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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6.15 17:03:03
  • 최종수정2017.06.15 17:03:03

최누리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사무소 주무관

'순서점진(循序漸進), 전력이부(全力以赴). 천천히 나아가되, 최선을 다해라.'

7년 동안의 힘든 중국 유학생활과 1년 6개월의 노량진 생활에 큰 버팀목이 돼준 내 좌우명이다. 무엇을 시작하든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순차적으로 진행하되 그것이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2014년 7월, 7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그 누구도 내가 청주에서 공직 생활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조차도 상상 못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권유에 공부를 시작하게 됐고, 그 결과 지금 현재 이곳 오창읍 민원대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노량진에서 수험생활을 시작했을 때 그야말로 난 '멘붕'이었다. 중학교 이후론 두음 법칙을 배워 본 적이 없었고, 무열왕이 김춘추인 줄도 몰랐던 '한국사 까막눈'인 내가 공무원 수험공부를 시작하려니 너무 막막했다. 하지만 난 곧 책상 앞에 '循序漸進, 全力以赴'란 글씨를 붙여놓고, 힘들 때마다 이 글귀를 보며 의지를 다지곤 했다.

하지만 언제 마침표를 찍을지 모르는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스스로 절망하기 시작했고, 매일 같은 일상 속에서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때마다 공직에서 일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내 모습을 상상하며 웃기도 했다. 이러한 상상은 다시 나를 책상 앞에 앉혀 놓았다.

지금은 발령받은 지 4개월밖에 안 된 신규지만 이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일을 겪었다. 다른 업무 전화를 받느라 자기 요구 사항을 안 들어줬다고 시청에 민원 넣겠다는 민원인부터 시작해 어려운 법조문을 외우면서 부당한 것까지 요구하는 민원인까지,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본 것 같다. 그만큼 한 사람 한 사람의 요구 조건을 다 들어준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있는 햇병아리 공무원인 나에게 스스로 종종 질문을 하곤 한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후회스럽지는 않은지. 그럴 때마다 내게 스스로 대답을 한다. 지금 이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사치라고. 내가 이 자리를 오기 위해 고생했던 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공자의 '논어'에 유명한 말이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만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아무리 힘든 일이어도 그러한 상황 자체를 즐기는 사람에겐 그 어떠한 민원인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오창읍 민원팀의 팀원으로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민원인을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발령받은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가 맡고 있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배우고 싶다. 나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부족함이 많은 병아리 직원이지만 조금씩 천천히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는 그런 공무원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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