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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0.15 15:52:57
  • 최종수정2013.10.15 15:52:57

조혁연 대기자

1444년, 세종대왕은 청원 초정약수를 찾을 때 혈육으로 세자(후에 문종)와 영흥대군(永膺大君·후에 영응대군) 이염을 대동했다.

문종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영흥대군은 지명도가 낮은 편이다. 때문에 세종대왕이 여러 명의 왕자 중 영흥대군을 왜 대동했는지는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당시 영흥대군은 10살밖에 되지 않았다.

세종대왕의 정비 소헌왕후(昭憲王后) 심씨는 세종과 사이에 40살 늦은 나이에 아들 하나를 얻었다. 그가 바로 영흥대군으로 여덟번째 아들이었다.

과거 다산이 대중화됐던 시절에는 막내 아들이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때문에 막내아들은 늘 '버릇없음'의 대명사가 되고는 했다.

영흥대군도 바로 그런 경우로, 세종의 사랑을 한껏 받았다. 세종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영흥대군을 아홉살때부터 사냥터에 데려가기도 했다.

'여러 대군들도 모두 이리저리 달리면서 활을 쏘았다. 이때 영흥 대군 이염이 나이 바야흐로 아홉 살인데, 임금이 그를 대단히 사랑하여 만약 쫓기다 지친 짐승이 엎드려 있으면, 가던 연(輦)을 멈추게 하고서 사람을 시켜 염의 말을 그리로 몰게 하여 쏘게 하였다.'-<세종실록 24년 3월 7일자>

뿐만 아니라 세종은 막내아들 영흥대군을 위해 날다람쥐를 가져다 주기도 했다. 날다람쥐를 한자로는 '오서'(鼠+吾鼠)라고 한다. 초식·야행성인이 날다람쥐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동물은 아니다.

이런 날다람쥐를 막내아들의 놀이감으로 잡아다 준 것은 남다른 '부정'(父情)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여기에는 독수리의 새끼도 포함됐다.

'강원도 관찰사 조수량(趙遂良)에게 날다람쥐[·鼠] 두 마리와 독수리[鷲] 새끼 두 마리를 바치게 하니, 영흥 대군(永興大君)을 즐겁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세종실록 24년 3월 10일자>

경기도 시흥의 영흥대군묘.

조선 시대에는 도호부 이상의 각 읍에 향교를 뒀고, 그 향교에는 종6품의 문관직인 교수관(敎授官)을 파견했다. 이때 교수관이 파견되지 못한 곳에는 그 아래 품계인 교도(敎導)를 뒀다.

그들의 품계는 미관말직에 해당됐으나 생원진사 출신이었다. 영흥대군이 초수리 약수를 찾았을 때 교도출신의 청주사람과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으로 세종실록은 적고 있다.

'청주인인 전 교도 강숙선(姜淑善)은 나이 70이 넘었다. 영흥 대군 이염이 매사냥을 나갔었는데, 길가에서 뵈옵고 인하여 시(詩)를 지어 주었다. 임금이 이를 듣고 승정원에 이르기를…'-<세종실록 26년 4월 25일자>

이후 세종대왕은 강숙선 노인에게 쌀 2가마를 하사하는 조치를 취했다. 세종은 재위 32년(1450) 사망했다. 초정약수를 찾은 지 6년만으로, 이승에서의 마지막 장소는 궁전이 아닌 그토록 귀여워하던 막내아들 영흥대군 집이었다.

'임금이 영응대군 집 동별궁에서 훙하였다. 처음에 영응대군 집을 지을 때, 명하여 한 궁을 따로 집 동편에 세워서 옮겨 거처할 곳을 준비하였다.'-<세종실록 32년 2월 17일자>

인용문은 세종이 이전부터 영흥대군 집에서 말년을 보내려 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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