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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충북대 교수

저런 친미종속 매국노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 그러자 한 쪽에서 이렇게 말한다. 저런 종북좌파(從北左派)들은 북한으로 쫓아 보내야 한다. 그러자 또 한 쪽에서도 이렇게 외친다. 자본주의 신봉자들을 모두 추방해야 한다. 이 기이한 발화는 현재 한국사회의 종단면과 횡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문장들이다. 이런 소리를 듣는다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친미종속이 어디 있고, 종북좌파가 무엇이며, 또 성장발전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에 대해서 궁금해 할 것이 분명하다. 이 논쟁은 NLPDR로 요약되는 현대 한국의 역사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NL은 민족해방의 약자이고 PD는 민중민주주의의 약자다. 이것을 합쳐서 NLPDR이라고 하는데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밖에 여러 진영과 정파가 있지만 대체로 이 사상이 진보진영의 이론적 근거가 된다. 그 중 NL계열은 민족통일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의 분단체제는 제국주의인 미국의 세계지배전략이 개입해 있다는 현실인식이다. 따라서 민족모순을 주체적으로 극복하고 민족통일과 국민국가(國民國家)를 완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반면 PD인 민중민주주의는 계급문제를 우선하면서 현재의 제반 모순은 계급간의 갈등에서 오는 것이라는 현실인식이다. 따라서 민중모순을 능동적으로 해결하여 민중주체로 계급해방을 이루고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한다. 진보진영 내에서 NL과 PD가 충돌하면서 생긴 종북좌파라는 용어를 보수우파가 진보진영 공격의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이야기는 2008년 민노당 분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PD계열이 NL계열을 주사파(主思派)라고 비판할 때 종북좌파라는 다소 특별한 용어를 구사했다. 그와 동시에 상당수의 PD계열이 탈당을 했고 그것이 이번 진보당의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그러니까 종북좌파라는 개념은 진보진영 내에서 역사와 민족을 보는 세계관의 차이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그런데 뜻밖에 보수우파가 이것을 전유하여 모든 진보진영을 종북좌파라고 매도하고 공격하는 것이다.

사실 민족해방의 NL은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보수우파와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공유한다. 그런데 서로 종북좌파와 친미종속이라고 비난하고 비판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니까 좌파 민족주의가 우파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우파 민족주의는 좌파 민족주의를 공격하는 셈이다. 종북좌파라고 공격을 하건 친미종속이라고 비판을 하건 이런 분들에게는 중국의 고지도(古地圖)를 권한다. 거의 대다수의 중국 고지도는 현재의 북한은 중국의 영토 또는 관할 외번(外蕃)으로 그려져 있다. 중국의 관점에서 보자면 조선[북한]은 중국의 일부이므로 한국과의 통일은 불가하고 중국의 한 성(省)으로 편입되어야 할 잠재적 영토다. 그래서 생각이 있는 보수우파 인사들은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북한을 존중하면서 민족통일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파민족주의와 좌파민족주의의 협력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인 생각도 종북좌파가 될 수 있다.

최근 통합진보당의 문제로 한국사회가 시끄럽다. 강기갑 위원장의 강강한 결의와 애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참담한 상황에 처해 있다. 중간 설명을 생략한다면 이런 일이 있다고 해서 민족통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NL계열의 인식이다. 따라서 서로를 이해하고 상생하면서 민족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종북좌파라는 공격적 개념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진보진영 역시 보수우파를 친미종속 매판매국노와 같은 용어를 쓰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한 PD의 소망처럼 인류를 파괴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는 일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결국 정의롭고 행복한 세상을 향한 꿈은 누구나 가져야 하는 아름다운 희망이다. 역사의 시간에서 볼 때 고구려, 백제, 신라의 이데올로기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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