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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2.25 20:05:51
  • 최종수정2017.12.25 20:05:51
[충북일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한 마디로 '안전불감종합세트'가 부른 참사였다. 안전불감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순한 화재를 참혹한 대형 화재로 키웠다.

이번 사고도 여지없이 인재(人災)임이 드러났다. 화재 건물 외부의 가연성 외장재는 화마에게 먹잇감을 안겨줬다. 불법주차는 소방도로를 막아 골든타임 확보를 어렵게 했다. 건물 내 불법 적치물들은 비상구를 막아 대피를 방해했다. 대형 화재사고 때마다 지적됐던 요인들이다. 화재사고 때마다 삼박자로 작용해 피해를 키운 요인들이다.

비상구는 말 그대로 비상구다. 유사시 피난 통로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제천 화재 현장의 2층 여성 사우나 비상구는 막혀 있었다. 누가 봐도 목욕용품 수납장이었다. 비상구 표시등은 꺼져 있었고 손잡이는 보이지 않았다. 아쉬움이 더 큰 까닭은 여기 있다. 기본만 지켰더라도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화재가 난 건물 1층 주차장의 화재 감지기는 작동 불량이었다. 피난 유도등은 켜지질 않았다. 지난달 소방점검 때 교체 경고도 무시됐다. 스프링클러 등 방화시설 미비, 불법 주차에 따른 소방차 출동 지연, 비상구 문제는 대형 화재사고 때마다 지적되는 사항이다.

그래도 끝내 바뀌지 않고 있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여기 있다. 유사시 비상구는 생명의 문이다. 그러나 사고 때마다 비상구가 비상구로 쓰이지 못했다. 그저 물건 쌓아놓는 장소로 이용됐을 뿐이다.

2층 여성 사우나의 비상구 통로는 철제 선반으로 막혀 있었다. 결국 20명의 희생자를 만든 주범이 됐다. 불법 증축도 문제였다. 건물주는 7층으로 허가 난 건물에 8층과 9층을 증축했다. 9층은 아예 불법이었다. 356개의 스프링클러는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은 이번 기회에 책임 소재 역시 철저하게 규명해 엄중 문책해야 한다. 그러지 못 하면 제천 화재와 같은 인재는 또 일어날 수밖에 없다. 국회도 각 상임위 등에 계류돼 있는 여러 건의 소방 관련 법안부터 슬기롭게 처리해야 한다.

안전은 말로만 외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규정을 준수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이 몸에 익어야 한다. 비상구와 소방도로는 확보됐는지, 소화기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기본부터 챙기는 습관이 몸에 배야 한다. 한 마디로 안전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인식의 전환이 없는 한 비상구는 일반 벽과 마찬가지 일수밖에 없다. 주기적으로 소방점검을 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점검 때마다 과태료를 부과해도 별다른 의미가 없다. 건물주의 안전의식 전환 없인 공염불이다.

불법 주차차량도 마찬가지다. 제천 화재 역시 사다리차의 인명 구조가 30분 이상 늦어졌다. 그 원인도 현장의 불법 주차 차량 때문이었다. 불법 주차로 꽉 막힌 상황에서 긴급 견인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게 했다.

대형사고 때마다 인재라는 말이 붙어 다닌다. 마치 '대형사고=인재'란 등식이 공식처럼 돼 버렸다. 그러나 사고 때마다 대응 매뉴얼이 없어 피해를 키운 건 아니다. 민관 할 것 없이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전불감증 탓이 크다. 이번 제천 화재도 예외가 아니다. 각종 인재의 요인이 망라돼 있다. 이번만큼은 민·관 모두 제대로 정신 차렸으면 한다. 사고를 막는 길은 실천하고 점검하는 일밖에 없다. 그게 재발을 막는 길이다.

사고 때마다 비슷한 경험을 하게 돼 너무 안타깝다. '설마'가 다시 사람을 잡지 못하도록 안전불감증을 떨쳐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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