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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안 보이다 반란자 명단에

처형당한 실학자 충주 유수원

  • 웹출고시간2015.09.10 15:47:00
  • 최종수정2015.09.10 18:05:50

조혁연 대기자

[충북일보] 유수원은 그의 나이 50살이 되는 해인 1744년(영조 20) 벼슬길에서 물너났다. 이후 10년 동안 조선왕조실록에는 그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초야에 묻혀 야인 생활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당시가 노론이 득세하면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타의에 의해 야인생활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이름이 실록에 다시 등장한 것은 1755년(영조 31) 5월 무렵이었다.

이 해 과거시험 답안지에 정답대신 영조를 부정하는 글을 써내는 심정연(沈鼎衍·?-1755) 역모사건이 일어났다. 1728년 이인좌의 난(무신란)에 연루돼 처형된 심성연(沈成衍)과 심익연(沈益衍)이 그의 형들이었다. 당시 두 살배기였던 심정연은 자라면서 형들의 얘기를 들었다.

"익명서는 과연 신이 만들었고, 그 가운데 몇 사람은 바로 신의 원수입니다. 신은 심성연과 심익연의 아우로 나라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훈척(勳戚)인 사람과 임금의 권우(眷遇)를 받는 사람은 모두 미워하여…."-<영조실록 31년 5월 4일자>

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 뒤에 교영계(敎英契)라는 춘천지역의 사당조직이 자리잡고 있음이 밝혀졌고, 당시 훈장은 유봉성(柳鳳星)이라는 인물이었다.

유수원은 충주목 태생이고, (충주목사를) 현감으로 강등했다는 표현이 보인다. <영조실록 31년 6월 1일자>

조선시대 훈장은 일정 수준의 학식과 교양을 갖춘 중인 신분이었지만 경제적으로 무척 곤궁했다. 따라서 그들은 '설경'(舌耕)이라고 자조했다. 혀로 밭을 간다는 뜻이다.

조선시대 밭갈기, 즉 농업은 평민이나 노비들의 몫이다. 그럼에도 훈장들이 '설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그만큼 자신의 위치를 한탄하는 것이 된다.

유봉성은 춘천 북중면(北中面) 팔처서당(八處書堂)의 훈장을 업으로 생활을 영위하던 한미한 사족 출신이었다. 이 계는 처음에 유봉성이 학동들을 교육시키기 위한 서당계를 표방하고 촌민들의 동의 아래 만들어졌다. 그러나 역모를 도모하면서부터는 계를 새롭게 조직하였다.

그는 교영계를 통해 춘천 지방을 공략할 군병(軍兵)을 모집하고, 이들을 통제할 기구로 활용하려 했다.

이들은 영동 지역의 유리민(流離民)·기민(飢民)·승려 등 불만 하층 세력을 규합해 춘천 관아를 습격, 무기를 탈취해 서울로 진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어찌된 영문인지 관련자 명단 속에 충주목 출신 유수원도 이름도 들어가 있었다.


"역적의 태생 고을을 금부에서 조사해 냈는데, 강몽협은 춘천부 태생이고, 강몽상은 양주목 태생이며, 유수원은 충주목 태생이요, 김인제는 양주목 태생이며, 유봉성은 춘천부 태생이요, 송수악은 양천현 태생이며, 조윤은 고양군 태생이요, 김정관은 해미현 태생이라고 합니다."-<영조실록 31년 6월 1일자>

조선후기 훈장은 사족과 동등한 능력과 지식을 가지고도, 사회에서의 천시와 불평등을 감내하며 호구책으로 지식을 팔던 직업군이었다. 따라서 천민화(賤民化) 된 훈장들이 사회불만 세력이 되는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흐름이었다.

10년간 야인생활을 하던 유수원도 그런 심리를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유수원은 한 때 영조와 필담을 나누며 국가를 개혁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후의 영조 무관심은 유수원을 국정 비판자로 만들었다. 충주목도 현으로 강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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