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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예술인 - 도예가 신기형

우연히 도자에 입문
청주대 공예과 겸임교수 후배 양성

  • 웹출고시간2018.09.13 14:21:02
  • 최종수정2018.09.13 14:21:02

도예가 신기형씨

[충북일보] 도예가 신기형(사진)씨가 도예에 입문한 것은 참으로 우연이었다. 경북 안동정보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의 자취방을 놀러가게 됐다.

친구 자치 방은 상지대학 옆에 붙어있었는데 옆 건물이 도자과 물레 교실이었다. 대학생들이 물레 돌리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그때만해도 관심은 있었지만 도자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 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의 2년제 전문대학인 영남이공대 응용미술과에 입학했다. 외가의 삼촌이 도장, 간판, 시계 등을 고치거나 만들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보고 응용미술과에 가면 비슷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서였다.

그때까지 그림은 한 번도 그려본적이 없어 미술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기였다. 대학에 입학하고 보니 그곳에 물레가 있었다. 영남이공대 응용미술과는 도자기, 목공예, 염직, 시각 등 4가지를 모두 배우고 졸업할 때 두가지를 전공할 수 있다. 네가지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바로 도자기였다.

물레를 어떻게 배울 수 있을지 선배들에게 물으니 방학동안 물레 실습실에서 청소하고 잡일을 도와주면 개인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다고 한 선배가 말했다. 그래서 방학 내내 집에 가지 않고 물레 실습실 청소와 토련 작업 등 잡일을 도와줬다.

그런데 방학이 끝나자 물레를 가르쳐 주겠다던 선배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던 차에 지도교수의 소개로 서울의 공방에 실습을 나갔는데 그곳에 물레를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했던 선배가 취업을 하여 와 있었다. 참으로 우연이었다.

그곳에서 선배에게 물레를 배우기 시작, 본격적으로 도자에 입문하게 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상민대 김경환 교수의 작업장에서 2년간 생활 도자기를 배우고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겨 대구에 내려와 작업장을 열었다.

작업장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는 신기형 작가(오른쪽 두번째)

ⓒ 조무주 문화전문기자
당시는 경기도 좋고 생활 도자기가 인기가 있을 때여서 후배 10여 명 씩을 조수로 두고 일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주문량이 밀려 제때 납품하지 못할 때도 있을 정도였다. 이때 청주대 공예과 김종태 교수가 "4년제에 편입하여 학사, 석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권고하여 1995년 청주대 공예과 3학년에 편입, 공부도 시작했다.

그러다 1997년 전 국민이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한 IMF가 터졌다. 도자기 납품이 끊기고 수금도 안 되고 가게세는 꼬박꼬박 나가고 결국 가게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작업장을 내놓았는데 세가 나가지 않아 결국 빚만 지고 문을 닫고 말았다.

대구 생활을 정리하고 청주로 이주하여 어렵게 대학원을 수료했다. 그리고 운이 좋아 처음 생긴 청주시한국공예관 도자반의 초빙 강사를 맡게 되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12년간 공예관 강사로 일하며 700여 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초창기는 수강생이 많지 않았지만 자리가 잡히면서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 동아리반, 주말반 등 7개 반에서 한해에 120여 명이 도자를 배웠다. 이렇게 배워서 자신의 공방을 직접 운영하는 제자만 10여 명이 넘을 정도다.

신기형 작가가 제작한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앞 도자기 솟대.

한국공예관에서 후배들을 지도하며 작품 제작에도 매진, 충북미술대전 대상 1회, 우수상 1회, 특선 5회 등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전 세계 공예인들의 축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앞 광장에 3m 높이의 도자기 솟대 제작을 비롯하여 지웰시티 솟대 5점, 강서1동 주민센터 솟대 3점, 명암타워 솔밭공원 나무 접목 솟대 5점, 청주종합운동장 솟대 7점, 괴산한지마을 솟대 3점, 모충동 주민센터 도벽 제작 등 자신의 작품을 직접 생활에 응용하는 작업에도 몰두했다.

솟대는 원래 나무로 만드는 것이지만 나무 솟대는 비바람에 썩어서 몇 년 못가는 단점이 있는 반면 도자기 솟대는 물리적으로 깨지 않는 한 영원한 작품이 되어 지금도 인기가 높다.
현재 그는 한국공예관에서 나와 서원구 흥덕로 36에서 '형도예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또 2016년부터 청렴연수원 강사와 청주대 겸임교수로 발령받아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신기형 도예작가는 "도자기의 보람은 내가 구상한 기물을 만들고 이를 초벌, 재벌을 통해 구워진 작품을 가마에서 꺼낼 때"라며 "내가 원한 작품이 탄생했을 때 소중한 자식이 태어난 것 같은 무한한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 조무주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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