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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3.28 16:08:1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전회에 '대뢰'(大牢)를 언급했다. 대뢰는 나라 제사에 소를 통째로 제물로 바치던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때의 소는 보통의 소(牛)가 아닌, 집에서 기르던 소(牢)를 의미했다. 그래서 '牢' 자는 집을 의미하는 '갓머리변'에 '牛' 자의 결합으로 돼 있다.

청주향교에서 대뢰를 둘러싸고 상소문 올리는, 어찌보면 해프닝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세조가 대뢰를 잡아 제를 올린 이후, 청주향교는 이를 그곳만의 전통제사로 삼은 것 같다.

그러나 광해군대 이르러 농우(農牛)가 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잡는 제사를 제한하게 된다. 그러자 당시 '우방'이라는 청주향교 유생이 이런 상소문을 올린다.

'우리 세조 충장대왕께서 본 고을에 어가를 머무시어 몸소 성인의 묘당에 제사를 하심에 대뢰를 쓰셨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이후로는 법제를 이루었으니 해마다 희생에 쓸 소를 사서 먹이어 봄 가을에 배향을 지냈는데 호조가 '사치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희생소를 줄였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옛예법이 바뀌어 버리니 우리세조께서 제수우를 사용하여 남기신 뜻도 오늘부터 없어질 것이니 어찌 서글프지 않겠습니다.'-<청주향교 대성전 판액>

그리고 '어찌 소를 양으로 바꿀 수 있겠습니까.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세조대왕의 남기신 뜻을 생각하시어 전부터 흘러내려온 예법을 생각하시어…'라는 내용이 이어진다. 결국 당시 조정은 이를 받아들였고, 청주향교는 대뢰 제사를 다시 재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청주향교 명륜당 모습이다.

청주향교의 편액 내용을 보면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다. 1819년 송우정이라는 인물은 청주향교의 명륜당 중수기를 이렇게 남겼다.

'학생들이 많고 많아서 우리 유도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니 부자와 군신의 의리와 시서와 예학의 학슴이 여기에서 강마되고 토론하여 효임금과 순인금이 전해주고 받은 것으로부터 신뢰하여 아니한 즉 이 당의 중수가 어찌 헛된 일이 되리요.'

1905년이면 대한제국기로, 나라 전반에 '신식 문명'의 분위기가 분출되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청주군수 이명재는 청주향교 대성전을 중건하면서 이런 글을 짓었다.

'서까래를 들보의 동에 걸으니 상당산 높은 곳에 아침해가 뜨네. 만고불변의 부자도(공자의 도라는 뜻)의 밝음이 저와 같게 중천에 뜨리라.'

이어지는 내용은 '서까레를 들보의 남에 걸으니 석교천 맑은 물에 푸른 하늘이 보이네. 흘러가는 원리는 매 한 가지이니, '수사'(洙泗·공자가 제자를 가르치던 곳)의 옛풍조가 다시 일어나리라'라고 적혀 있다.

청주향교는 풍수적으로 매우 양호한 입지를 지니고 있으면서, 지금의 무심천인 석교천이 내려다 보이고, 뒤로는 상당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이명재의 글에는 그런 모습이 선하게 그려져 있다.

이밖에 청주향교 직원이었던 이명제라는 인물은 1938년 대성전에 이런 중수기를 남겼다. 일제 강점기임에도 유교적인 내음이 물씬 풍긴다.

'한번의 생각과 한번의 말이 사회의 덕으로 교화시킴과 선비와 여인들의 옛 풍속에 있지 아니함이 없어서 반듯이 잘 가르치고 잘 인도하여 기필코 우리 향내 사람들로 하여금 아버지는 사랑하고 아들은 효도하며 형은 우애하고 아우는 공손하며 지아비는 화합하고 지어미는 유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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