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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사랑’ 고3 담임 과로사

충북고 백종덕 교사 야간 학습 … 귀가 후 사망

  • 웹출고시간2008.03.30 19:41: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교사들의 고민은 제자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을 얻는 것이 소박한 꿈이다.

제자들의 대입진학 업무를 담당하며 8여년간을 고교 3학년을 담임해오면서 자신의 꿈을 고이 길러온 고등학교 교사가 지난 28일 하늘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인문계 고교 고3담임은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교사들은 모두 알고 있다. 제자들에 대한 사랑이 어느 누구보다도 강한 고3담임 교사들의 노고는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청주 충북고의 백종덕(47) 교사는 지난 28일 학생들의 야간 자율학습이 끝난 밤 11시 동료교사의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향했으나 집에 도착한지 30분만에 그동안의 누적된 ‘과로’로 제자들의 사랑을 이땅에 남긴 채 ‘하늘나라’로 떠났다.

백 교사가 고3 담임을 8년 맡는 동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딸을 돌보지 못하자 부인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녀들 뒷바라지를 해와 현재는 큰딸이 고등학교 2학년, 작은딸이 중학교 1학년으로 성장했다.

백 교사는 충북고에서 예성여고로, 예성여고에서 청주여고로, 청주여고에서 지난 3월 충북고로 자리를 옮기면서 고3 담임을 맡아왔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충북고의 요청으로 청주여고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도 충북고 학생들을 지도하기까지 하는 열정을 보여왔다.

동료교사들은 백 교사에게 건강을 위해 ‘중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퇴근후에 테니스나 낚시라도 즐기면서 여유롭게 살지’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청주여고 교장을 지낸 김경숙 충북도교육청 과학산업과장은 “어느 누구보다도 진솔하고 제자사랑에 열정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제자들을 위한 일 이라면 솔선수범해 왔다”며 “건강하시던 백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고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30일 고인의 장례식에 참석한 청주여고의 한 학생은 “평소 아빠같이 또는 친구같이 대해 주신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니 믿기지 않는 다”며 “선생님의 가르침이 눈에 선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학부모들도 백 교사의 사망소식에 넋을 잃은 상태다. 학부모 김모(54)씨는 “너무도 가슴아프고 슬프다. 제자들을 위해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매일 출근을 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해 왔는데 너무 과로한것 같다”며 “도교육청에서 공상처리를 통해 유족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료교사들과 학부모들은 백 교사의 사망소식에 넋을 잃으면서 ‘충북교사의 표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제자들을 위해 전 생애을 바친 백교사에게 ‘공상’으로 보답해주는 것 만이 유족과 고인을 위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동료교사 이모씨는 “우리는 당신의 희생이 점수도 못내는 희생타가 되지 않도록 풀리지 않는 실타래”라며 “대한민국의 입시지옥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도록 노력할테니 부디 당신은 하늘나라에 가서라도 좀 편하게 지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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