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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공용버스터미널 운영 '엉망'

시 출범 2년…버스표 연식은 연기군 시절 그대로
버스도착·출발 관련 안내 방송도 없어
세금 지원 받아 주먹구구식 운영…이용객들 불만

  • 웹출고시간2014.05.19 19:10:36
  • 최종수정2014.05.19 19:10:36

세종시민들이 내는 '혈세'를 재원으로 지난해 10월부터 3년간 매년 2천750만원을 운영비로 보조받는 세종시 공영버스터미널의 운영이 엉망이어서 시민과 방문객들의 불만이 높다.

ⓒ 최준호기자
세월호 대참사 이후 교통시설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세종시 공영버스터미널(조치원읍 상리 96·옛 연기공용버스터미널)은 운영이 매우 부실,이용객들의 불만이 높다. 이 터미널은 조치원역과 함께 세종시 북부지역의 주요 관문이다.

◇열차보다 요금 65%나 비싼 데도…

세종시는 지난해 9월 터미널 위탁 운영 업체로 ㈜연기터미널을 선정했다. 같은 해 10월 1일부터 2016년 9월30일까지 3년간 매년 시 예산 2천750만원을 보조하는 조건이었다. 결국 세종시민의 아까운 세금이 적자로 운영되는 터미널에 보태지는 셈이다.

연기군 시절 터미널 이용에 불만이 많았던 기자는 지난 16일 조치원읍에서 천안을 가면서 열차 대신 시외버스를 이용키로 했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버스 시간을 검색(인터넷으로는 구입 불가),오전 11시 35분 출발 버스를 타기로 했다. 오전 11시 10분쯤 느긋하게 터미널에 도착한 기자는 창구에서 직접 표를 끊었다. 소요 시간 약 1시간에 요금은 4천300원이었다. '조치원~천안' 무궁화호 열차(소요 시간 22분,요금 2천600원)보다 시간이 2배 이상 걸리고,요금도 1천700원(65.4%)이나 비싼 셈이다. 게다가 열차는 자신이 원하는 좌석까지 골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예매할 수도 있다.

세종시 공영버스터미널에서 19일 현재 발행하고 있는 시외버스표. 2012년 7월 1일을 기해 연기군이 세종시로 바뀌었는 데도 출발지는 여전히 '연기'다. 터미널 이름과 전화번호도 옛날 그대로다.

ⓒ 최준호기자
기자가 이날 구입한 버스표에는 출발 시각과 좌석,승차홈 번호가 적혀 있지 않았다. 더구나 세종시가 출범한 지 2년이 돼 가는 데도 표 양식은 연기군 시절 그대로였다. 행선지는 '연기→천안'이었고,전화번호는 '연기공용버스터미널 041-862-1153'으로 돼 있었다. 세종시(옛 연기군) 지역번호는 2012년 7월 시 출범과 함께 '041'에서 '044'로 변경됐다.

◇"승객이 스스로 알아서 버스 타야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기자는 '천안행 승차홈' 앞에 가서 버스를 기다렸다. 하지만 버스는 와 있지 않은 채 다른 승객 1~2명도 기다리고 있었다. "표를 이미 구입했기 때문에 버스가 출발할 때면 승객을 찾겠지"라는 생각에 기자는 느긋한 마음으로 승차홈 바로 옆 주차장을 구경했다. 이곳에는 세종시가 18개 기관,단체 직원 370여명이 근무할 세종비즈센터 건물을 착공키로 돼 있어서 실태가 궁금했다.

출발 시각(오전 11시35분)을 3분쯤 넘겼는 데도 아무 소식이 없어서 기자는 다시 승차홈으로 갔다. 하지만 여전히 버스는 보이지 않았고,기다리던 승객은 없었다. 뭔가 불길한 생각이 든 기자는 매표창구로 가서 여직원에게 "왜 버스가 아직도 안 오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여직원은 "버스는 벌써 떠났다"고 했다. 이에 기자가 황당해하며 "운전기사가 승차 예정 인원을 알텐데 아무 소리도 없이 출발하면 어떻하나"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여직원은 "승객이 알아서 해야지 우리가 어떻게 일일이 승객에게 알려 주느냐"라며 볼멘 소리를 했다.

세종시 공영버스터미널에서는 서울 강남터미널행 고속버스만 하루 30회(왕복 기준)에 달한다. 게다가 청주,대전,천안 등 인근 주요 도시를 오가는 시외버스,정부청사 등 세종시내 주요 지점을 오가는 시내버스도 하루에 각각 수십여 편이다. 올해말쯤 인근 오송역에서 분기하는 호남선 KTX가 개통되고,인근에 세종비즈센터가 건립되면 승객은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운영은 연기군 시절처럼 주먹구구식이다. 버스 도착·출발과 관련된 안내 방송은 물론 그 흔한 자막도 하나 없다.

◇공영버스터미널이 'Mutual Prosperity bus terminal'?

터미널 건물 윗쪽에는 '공영버스터미널(Mutual Prosperity bus terminal)'이라고 표기된 간판이 붙어있다. 하지만 'mutual prosperity'는 '공영(共榮·함께 번영함)'이란 뜻이다.

여기서의 공영(公營)은 '세종시가 운영하는'이란 뜻이므로 'Municipal Bus Terminal'이라고 표기하는 게 적절하다.

세종시 공영버스터미널은 화장실도 불결하기 짝이 없다. 종이 낭비를 막는다는 이유에서인지 남자 화장실의 경우 화장지는 대변실 밖에 공용으로 하나만 걸려 있다. 대변기 옆에는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휴지통이 하나씩 비치돼 있고,통안에는 냄새가 풀풀 나는 휴지가 버려져 있다. 문 안쪽에는 "휴지는 꼭 휴지통에 버려 주세요. 변기가 막혀요…ㅠㅠ"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세종 / 최준호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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