 자치단체장의 등장을 반대할 하등의 명분은 없다. 실제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성공적으로 자치단체를 이끈 관료 출신 단체장들도 많다. 다만,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도록 지방자치제를 하고도 아직 관료적인 행정에 순치된 우리네 시민의식이나 일부 행정 관료들의 지나친 엘리트 의식이 문제이다. 이번에는 그렇다하더라도 4년 뒤 이맘에는 새로운 꽃들로 백화제방하는 봄이 오길, 올해는 일찍 피어 일찍 지게 될 벚꽃을 보며 하얗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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