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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6.25 17:52:56
  • 최종수정2018.06.25 17:52:56

안순자

충북일보 취재1팀장

[충북일보] 대한민국이 저출산 늪에 빠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합계출산율은 인구감소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를 의미한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 올해 1분기(1∼3월) 기준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인 합계출산율은 1.07명이다. 이 상태라면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처음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산율을 높이는 문제는 이제 지방도시를 넘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저출산·고령화에 의한 소멸지역 분석' 연구보고서를 보면 옥천·단양·보은·영동·괴산 등 5개 군(郡)은 인구감소 위험지역에 분류됐다.

충북의 수부도시인 청주시도 2030년 인구 105만 도시를 예상했으나 세종시 블랙홀 등으로 인구 증가는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83만5천293명으로 2014년 7월 통합시가 출범한 뒤 4천895명 증가에 그쳤다.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로 시작해 구호로 시작해 '세 살 터울로 세 자녀만 35세 이전에 낳자', '1가구 2자녀 이하 갖기'라는 구호로 이어진 1960~1970년대 가족계획 정책이 무색해지는 현실이다.

하지만 저출산은 가임기 여성이 많다고, 출산장려금을 많이 준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성 역할 경계가 과거보다 흐려졌다고 하나 '독박육아'의 대부분은 여성이 담당한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남성 육아휴직제도의 국가 간 비교 및 시사점'이란 자료를 통해 양육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저출산 극복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양육환경개선만으로도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단편적인 제도와 정책 개선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욜로(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 등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 행복의 척도는 '나', 즉 개인이다. '독박육아'라는 말도 엄밀히 따지고 보면 개인의 헌신적이고도 일방적인 희생을 의미한다.

아기를 낳아야 한다고 설득하려면 '출산'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찾아야 한다.

저출산 극복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면 각계각층이 저출산 극복과 해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충북에서도 각계가 참여하는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협의체'가 구성돼 있다. 언론계에서도 협의체의 한 구성원으로, 필자 또한 실무자로 참여하고 있다. 보건, 주거, 교육, 취업 등 여러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고민의 흔적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합계출산율에서 알 수 있듯 현실적인 벽은 높기만 하다.

농촌사회 인구 문제를 취재하며 만난 한 취재원은 "무조건 많이 낳아야 한다는 것은 끝없는 을(乙)의 생산하는 것"이라고 했다.

금수저로 태어난 갑(甲)의 부를 끊임없이 축적해 주기 위해 더 많이 소비하고 싱싱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을 공급해줄 을(乙)말이다.

이 말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현실은 오늘 아침 신문과 저녁 뉴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문 닫는 산부인과와 어린이집, 늘어나는 요양원과 빈집 문제 등 저출산은 우리 사회를 곳곳을 소리없이 파고들고 있다. 몇 년 뒤에는 일본처럼 고독사 처리·유품 정리 업체가 생겨날 것이다.

일본의 인구정책 전문가 가와사 마사시는 저출산을 '고요한 재난'라고 명명했다.

저출산이 파생시킬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짐작하게 한다. 저출산은 한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출산 수당 인상만으로는, 무상 급식·무상 교복 등 무상 공약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사회는 하루빨리 깨닫고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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