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택시불법영업 단속현장 가보니

청주시·청원군, 내달 7일까지 오송역 등지서
기사들, 언론보도 통해 단속 정보 사전에 공유
호객행위·요금 흥정 등 증거 확보도 쉽지 않아

14일 청주국제공항 택시 승강장에 미터기를 사용한 요금 적용을 당부하는 택시이용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 청원 / 최백규기자

청주국제공항과 KTX오송역 등지에서 택시 불법영업에 대한 민원은 계속되고 있지만 단속은 전무한 실정이다.

청주시와 청원군은 14일 청주국제공항에서 △택시 미터기 미사용 및 합의요금 징수 △단거리 승차 거부 △합승 등 택시 불법영업 합동단속을 시작했다.

당초 시 2명, 군 2명 등 모두 4명이 단속을 할 계획이었지만 단속 첫 날인 이날 전방위적인 단속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군에서 2명이 더 단속반에 합류해 모두 6명이 단속에 돌입했다.

단속반은 2개 팀으로 나눠 한팀은 청주공항에 도착하는 택시를 대상으로 미터기 미사용 여부를 단속하고 다른 한팀은 비행기를 타고 도착해 택시를 타려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단거리 승차 거부, 합의요금 요구 등의 단속에 나섰다.

제주발 비행기가 청주공항에 도착하는 2시30분을 기점으로 2시부터 3시까지 공항에 승객을 태우고 진입하는 택시와 공항에서 승객을 태우는 택시를 대상으로 단속이 시작됐지만 불법 행위 적발은 쉽지 않았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접근한 한 택시기사는 "청원군에서 나온 단속반이냐"고 물으며 이날 언론보도를 통해 단속이 시작된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단속을 사전에 알고 있는 일부 택시기사들은 단속반을 의식한 듯 별다른 호객 행위를 하지 않았다. 택시를 타려는 승객과 요금을 흥정하는 듯한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단속반이 현장에서 증거를 잡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이날 불법행위 적발이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제주발 비행기를 타고 청주공항에 도착한 대부분의 승객들은 주차장에 주차된 자가용으로 향하거나 지인들이 가져온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단 2명만이 택시를 탔는데 그 중 한명은 미리 부른 콜택시를 이용했다.

단속 시간중에 공항에 오기 위해 택시를 이용한 사람은 단 한명이었다.

그는 "용암동에서 청주공항까지 미터기를 사용한 택시를 타고 왔다"며 "요금은 1만4천500원이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청주국제공항에서 있었던 택시 불법영업 단속에서는 계도 조치 외에는 단 1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시와 군은 내달 7일까지 청주국제공항 및 오창과학산업단지, 오송역 일대에서 택시 불법 영업에 대한 집중 단속을 한다.

단속반은 이 기간 중 불친절 등 경미한 사항은 계도 조치하고 미터기 미사용 등 법규위반 사항은 관련법에 의거 행정처분 또는 관련기관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청원 / 최백규기자 [e-mail]