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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2.13 17:38: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최근 학교 교단에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담임기피 현상이다. 아주 심각한 실존적 부조리다. 곧 교육 현장의 부적절성이다.

인생은 험난한 항로(航路)다. 가야할 길 역시 멀다. 초등학교 학생들은 인생의 첫 항해를 시작한 어린 선원들이다. 많은 지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그 지도자는 바로 담임교사다. 그런데 한 배를 타고 지도해야 할 선장들이 먼저 배를 버리는 세상이 됐다.

***학생보호 의식이 더 중요하다

학교폭력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초중등학교 담임 기피현상도 함께 심화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사정이 더 심각하다. 파격적인 당근책을 제시해도 선뜻 나서는 교사가 없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 기피현상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도내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담임을 제비뽑기로 정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교사들이 담임을 꺼리는 이유는 있다. 교사만큼 훌쩍 커버린 신체, 빠르게 찾아온 질풍노도로 통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6학년은 신체적 발육만큼이나 사춘기적 반항과 일탈도 빨리 찾아온다. 그만큼 생활지도도 어렵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학교 현장에서 담임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그러나 교사들은 자꾸 피하고 있다.

왜 그럴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막중한 책임 때문이다. 각종 학교활동 중의 학생 안전도 담임 책임이다. 조·종례, 학급 청소, 급식 지도, 복장 등 학교생활 전반에 관한 사소한 것들 역시 담임의 책임이다.

이뿐만 아니다. 출결상황 정리와 특별·봉사활동, 자치활동 등을 상세히 기록해야 하는 등 학사업무도 만만치 않다. 등록금이나, 방과 후 수업료 등의 미납 징수의 책임까지 져야 한다. 반 학생의 학교 외부 사고의 모든 뒷수습 책임 또한 담임에게 전가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담임교사 수당은 월 11만 원 정도다. 1점의 가산점과 1년에 1개월 근무 연수가 가산된다. 담임의 업무 비중을 고려할 때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혜택이다. 별다른 의미가 없다.

일선 학교의 담임 기피 풍조는 교사들의 피해의식이 극에 달한 징후다. 전천후 체벌금지,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학생지도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학교폭력 문제 등에 얽혀 민형사상 책임까지 져야 할 판이다. 학교 현실을 적나라하게 웅변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담임 기피는 분명히 바람직하지 않다. 교사의 기본 책무를 외면하는 행태이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탓하기도 어렵지만 곱게 보기도 쉽지 않다. 담임 실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일선 학교에선 갖가지 방안이 동원되고 있다. '강제 할당제' 등의 변칙 수단까지 쓰고 있다. 충북의 한 학교는 제비뽑기 방안까지 나왔다.

물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근원적 처방은 아니다. 교육당국과 경찰, 학교·교사·학부모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교권을 어찌 보장할지 깊이 고민해야 순서다. 그러지 않고는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수 없다.

교사들의 학생 보호 의식은 더 중요하다. 지금도 학교폭력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채 절망하는 아이들이 있다. 따라서 교사들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자를 지켜주겠다는 굳은 다짐이다.

학부모 역시 다르지 않다. 교사와 학교를 믿고 학교 공동체 내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사법처리는 그 다음 문제다. 그래야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눈물을 삼키는 교사도 줄어들 수 있다.

***훌륭한 스승 밑에 훌륭한 제자

소설가 알베르 카뮈는 1910년대 알제리 빈민촌에서 자란 가난한 소년이었다. 그 후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문인이 된 셈이다. 그 과정에 초등학교 담임교사 루이 제르맹이 있었다. 빈민촌에서 자란 카뮈는 중학교에 갈 형편이 아니었다. 제르맹 선생은 그런 카뮈를 날마다 방과 후 따로 가르쳤다. 카뮈는 곧 중학교 장학생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카뮈는 고마움에 노벨상 수상 연설문을 스승에게 바쳤다.

교사의 역할은 크게 교과지도와 생활지도 두 가지로 나뉜다. 정당한 사유 없는 담임 기피는 교사로서 한쪽 역할을 포기하는 행위다. 담임이라는 자리는 고되다. 하지만 보람도 있다. 어려운 처지의 제자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은 그냥 되는 게 아니다. 훌륭한 스승이 있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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