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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5.09 17:51: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얼굴 화장에 대한 사료는 영정 등 그림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고장에 전통시대의 여성얼굴이 초상화로 남아 있다. 모산본 하기는 하지만 청원군 현도면 우록리 문효영당에 하연(河演·1376~1453) 부부의 초상화가 현존하고 있다.

고려 우왕과 단종 연간을 산 하연은 대사헌으로서 조계종 등 불교 7종파를 선(禪)·교(敎) 양종(兩宗)과 36본산으로 통합하고 혁파된 사원의 토지와 노비는 국가로 환수하는 등 조선 전기의 개혁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또 세종임금 때 이조를 맡아 공세법(貢稅法), 즉 연분9등법과 전분6등법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는 의정부에 들어간 지 20여 년 간 문안에 개인 용무의 방문객인 사알(私謁)을 들이지 않는 등 법을 잘 지켜 승평수문(昇平守文)의 재상으로 일컬어 지기도 했다.

초상화에서 성산이씨 하연부인은 옅은 화장기가 있는 얼굴에 눈썹을 그렸고 입술에는 연지를 칠했다. 지체 높은 귀부인답게 표정은 근엄하고 옷감에는 화려한 문양이 수놓아져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화장문화가 급변한 시기는 일제강점기를 전후한 시기다. 이때는 이른바 신식문물이 많이 들어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곡절있는 사연이 많다. 우리고장 충주 노은출신 신경림 시인이 '목계장터'라는 시를 지었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박가분'의 '박'은 박씨를 의미했다.

이때의 '박가분'은 일종의 파우더를 말한다. 1910년대부터 1930년까지 박가분이 국내에서 크게 유행했다. 그러나 '박가분' 할 때 '분'(粉)은 알 수 있으나 '박가'는 다소 어렵다. 박가분을 만든 사람은 바로 박승직이라는 인물로, 그는 서울 송파장을 전전하던 보부상 출신이었다.

그는 1918년 '박가분제조본포'(朴家粉製造本鋪)라는 제조업체를 차리고 재래식 화장분을 현대식 상품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당시 박가분은 50전의 싼 가격과 향이 첨가되면서 가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박가분은 1930년대 들어 납중독 시비를 불러오면서 자진해서 문을 닫아야 했다. 박가분을 만든 박승직의 아들이 바로 두산그룹 창업자 고 박두병씨다. 박가분에 이어 등장한 것으로 '동동구리무'가 있다.

'동동구리무'는 1947년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자가 부산에서 '락희화학공업사'를 세운 뒤 처음 내놓은 화장품으로, 본래 이름은 '럭키크림'이었다. 럭키크림이 동동구리무로 불리게 된 데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당시 럭키크림 외판원들은 마을을 순회할 때 항상 "내가 왔다"는 표시로, 작은 북을 쳐서 '둥둥!' 소리를 냈다. '동동' 자는 그래서 붙었다. 그리고 뒷말 '구리무'는 '크림'을 일본말 식으로 장난기 섞이게 발음한 경우다. 이는 '아이스케익'을 '아이스케끼'로 발음한 경우와 같다.

이 추억의 '동동구리무'가 지금 청주에서 재생산되고 있다. '락희화학공업사'의 후신은 청주산업단지에 위치하고 있는 LG 생활건강으로, 지난 65년전의 '동동구리무'를 재해석한 보습 영양크림을 지난해부터 출시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우리고장에서 '오송뷰티 세계박람회'가 열리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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