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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2.03 16:27: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시가 '직지소설문학상' 제정 추진으로 분주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直指)'를 세계화하고 청주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란다. 내년 12월 첫 수상자가 나온다.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에 한 의미 있는 결정이다. 그러나 걱정도 앞선다.

***우후죽순 만들어지는 문학상

문학상은 훌륭한 문학작품에 대해 수여하는 상이다. 목적이나 대상은 상에 따라 각각 다르다. 세계적으로 노벨 문학상(1901)이 최대의 문학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헤르만 헤세, 지드, 엘리엇, 포크너, 카뮈, 오닐 등이 수상했다. 올해 노벨문학상은 중국 모옌(莫言·57)이 차지했다.

1903년 공쿠르의 유지에 따라 설립된 공쿠르상도 큰 명성을 얻고 있다. 그리고 1904년 여성을 대상으로 생긴 페미나상과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퓰리처상, 프랑스의 아카데미 문학대상 등이 저명하다.

국내에도 수많은 문학상이 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된 것만 400개가 넘는다. 충북지역만 해도 수 십 개다. 대개 작고한 유명 문인 이름을 단 문학상이 가장 많다. 지금도 문학상 제정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예전엔 출판사나 문예지, 언론사 공모가 주류였다. 하지만 이제는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목적으로 문학상을 제정하고 있다. 물론 취지는 좋다. 좋은 작가들이 각고 끝에 써낸 작품에 대해 응분의 보상을 주고 발굴하는 가치 때문이다.

그러나 각종 문학상이 난립하다 보니 부작용도 많다. 때론 수상자가 논공행상에 따라 결정되기도 했다. 때론 상의 성격에 적절치 않은 수상자 결정으로 논란을 겪기도 했다. 게다가 수천만원에 달하는 상금은 달콤한 유혹이다. 일확천금은 아니더라도 가난한 문생의 처지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 당선과 함께 받는 주목은 돈으로 따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문학상은 내공을 쌓기도 전에 무명의 문객들에게 문재 발산의 통로가 되고 있다.

언론사와 출판사의 이름이 걸린 문학상과 신춘문예는 이미 양 손가락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졌다. 양 발가락까지 동원해도 어렵다. 여기에 지자체까지 합세하고 있다. 해당 지역 출신 문인의 이름이나 지명 등을 내세워 우후죽순처럼 만들고 있다. 상금도 해마다 경쟁하듯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문학상은 논공행상에 따라 주는 상이 절대 아니다. 문학의 순수성과 진정성이라는 건강한 알곡만 남아 있어야 한다. 그래서 문학상의 열기는 문학작품의 질과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상의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문학 자체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지배하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청주시가 제정을 추진하는 '직지소설문학상'을 걱정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청주시는 한국소설가협회와 '직지소설문학상' 제정을 놓고 이미 여러 차례 협의를 했다. 지난 6월14일에는 청주지역 문학인구 저변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도 했다. 협약에 따라 총 상금 규모를 3천만원으로 정했다.

내년부터 연도별로 대상, 최우수, 우수, 장려 등 4명을 해마다 선정해 시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순수 소설이되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 가능한 작품을 선정키로 했다. 직지세계화와 청주 위상 강화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재 시의회에 제출된 3천만원의 예산이 확정되면 사업은 본격 추진된다.

'직지소설문학상' 제정은 청주와 충북 문단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부작용 극복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곤란한 일을 겪을 수도 있다. 문단 권력과 출판 권력에 의해 생긴 부작용은 많았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도 수많은 문학상 수상작이 속출하고 있다. 청주시가 그 작품 몇 권만이라도 읽어봤으면 한다.

***각종 문학상의 실상 확인 필요

문학상은 받는 게 아니라 주어질 때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받는다는 의식에 지배당하고 있다. 선행상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공과에 따라 큰 상이나 작은 상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학상은 다르다. 문학상이라면 문학의 범주 아래에서 모든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렇게 저렇게 주고받아선 안 된다. 문학상은 문학 그 자체만으로 상이 주어져야 한다. 그래야 모든 문인들의 시선을 온 몸으로 받을 수 있다. 그 게 최고의 가치다.

문학상 당선작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문학적 가치 때문이다. 그러나 수요보다 공급이 늘다보면 불량품이 늘어날 수도 있다. 문학상 제정과 관련,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각종 문학상의 실상에 대한 청주시의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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