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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7.07 18:43:47
  • 최종수정2015.07.07 18:43:47

조혁연 대기자

[충북일보] 1748년(영조 24)은 무신란(1728)이 일어난지 꼭 20주년이 되는 해였다. 그해 3월 임인(18일) 한양도성에서 의문의 투서사건이 일어났다. 어떤 사람이 보초를 서고 있는 졸(卒)을 부른 후 괘서 하나를 던져 넣고 몇마디 지껄인 후 달아났다.

"초혼(初昏)에 어떤 사람이 궐문 밖에서 흥원문(興元門)의 수졸(守卒)을 부르면서 문틈으로 하나의 봉서를 던져 넣고 말하기를, "나를 위하여 이선전(李宣傳)에게 전하라." 했는데, 선전관 이택(李澤)이 과연 바야흐로 입직하고 있었다. 그것을 뜯어 보니 그 내용이 매우 요망하고 황당하여…."

인용문에 등장하는 '이선전'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이씨 성을 가진 선전'이라는 뜻이다. 선전관의 준말인 선전은 왕을 호위하고 전령을 전달하며 나아가 병졸의 진퇴를 명령하는 무직(武職) 관료로, 정3품의 당상관이었다.

괘서를 엉겁결에 건네받은 수졸이 이 과정에서 긴급체포되었고, 그 이유는 인용문 내용이 매우 요망하고 황당하기 때문이었다. 실록은 이같은 괘서의 경우 그 확산을 우려해 관련 내용을 일체 기술하지 않는 관례를 지니고 있다.

영조는 수졸의 목격담을 바탕으로 범인을 뒤쫓게 하고 당시 좌의정 조현명(趙顯命·1690∼1752)을 불러 이 괘서사건의 성격을 물었다. 이는 영조가 이 사건에 대해 조급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된다. 조현명의 답변 속에 영조의 심리상태를 설명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영조: "경은 이번 투서한 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영조실록 24년 3월 19일자>

조현명: "이는 두 가지 단서가 있는데 하나는 무신년 잔당들의 소행일 수 있고, 또 하나는 간인(奸人)들이 조정을 놀라게 하여 옥사를 빚어 내게 하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영조도 조현명의 말에 공감하였다. 보름여 후인 그해 4월 5일 팔금(八金)이라는 인물이 범인으로 붙잡혀 왔고, 영조가 친히 금상문(金商門)에서 국문하였다. 국문(鞫問)은 모역죄 등 큰 범죄사건이 발생하면 왕의 명령에 의하여 임시로 국청을 설치하고, 죄인을 신문하던 일을 말한다.

1728년 청주목 문의현 지도로 지금의 양성산이 묘사돼 있다.

국청의 설치 장소는 경희궁의 금상문, 창덕궁의 숙장문, 금위영 또는 북영 둥 3~4 곳 정도였다. 그러나 팔금이 진범은 아니었다. 그가 "조관석의 사주에 의해 투서하였다"고 진술, 관련자들은 불러다 문초하였으나 팔금이 이 사건의 진범이라는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

영조는 팔금을 단순 유배형에 처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고 진범을 찾기위한 현상금을 다시 내걸었다.

'팔금은 백령도에 도배(島配)하였으며 조관석은 미처 배소(配所)를 정하기 전에 죽었는데 아울러 모두 허탄하여 실상이 없었으므로, 다시 현상금을 걸고 구포(購捕)하게 하였다.'-<영조실록 24년 4월 5일자>

결국 이 사건은 결국 진범을 찾지 못하고 마무리 되는 뜻 보였다. 그러나 그 다음달 청주목 문의에서 이지서(李之曙) 괘서사건이 일어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범인은 이지서였고, 궁궐과 문의괘서사건은 연결돼 있었다. 그해 사건은 궁궐괘서-와언유포-청주소요-문의괘서 순으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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