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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식

행정초등학교 교감, 아동문학가

TV 프로그램을 꾸준히 보는 게 없는 내가 일요일 오후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다시 새로운 인물들로 바뀌게 된다니 그동안 출연한 귀여운 아이들과 아빠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육아 경험이 미숙한 아빠와 아이들이 엄마 없이 떠난 여행지에서 좌충우돌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관찰 카메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재미와 웃음과 눈물 나는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들이 천천히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아이들의 순수성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성동일과 그의 아들 준이의 변화가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준이는 예의 바르고 성실하고 너무 어른스러운 아이이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아이입니다. 그런 아이에게 아빠는 두려움의 존재였습니다. 여행 첫날, 손을 잡고 가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서로 멀리 떨어져 걷는 부자의 모습이 너무 짠하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아빠에게 짓궂은 농담을 하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다가가 뽀뽀를 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의도적이든 아니든 서로 사랑할 줄 알게 된 그들이 아주 좋아 보입니다. 성동일도 "자식이 변한 모습, 내가 변한 모습, 우리가 변한 모습이 너무 좋다. 2013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합니다.

성동일은 아버지의 사랑은커녕 늘 폭력에 시달려 아버지를 거부하고 살았던 사람입니다. 아버지와 떨어져 살다가 10살 때 만났다고 합니다. 그 아버지는 만난 다음 날부터 아들을 미워하고 폭력을 행사해 맞고 자랐다고 합니다. 아버지에게 사랑받아본 적이 없고 아버지에 대한 미움만 키우고 살았던 탓에 자기의 아이들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요즘 가만히 살펴보면 성동일과 같은 아빠는 별로 없습니다. 많은 아빠는 자기 자식이 최고이고, 하는 일이 모두 사랑스럽고, 그저 예뻐 죽습니다. 내 자식이 어떻게든 제일 잘 나가면 그만입니다. 기죽으면 안 된다고 아이를 보호합니다. 그런데 그 기가 뭡니까· 학교에 오면 예의 없고 말 안 듣는 아이, 아무도 그 아이에게 호감을 갖지 않습니다. 그저 혼자 책상을 오르내리고 친구들이 하는 협동 학습에서 벗어나 수업 방해꾼이 됩니다. 그런 아이를 누가 예뻐합니까· 집 안에서야 예뻐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귀찮아합니다. 자기네 질서를 방해하는 아이로밖에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주 도내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이 있었습니다.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는 부모는 기쁘고 대견한 것보다 불안이 더 앞서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 어떻게 하면 학교생활에 적응 잘하고, 친구들과 잘 지내고, 공부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부모가 올바르게 사랑한 만큼 사랑받는 아이가 됩니다. 고운 생각과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바르게 행동하는 아이는 누구나 사랑합니다. 내 아이를 최고로 만들고 싶으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최고가 될 수 있음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 가르침이 내 아이 사랑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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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