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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영조, 유수원을 직접 심문하다

처형당한 실학자 충주 유수원

  • 웹출고시간2015.09.15 14:41:52
  • 최종수정2015.09.15 14:41:52

조혁연 대기자

[충북일보] 1755년(영조 31)에 발생한 춘천 교영계(敎英契) 역모사건의 명단에 어찌된 이유에서 인지 유수원(柳壽垣)의 이름이 등장했다. 당연히 유수원은 국문장으로 끌려 나왔다.

조선시대에는 반란·모역 등의 중대 범죄가 발생할 경우 왕의 명령에 의해 임시 심문기구인 국청(鞠廳)을 설치하고 죄를 캤다. 이때의 '鞠' 자는 '국문할 국' 자이다.

국문은 대개 2종류로 분류됐다. 임금이 친히 심문을 하면 친국(親鞫), 임금이 빠진 채 의금부·사헌부가 심문을 하면 정국(庭鞫)이라고 불렀다. 모반 등 국왕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건은 주로 친국이 이뤄졌다.

여기에는 의금부 당상관 ·사헌부 및 사간원의 관원, 좌 ·우포도청의 대장 등이 배석했고, 이 가운데 대신 한 사람을 위관(委官)으로 명하여 시행하였다. 송강 정철도 정여립사건 때 위관을 맡았다가 두고 두고 영남사림(동인)의 원망을 산 바 있고, 실제 그 때문에 적지 않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임금(영조)이 내사복에서 유수원을 직접 심문했다는 표현이 보인다.(영조실록 31년 5월 24일자)

영조는 내사복에서 유수원을 친국했다. 내사복은 본래 임금의 말과 수레를 전담 관리하던 관청이나 때때로 친국 장소로도 사용됐다.

'임금이 내사복에 나아가 친히 국문하였다. 유수원·조재민(趙載敏) 등에게 물었는데, 조재민은 신치운이 고한 자이다.'-<영조실록 31년 5월 24일자> 유수원에 대한 영조의 본격적인 친국은 그해 5월 25일 진행됐다. 먼저 영조가 한때 필담(筆談)으로 국가 개혁을 논했던 유수원에게 말을 건넸다.

"너 역시 하나의 신하인데 무슨 마음을 두어 역적 유봉휘의 지휘를 받아 방자하게 소장을 베꼈느냐. 그 마음을 따져 보면 이미 무상한 데에 관계되고, 역적 신치운·박사집과 함께 역적 김일경과 같은 음참하고 헤아리기 어려운 마음을 쌓아서 난만하게 주무한 정상이 역적 박사집의 초사에서 남김없이 탄로되었다."-<영조실록 31년 5월 25일자>

"너 역시 하나의 신하인데 무슨 마음을 두어"의 원문은 '以汝亦一臣子 有何心腸'(이여역일신자 유하심장)이다. 유수원에 대한 영조의 심리는 행간마다 그대로 묻어났다. '너 역시 하나의 신하'라는 표현은 '당신은 과거 나의 신하가 아니었느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슨 마음을 두어'는 춘천 교영계 역모사건을 지칭하고 있다.

이어 영조는 "너는 몸이 반열에 있으면서 역적 김일경을 조술(祖述)하였으니, 절절이 통분하고 놀랍다"라고 말을 이었다. 인용문 가운데 '조술'은 본래 조상이나 스승의 뜻을 받듣고 게승하는 것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추종한다'는 뜻으로 사용됐다. 이 표현에서도 유수원을 대면하고 있는 영조의 심리 상태를 엿볼 수 있다.

'너의 몸이 반열에 있으면서'의 원문은 '汝身爲從班'(여신위종반)이다. 이 문장은 앞의 '너 역시 하나의 신하'라는 표현과 비슷한 일면이 있으나 어감은 약간 다르다. 이때의 '반열'은 충(忠)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사대부를 의미하고 있다. 즉 '사대부가 돼 어찌 역적을 추종했는가'라는 물음이다.

영조는'절절이 통분하고 놀랍다'라며 말을 맺었다. '통분하다'는 한 때 잘해줬는데 그것을 배반했다는 의미, '놀랍다'는 어찌해서 태도가 180도 변했는가라는 반문일 것이다. 이처럼 영조는 유수원과 필담을 나누던 때를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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