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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3.26 13:49:35
  • 최종수정2014.03.26 13:49:35

주영서

괴산군청 예산계장

불심에 감동한 부처님의 심부름으로 사찰 지을 터를 알려 준 까마귀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 천년고찰이 있다. 괴산군 칠성면 태성리에 있는 각연사이다. 각연사 가는 길에서 '寶蓋山 覺淵寺(보개산 각연사)' 라고 음각된 안내바위를 만나면, 그곳부터 1㎞ 남짓한 각연사까지는 숲이 터널을 이루고, 바람소리와 물소리가 어우러져 속세와는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감상에 젖게 된다. 각연사는 신라에서 불교가 공인된 법흥왕 15년(528)보다 13년 앞서, 서기 515년에 창건된 신라시대 사찰로서는 충북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보물 3점, 충북 유형문화재 2점 등 5점의 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불교문화의 보고이다.

각연사가 이곳에 자리 잡게 된 것은, 창건주 유일대사(有一大師)께서 사동(寺洞 - 칠성면 쌍곡리 '절말'로 추정)에 사찰터를 잡고 재목을 다듬고 있는데, 난데없이 까마귀 떼가 몰려와 대팻밥을 물고 쉴 새 없이 한곳을 향하여 날아갔다고 한다. 이를 이상하게 여겨 까마귀를 뒤쫓아 지금의 위치에 다다르니 연못이 있고 그 곳에 대팻밥이 널려 있었고, 그 연못속에 광채가 뿜어져 나오는 돌부처님이 있는 것을 발견한 대사는 문득 깨달음을 얻어 연못을 메우고 그 자리에 법당을 지었다고 전해지며, 그때 발견한 부처님이 지금 비로전에 모셔져 있는 석조비로자나불(보물 제433호)이라고 한다. 경내에는 북쪽으로 '대웅전(충북유형문화재 제126호)'이 있고, 동쪽으로 '비로전(충북유형문화재 제125호)'이 있다.

조선 영조 44년(1768)에 쓰여진 '각연사대웅전상량문'에는 통일대사(通一大師)가 고려 태조에서 광종 연간에 각연사를 중건했다는 기록이 있다. 통일대사는 신라말기에 출가하여 고려 초에 중국에 유학하고 돌아와 불법을 설파하였으며, 도력이 높아 고려 태조의 존경을 받았던 인물로 스님이 법문을 하는 법회에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였다고 전해진다. 고려 광종11년(서기 960년)에 입적하자 '통일대사' 시호를 내리고, 당대의 문장가 한림학사 김정언에게 비문을 쓰도록 하였다.

비로전 앞에서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다 계곡 건너 10분정도 숲길을 따라 가면 청석재 가는 길 왼편 숲속에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채 웅장한 자태로 서 있는 '통일대사탑비(보물 제1295호)'가 그때 세워진 비석이고, 탑비 바로 앞에서 시작되는 가파른 산등성이를 20분 정도 오르면 칠보산과 보개산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오고, 굽어보는 산봉우리들이 마치 연꽃송이처럼 보이는 지점에 '통일대사부도(보물 제1370호)'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불교의 여명기에 제도중생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내륙 깊숙이까지 불법을 전파함으로써 부처님 마음을 움직였던 유일대사와 일심으로 국태민안을 기원함으로써 국왕을 비롯한 많은 백성의 추앙을 받았던 통일대사, 두 분 대사의 거룩한 불심이 응결되어 있는 각연사는 천년의 세월을 건너 오늘날 우리에게 옛 선인들이 고난을 마다않고 일념으로 추구했던 가치가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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