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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2.19 15:27:29
  • 최종수정2014.02.19 15:27:29

이선우

㈜탑 대표

최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SK건설,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등 국내 대기업 건설사들이 외국정부나 발주처 등으로부터 각종 상을 휩쓸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들 대기업 건설사들이 수상한 내역의 면면을 살펴보면 건설업계에 종사하는 한사람으로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건설업인의 한사람으로 자긍심과 함께 느끼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같은 건설회사가 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1천만시간 무재해달성, 세계최고의 건물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업적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국내에서도 같은 상황인지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는 "공기단축은 이윤과 직결된다."는 말이 있다. 즉, 시간이 돈이라는 이야기 이다.

공사기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에 따라 이윤이 달라지기 때문에 건설업계는 공사품질을 유지하면서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신기술과 신공법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가지 노력에도 건축물의 구조나 특성상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와 공정,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며, 이 시간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원칙이다.

언젠가 친구와 식사를 하면서 과거 군복무시절 추억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과거 공병대에 근무했던 친구는 미군과 함께 경계근무용 초소를 짓던 이야기를 하면서, 미군의 게으름과 아둔함을 탓한 적이 있었다.

당시 작은 규모의 초소건물을 여러 동 짓는 일이 주어졌는데 우리나라 군인은 이틀에 하나씩 짓는데 미군은 1주일에 하나밖에 짓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초소건물에 벽돌을 쌓는데 하루 종일 가슴 높이 정도의 벽돌만 쌓고, 잡담만 하다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다는 것이었다.

친구의 말에 동감하면서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건설업계에 종사하지 않았다면, 같은 생각과 말을 했을 것이라는 동감과 함께 내가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은 잘못된 것으로 폄하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쌓아진 벽돌들이 단단하게 연결되어 튼튼한 건물이 되기 위해서는 벽돌사이마다 모르타르가 일정한 두께로 꼼꼼하게 채워져야 하고 모르타르가 굳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루에 쌓을 수 있는 높이가 정해져 있다. 만약 정해진 높이(약 1.2m가량)이상을 하루에 쌓을 경우 벽돌이 쉽게 무너져 내리고 건물의 수명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미군은 아둔하게 시간 즉 돈을 허비한 것이 아니라 안전하고 튼튼한 건물을 짓기 위해 원칙을 지킨 것이다.

쌓을 때 틈새를 메우고 접착하는 데 쓰거나 미장용으로 사용한다.

기본과 원칙이 무시될 때 인재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때로는 건축주의 요구로, 인식결여로, 눈앞의 이익을 위해, 건설현장에서 이러한 원칙이 무시되는 순간이 있다.

모든 것에 기초와 기본이 중요하지만, 특히 건설에서는 원칙과 기본절차, 시간을 포기하는 순간 그 건축물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안락한 안식처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만다.

무엇보다 건축주는 건물을 짓는데 있어 가장 먼저 건물을 짓는 건설업자에게 필요한 시간을 주고 합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또 이러한 시간과 비용이 제대로 사용되는지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 건축주가 개인이나 혹은 정부 그 누구일자도 이러한 원칙이 지켜질 때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나라 곳곳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수 많은 근로자들과 건물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안녕, 우리의 안녕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저렴한 비용에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저렴하게 구입한 것을 자랑하며, 빠르다 ! 싸다 ! 라는 광고카피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오늘, 건설에서만은 가장 경계해야 할 단어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빠르고 저렴하게 지은 건물에서 생활하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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