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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7.16 14:08:29
  • 최종수정2019.07.16 14:08:29
[충북일보] 자사고 존폐 논란이 뜨겁다.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전국 대부분의 시·도 교육청을 장악한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도 자사고 폐지를 적극 실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진보와 보수 간 교육이념 논쟁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잘못된 5년 단위 평가

자사고는 기존 자립형 사립고보다 학교의 자율성을 더 키웠다. 이명박 정부가 새로운 학교모델로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도입했다. 자사고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 제3항(자율형 사립고)에 따라 설립된다.

자사고는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다양화하기 위해 정부 규정을 벗어난 커리큘럼(Curriculum)과 교원 인사·학생 선발 등 학사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자사고는 정부 지원 없이 등록금과 재단 전입금으로 운영되며, 등록금은 일반고의 3배 수준까지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사교육비와 불평등 논란의 주범처럼 인식됐다.

자사고는 각 시·도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과 협의해 지정한다. 대신 5년 단위로 평가해 재지정 또는 취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른 논란을 차치하고 이명박 정부의 조급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대목은 바로 5년 단위 평가다. 교육의 미래를 백년대계(百年大計)가 아닌 고작 '오년대계(五年大計)'로 바꾼 결정적인 오류를 범했다.

문재인 정부가 자사고 폐지를 즉시 시행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 5년 단위 평가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어찌됐던 초중등교육법 범위에서 처리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대통령 임기에 딱 들어맞는 5년 단위 평가로 인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 교육이 크게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자사고 폐지와 존치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폐지가 훨씬 많을 수 있다. 상위 10%가 아니면 90% 가량은 엘리트 또는 수월성 교육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아주 평범한 논리다.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명문고와 일명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졸업한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지방대를 폄훼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기자 역시 지방 사립대를 졸업한 일개 필부(匹夫)에 불과하다.

그러나 개인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만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낙오자 없이 모두가 똑 같은 교육을 받도록 하려는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사고 폐지는 시대적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지만,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5년 단위 평가를 기준으로 하면 자사고 존치를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처럼 흔들리는 교육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이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힘들게 공부해서 자사고에 입학했는데 폐지가 결정된 5년 안팎 범위의 학생들. 자사고 입학을 위해 초등 6년과 중등 3년 등 총 9년을 준비했던 범위의 학생들. 그런 자녀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먹고 쓰는 것을 아끼고 절약했던 수많은 학부모들.

정치에 의해 망가진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상당수 고관대작(高官大爵)의 자녀들은 자사고 출신이다.

평가단위 20년으로 바꿔야

교육은 초등 6년과 중·고등 각 3년, 대학 4년 등 총 16년 정도를 기준으로 한다. 그렇다면 자사고 재평가 기준도 5년 단위에서 최소 16년 이상 적어도 20년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SKY 출신과 외국 유학생 위주의 인재채용도 확 바꿔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 대기업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말로만 보편적 교육을 말하면서 채용은 명문대 출신을 고집하는 넌센스를 더 이상 두고 보고 힘들다.

이쯤에서 다시 묻고 싶다. 문재인 정부는 과연 자사고를 폐지했는가. 아니면 소극적 폐지로 자사고 정책을 인정한 것인가.

충북은 이런 예단을 연연하지 않고 향후 백년을 내다보는 교육의 가치를 쉴 틈 없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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